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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 갔다
오랜만에 ...
찾아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
등대는 오늘도'빨강머리 앤'을 기다리고 잇었을지도 모른다
앤만큼 이 등대를 사랑하는 사람도 드물테니까...
이른 저녁을 먹고 등대를 찾아가니...
까만 밤에 파묻힌 빨강등대가 파도랑 노닥거리다가 앤이찾아가자 못 본척 토라지네
미안미안 ...하지만 잊지 않고 찾아준걸로 만족해야지 ㅎㅎ...
이 곳에 왔다 간 사람들은 손이 심심하여
낙서글로 한바탕 기념비를 남긴 채 떠나갔다.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으면서 남긴
" 내 인생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란 명언에는 근처도 못가겠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우정이란 이름으로 ...
그 흔적은 오래오래 등대의 명물로 자리잡겠다.
누구라도 좋다
이곳에 와서 마음껏 낙서를 하시라
평범한 사람들의 낙서글이 이 등대를 더 빛나게 할것이다.
누군가의 흔적 ... 14번 국도를 따라 쭉쭉 동쪽으로 달려가면
동쪽바다 끝에 홀로 서 잇는 빨강등대가 있다.
낮이나 밤이나 늘 그 자리에
바람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밤바다에 불빛 내려주는 ...길라잡이가 되어 주고 ...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표적이 되어 주고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자리 내어주어 편히 쉬게 해 주는 ...빨강등대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오똑하니 서 있었다.
등대 근처에는 밤이 되기를 기다린 사람들이 불 피워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왁자지껄..
혹은 낚시에 온 정신을 쏟는 강태공들이 있어
등대는 이미 심심하지 않다
가끔씩은 통통거리며 돌아오는 고깃배가 불빛으로 인도하는 등대에게 고마워하며 만선으로
장승포항에 들어오고...
까마중 빛깔의 밤바다는 지분지분 야단스럽다.
어지러움은 다 밤의 이불로 덮어버린 뒤여서 아늑하기만 하다
온전하게 검은 분위기가 바다에 내려 앉아도 미웁지가 않다.
그 비밀스런 분위기,신비스런 분위기가
깨어나지 말기를 무작정 속삭여 본다.
아주 오랫동안 까만 밤의 시간으로 머물기를...
사람은 누구나가 흔적 남기기를 좋아한다.
흔적 , 설사 그것이 낙서라고 할지라도...
사랑스럽고 이쁨으로 밤 바다에 어울리는 풍경을 애써 남겨 놓은 그들에게 고마워해야겠다.
더러는 아주 멀리서 온 기념으로 흔적 남기고 간 여행자의 글도 있어 이채롭다.
반통가리 빨강등대를 어둠속에서 담아 보았다.
쓱싹 의미대로 2등분하여...
밤 바다가 고요를 부른다.
오호라 어디선가 찾아 온 작은 아이가 깔깔대며 등대를 간지럽힌다.
키득키득거리며 등대를 간지럼 태우는 작은 아이의 고사리같은 손의 힘도 제법이고..
가만 보니 아이들이 하나,둘,셋
등대를 간지럼 태우기 시작하더니 숨바꼭질까지 ...
아이들이 천진스레 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아이엄마가 폰으로 사랑스러움을 담아 보려고 애를 썼지만
어림없다
아 어쩌나 이 일을 ... 그런 표정이다 아이엄마의 표정이..
"제가 한번 찍어 볼게요 사진은 메일로 보내드리고, 아니면
현상하여 드리죠"
"어머나 그래 주시겠어요 고마워요 아이를 좋아하시나보다
사진찍기도 좋아하시고..."
ㅎㅎ 그렇게하여 아이들의 맑고 티 없는 모습을 가득 담았다
"보세요 아주 이쁜 모습들이에요 천사를 닮았죠"
"네에 그렇군요 ..."
아이들의 엄마가 천사라는 표현에 감동한다.
천사 ....아이들은 천사가 맞다. 정말로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천진스런 표정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늘에서 별 하나가 내려오더니
천사의 눈에 쏘옥 들어갔다.
그래서 아이의 눈은 별빛으로 빛난다.
여기 사랑스런 천사들이 ~~~~
하늘에서 별이 내려오더니 아이의 눈으로 쏘옥 들어가 박히고
아이들은 날개만 달면 곧장 날아 갈 것 같이 예쁘다는 ...
갑자기 아이들이 찾아와서 놀아주니
빨강등대도 신이 났다.
이만큼 예쁜 천사가 세상에 또 있을까?
해 맑음 , 사랑스러움 ,귀여움...
어린왕자 ...
밤 바람이 천사의 머리카락을 ...
등대로 가서 별을 닮은 아이들을 만난 날
기분이 날아갈듯 좋아진다.
그래 너희들은 별이야
분명코 별이 될거야
아빠 별, 엄마 별, 아가 별로 ...
서로에게 사랑의 힘이 되어 주는...
(장승포1구 빨강등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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