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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어느 날, 외외가에 갔습니다
친정엄마의 외가를 난생처음으로 방문한 하루는 가을햇살처럼 따뜻하고, 행복하였습니다.
언제나 시골빛깔을 사랑하는 앤인지라 엄마의 외가에 가서
욕심부려 도란도란 널려있는 풍경을 사진속에 듬뿍 담았습니다.
엄마의 외가는 꽃집으로 알려진 유명한 집입니다.
거제도에서 가장 먼저 꽃을 심기 시작하여
꽃을 파는 농원으로 알려진 멋진 집이었습니다.
봄이면 논과 밭에다 작약을 넘치도록 심어서 꽃을 피우던 외외가를 먼 발치에서 간간히 보아 온 유년
그렇게 꽃을 사랑한 멋진 외외가의 옛집을 방문한 하루
젊은 외숙모는 난생처음 만나는 조카에게 시골을 듬뿍 선물해 주었습니다.
마당 깊은 집 ,
돌담가에는 고목같은 감나무가 꽃처럼
피어나 올망졸망한 감낭개가 줄줄히서서 울타리처럼 고웁던 집 ...
마당 한켠에는 이렇게 무쇠솥이 걸려 있었습니다 무얼 삶아내는지???
외포에서 대구 어장도 겸한다는 외숙모가 바빠서 어찌할줄을 모릅니다.
외삼촌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해 계신다네요 .
참 많이 안타깝습니다.
정말이지 꽃 보다 더 아름다운 감낭개는 바라만봐도
그리움이 울컥 솟구치는...
가을이라 그렇겠지요.
아주 오래전 이 세상 소풍 끝내시고 하늘나라로 날아간 외할머니가 살았던
꽃같은 집 ...
외할머니께서는 언제나 이 집에서 꽃을 가꾸는 외할머니의 엄마와 외할머니의 아버지,
그리고 형제들이함께 어울려 꽃같이 살았겠지요?
아주 오래전에 말입니다.
그리고 꽃집 딸이었던 외할머니께서 외할아버지께 시집을 가면서
꽃을 가득 가져가서 꽃밭가득
심으셨다지요.
꽃을 사랑한 꽃집 사람들 ...
어린시절,
언제나 꽃으로 넘쳐나던 외가에 가는 날에는 참으로 행복하였답니다.
오늘은 외할머니가 살았던 유년의 집 외외가에서,
비닐하우스속으로 촘촘하게 피어난 갖가지 꽃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백목련
아름드리 꽃나무 ...
백목련 이랍니다.
외할머니의 아버지가 심으셨다는...
60년도 넘었으며 거제도에서 가장 오래 된
백목련이라고 외숙모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외외가의 담벼락에서 턱 괴고 내다보니 누런 황금들판이 눈 앞으로 펼쳐집니다.
다시 찾아 오는 계절 ,4월이 되면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해 보고 싶습니다. 기나긴 꿈의 계절에 ~~
어린시절, 외할머니는 이곳에서 소꼽놀이를 하며
꽃처럼 예쁘게 자랐겠지요?
너무도 바빠서 눈이 코가 되고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이라는 외숙모...
4월의 꽃,
하얀 목련꽃이 피어나면
마당 깊은 집은 하얗게하얗게 나풀거리며 목련이 춤추겠지요?
꽃집에서 꽃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외외가와 젊은 외숙모...
저 깊숙한 독에는 보리수 열매로 담근 술이 한독 가득하다네요..
보리수주
술 익는 항아리 ...
게다가 벼농사까지 짖는다고 정말이지 눈,코 뜰사이가 없다는 외숙모가
잠깐 밖을 내다 봅니다.
집안이 꽃으로 넘쳐나던 외외가의 향기는 감낭개의 감조차도 꽃만큼이나 예쁩니다.
다알리아꽃
다알리아꽃에 나비가 앉았습니다.
너무도 고운 외외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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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꽃만큼이나 고왔을 외할머니가 살았던 유년의 뜨락에 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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