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산골아이, 상규와 철규(3)

이바구아지매 2009. 10. 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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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필요한 아이

사랑이 필요한 아이

 

 

 

 

 산골 깊숙한 마을에 할아버지,상규,철규가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와 아빠와 대금산아랫녘에서 우당탕탕 벌렁벌렁거리며  ...

 

 

 

 

기분이 날아갈듯 좋습니다.

왜냐하면요...후후 엄마가 생겼거든요  ㅋㅋ

 

 

앤이 엄마? 엄마이기엔 너무 늙었다구요?  NO

상규랑 철규가 무지 좋아한걸요.

 

 

 

 

 

과자를 사 주었더니 먹고 입가가 시커매졌네요 초코렛렡색깔로 ...

 

 

 

 

 하지만  동그란 두 눈이 천사같아요.

 

 

요렇게 흘기는 눈도 이쁘고 ... 

 

 

 

 

아무도 시키지 않은 포즈  ...작은 악동들은  천사입니다.

 

 

 

 마당에서 말린 고추도 살펴 보고...

햇살에 까실까실 잘 말라  쪼그라진  옥수수도 만져 보고 ...

 

 

 

10월 초, 추석이 막 지난 다음  날 , 상규랑, 철규랑  앤이 마당가에서  놀았습니다.

 

 

 

 

깊은 산골 마을에서 맑은 물소리처럼  아이들이 소리치며 놀던  날

햇살도 서산을  넘다가 요놈들의 행복 해 하는  모습에 덩달아 신이 나서

 노닥거리며 조금 더 머물러 주었습니다. 

 

 

 

 

마루끝에 앉아서 먹는 과자맛  얼마나 맛날까요?

너무 맛있어  상규는 지그시 눈을 감아 봅니다.

 

 

 

엄마가 지금 곁에 같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상규와 철규는 가버린 엄마를 기억조차 하지 못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간다며 대문을 나선것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 철규가 두살 때   심장수술을 한 직후에...

할아버지가 목메이며 들려 준 아이들의 엄마이야기...

 

 

 

 

마루끝에서... 

 

 

 

 

 

바쁜 할아버지 , 전화벨이 울리자 창문사이로 방에서 전화를 꺼내 마당에서 전화를 받으시네요. 

 

 

 

 

맑은 햇살과 산골물을 먹고 자라는 무공해 아이들 

내년이면 상규는 유치원에 간다고 하는데 유치원이 얼마나 먼지

할아버지는 벌써부터 어린 상규를 유치원에 보내는것이 큰 걱정입니다.

10리길도 넘는 곳에 있는  학교병설유치원에 가야하는데 ..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서 태워줄 차도 없고 ...

산골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혜택이라고는 자연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 참 고민,고민,고민입니다...

 

 

 

도시에서 살다가  할아버지,할머니가 사는 산골마을로  돌아 온

상규와 철규... 그렇게 2년이 훌쩍 흘러갔습니다.

 

 

 

 

아이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고 선배님도 어찌할바를 몰라 먼 산 쳐다 보고 섰네요.

 

 

 

 

 

어른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상규와 철규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상규와 철규의 발장난도 잠시 재미나네요. 

 

 

 

 

상규의 할아버지는 두 살때 칠천도 바닷가에서 첩첩산골인

이곳으로 어머니를 따라 이사를 오셨다네요.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짓는 대금산자락 대금산밑, 봉긋한 산봉우리로 흘러 다니는

구름 송송 펼쳐진 작은 하늘바다만  바라보고 엎디어 있는 심심한 산골마을로...

 

 

 

 

 

 

 

 

 

 

 

 

 

 

 

 

 

 

 

 

 

 

 

 

 

 

 

 

놀다 보니 아이들의 얼굴이 너무 얄궂어져서 이대로는 안되겠습니다. 

 

 

 

 

시리고 맑은 물을 보니 아이들을 말끔하게 씻겨 주고 싶어졌어요

"상규야,  일로 와 세수하자 "

"물이 너무차서 싫은데..."

" 너 세수 깨끗하게 안 하면 잠 들었을 때 네 영혼이 놀다가 돌아와서

널 몰라보고 다시 나가버린다 그럼 너 죽을지도 몰라 ㅎㅎ"

그랬더니 고분고분 말도 잘 들어요.

"이 봐 얼마나 잘 생겼냐 물에 비춰 봐 "

"우 헤헤헤 "

 

 

 

 

 "우리 철규도 넘 이쁘다 요렇게 이쁜 왕자님이 되었네

자~~아 흥흥 해 봐 코도 깨끗하게 풀어야지 ~~"

세수만 했을뿐인데 아이들이 너무 달라졌습니다.

도시의 아이들처럼...

아이들에겐 엄마가 꼭 필요합니다.

 뚱이와 쭉이의 엄마가 어느 하늘아래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꼭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뚱이와 쭉이가  맑고 밝게 쑥쑥 자라서 대통령도 되고, 과학자,언론인,법조인 그리고 세계를

이끌어 갈 멋진  지도자가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희망의 씨앗들이 성큼성큼 자라고 있는 대금산자락에  선배님을 따라 간 앤 ,  흐뭇합니다.

정말 이쁜  희망의 새싹이 자라나는 걸 보았으니 ...

다음에 올 때는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사다 주기로 약속하엿습니다.

스케치북에  뚱이와 쭉이가 무엇을 그릴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햇살시계가  서산을 훌쩍 넘어가는 시간

이제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상규야,철규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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