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꽃씨를 따던 날의 스케치

이바구아지매 2009. 10. 6. 19:55

.2009년 10월6일 거제면 내간리로 꽃씨를 따러 갔습니다.

먼길 달려가서 아침부터 해질무렵까지 ...

갈 때는 콧노래 부르며 달려갔지만 돌아 오는 시간에는  도께비 바늘같이 생긴   꽃씨를 딴 시간이 고통과 악몽으로 변하여

두고두고 오늘을 힘든 기억으로 노랑한  꽃물을 들이고 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꽃씨를 따던 날, 무지 좋았습니다. 온 하루를 꽃만 생각하며 "꽃들에게 희망을 " 이야기하던 날을 여과없이

 스케치 해  봅니다.

 

 

 

 

 거제면 내간리 도로변에 가득 피어 있던 꽃 ..누군가가 고운 꽃씨를 뿌리고, 물 주고 ,풀을 뜯어 주고... 정성을 다하자 이렇게 고운 꽃을 피웠습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꽃이 활짝 피어나서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지~~~

꽃씨는 도깨비 바늘처럼 생겨 먹었지만... 

 꽃씨를 따니 가시처럼 콕콕 찔러서 아프더군요.

 

 

 이렇게 예쁜 꽃의 결실인  꽃씨는 도깨비 바늘을 닮아가지고 심술을 부리는 통에 ... 요 아짐 손에 찔려서 아프다고 ...

 그래도 꽃이라서   참 예쁩니다. 무리지어 핀 꽃무덤이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요 꽃씨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경비절감 차원으로도 따야한다는...꽃이 예쁘고 오래 피어 있다는 장점까지...

 

 

 

 

 

꽃밭에서... 이렇게 좋은 날에  ... 요때까지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흥얼~~~

 

 앤도  한 떨기 꽃이 되었습니다.

 이제 슬슬 꽃씨 따기가 지루해지기 시작하고...그래서 슬그머니  사진찍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꽃씨를 따는 풍경 ...멀찌감치서 찍어 보았습니다.

 내간리 들녘

 내간교회

 교회 옆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할아버지...옷 색깔이 파랗게 톡톡  튑니다.

 

 행길로 경운기도 옵니다.

 

 꽃씨를 따는 사람들... 열심히 꽃씨를 따는 사람들의  뒷모습도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황금들녘 ,벼가 익어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어느새 억새풀도 넓은 세상으로  날아 갈 준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었군요.

 잠시 휴식을 ...

 바다와 꽃길 ...서로를 물들이며 닮아가는 풍경이 가을들길입니다.

 

 

 

 꽃씨를 따 가려고 큰 포대  대여섯개를 가져 왔는데 글쎄 톡톡 따는 수작업으로  그 큰 자루속을 언제 다 채우냐구요  ...

머리를 써야겠어요. 그래서 생각 해 낸것 ~~~

바로 콩타작하듯 ... 긴 대막대로 흔들어 털기  시작했어요  계장님 ,정말 고생하셨어요 땀이 삐질삐질나서 팬티까지 다 젖었을텐데 ~~

가시끝에 콕콕 찔려가면서 언제나 앞장서서 일하시고  모범이 되시는...

 거제면 , 조선시대부터 기성관과 현아가 있었던 들이 아주 넓었던 거제면은 거제의 중심지였는데... ,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화려했던 거제읍 ...이 곳에는 몇년전 100주년을 맞은 역사와   석조 건물로 특별한   거제초등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장대로 흔들어서  딴 꽃씨... 온 몸의 힘을 다 쏟아부어  꽃씨를 따느라 땀이 비오듯하고 바늘끝처럼 뾰족한 꽃씨가 튀어 나와

브레지어 안으로 기어 들고 , 팬티속에도 슬쩍 들어앉고  , 양말 속이며   머리밑까지  속속 기어들어 고통을 준 녀석들  ...

대야에 타작하여 담아 놓으니 꽃을 툭툭  따 내린듯합니다. 꽃을 따려고 한건 결코 아니었는데...

 

 툭툭 쳐서 길 위에 꽃씨를 마구 떨어뜨려 놓으면 깨끗하게 쓸어 담습니다. 일명 꽃씨 타작?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여섯포대에 언제 꽃씨를

 다 따 담느냐구요   그 모든 것은 계장님의 지혜로운 생각 때문에 일의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습니다. ㅋㅋ

 

 요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꽃씨를 따다니 세상에 이렇게도 낭만적일 수가...

모르긴 해도 돌아올때쯤엔 아마 모두가 시인이 되어  시를 써내려 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노트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