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10월의 바다(거제 내간,송곡,죽림바다 ~1)

이바구아지매 2009. 10. 7. 03:58

.정말이지  우연히도  바다로 가게 되었습니다.(계획에 없던 ...)

가을 햇살이 정수리에 정오의 해침을 콕콕 쏘아대는 시간이 살짝 비켜나는가 했더니 ...

 오늘은 아홉물이라고 하네요 바다에서  개발(조개 혹은 고둥, 게, 굴,전복등 바다 해삼물을 채취함을 말함))을 하려면 물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눈만 뜨면 바다로 달려 간 가시나들(지금은 나이를 제법 드셨지요 )이 요기에 다 모였습니다.

고작 열살에  바다로 나가서  해녀가 되어 물질을  시작한   말순언니를 비롯하여 복순,종순,순애,일연,덕임,정자,그리고 명자,둘자가

물때를 귀신같이 알아내고  살짝 갯벌을 드러내는 뻘구덕으로 달려갑니다.

아홉물, ..음력으로 팔월 열여드레...손가락으로 꼽아보더니...

ㅎㅎ 모두가 바닷가에서 태어나서 부모님이 정해주는 섬 총각들과 혼인하여 여태 바닷가에서 살았던 그녀들인지라 물이 나자 환장을 하고

갯벌로 달려드는 폼이 아무리 보아도 가시나들(경상도에서는 가시나가 욕이 아님을 밝혀 둠)입니다.

나이는 이미 단지 숫자에 불과한.. 게맡가시나들 ,  앤이 아무리 가시나라고 놀려대도 개의치 않고 펄쩍펄쩍 갯벌로 뛰어드는 폼새는

영락없는 개맡(갯마을)가시나들입니다.

 

대부분 예순에서 여든을 바라보는 연세의 그녀들은 바다의 딸들로 태어나서 여태 살아왔으니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물 만난 고기가 아닐까요?

 재잘재잘대며  바다로 나가는 그녀들의

뒤를 밟아 가서 개발하는 풍경 좀 가득 담아 볼게요   모두들 앤을 따라   거제도의  내간 바다로 구경오세요^^*

 

 

 

 

 

 

 

 

 

 

 

 

 

 

 

 

 

 

 

 

 

 

  

'가뻘구덕 ... 요 뻘구덕애서 '까막조개'가 가득 나왔어요  나중에 까막조개는 따로 선 보일게요.

갯 내음이 물씬~~~ 파도를 타고 왔다갔다... 

 

 

 

 

 뽈찌 ... 표준어로는 아직 잘 몰라요.

앤도  가득 주운 뽈찌라는 고둥...고둥 끝부분을 톡톡 깨서 빨아 먹으면 바다향이 가득 베어나며 정말 맛이 좋죠...

 

바닷물의 물때가 아홉물... 바다가 열리는 시간...요 물 때를 지나면 다시 바닷물이 갯벌을 꿀꺽하고 삼켜요.

거짓말처럼 바다물만 출렁출렁.

조개(바지락)를 파려는데 호미가 없어서 근처에서 급조한 삽으로 ㅎㅎ...

 

바지락 캐 가면 어촌계에서 달려 올텐데 불법으로 캐 가면 잡혀가죠

어촌계에서 심어 놓은 조개밭에는 못 들어가요

다행히 이 곳은 조개심어 놓은 곳이 아니래요. 

 

 

 

 

 

 

 

 

 

 

뽈찌~~~~ 

 

 

 

 

 

갯벌에 파르스름한 것은 파래입니다.

 

하하호호 시끌벅적입니다. 영락없는 열살짜리 가시나들 ...

 

  멀리 바다에 떠 있는 배가 있어   궁금하여 근처의 아저씨께 여쭤보니 굴종패 붙이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

 멀리서 보니 알록달록한 색깔과 많은 사람들이 탄 배가 바다 가운데로 나가서 풍어제를 지내는 줄 착각도 하였습니다.

그잘 알지 못하는 궁금한  모습을 줌으로 당겨보았더니 꼬라지가 별볼일이 없는 사진이라서 그냥 날려 버리고...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났습니다. 소금을 뿌려 놓은 듯 ...숨이 막힙니다. 참 그러고 보니 바닷가에 핀 메밀꽃... 달밤이면 더욱 하얗게 도드라겠죠.

누군가가 메밀꽃을 바닷가에 심었기에 보는 사람은 더한층  감동합니다.

 바다, 그리고 메밀꽃이  하얗게 피던 날에...

바다는 잠시  숨 죽이며  메밀꽃이 피어나라고 귓속말로 재촉하고...

 

"참 밤중을 지날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던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을 푸르게 젖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그런 밤 분위기를  억지로 만들어  보려니 ㅎㅎ 요렇게 엉터리로 ...지금은 한낮인데....

발밑의  굴껍질들이 바삭거리며 비웃고 있습니다. 순 엉터리며  바부탱이 앤이라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