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산골아이,상규와 철규의 가을

이바구아지매 2009. 10. 20. 18:31

.즁대금산 진달래길로 갔습니다.

 대금산 가는 길에 혹시 상규와 철규를 만나면 주려고 아침부터 마트로 달려 가서 약간의 과자를 사  갔었는데

아이들이 사는 시골집은 멍석에 널어 말리는 나락만이  까실까실하게 말라가고 있더군요. 

마당가의 빨랫줄에는   여전히 빨래가   펄럭이고  있었고...

아이들을 만나려고 집안 이곳저곳을  둘러  다  봐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집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봐도    아이들은  얼른 눈에 띄질 않습니다.

어디로 갔는지...상규와 철규는...

 

 

 

 

 아 참 조기 상규가 오고 있군요 .

 

 

 

 

 상규는   심심한지 두리번거리며  집 근처로 내려옵니다.

포켓에  손을 꽂은 폼이 얼마나 웃기는지...

 

 

 

 가을이 노랗게 내려 앉아 놀고 있는 중대금산마을

 

 

 

 

 

 

 

 

 

 

 

 

 감도 빨갛게 익어서  단맛 낼 준비로  대롱거리고..

 

 

 

 

 

 

 

 

어라 상규동생  철규도  나타났습니다.

과자를 사다 주었더니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고 나락을 베는 할아버지를 따라 무논베미 언덕배기위에서

큰 바위를 타고 놀던  철규를 발견하고 반가워서  얼른 언덕으로 질러가서 덥석 업어 주었습니다.

"철규야, 아줌마 왔어 그런데   오늘은 스케치북이랑 크레파스를 못사왔는데 어쩌지? 바쁜 일이 생겨서 급하게 오느라고 말이야

요다음에 올 땐 꼭 사다줄게 "

하고 미안해하자

"응 다음에 꼭 사 줘"

하고 어리광을 부려봅니다.

영락없는 엄마와 아들같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사진찍기 놀이를 너무도 좋아하는 아이들

찍힌 사진을 일일히 확인하며   사진속에 모습들이 재미있어  죽겟다는듯

자꾸만 사진 찍어 달라고 매달리기도 하고...사진찍기놀이가 너무 재미있어 아이들이 하자는대로 한다면

잠들기전까지는 사진찍기 놀이를 해야할 것같습니다.

 

 

 

 너무도 천진한 모습

 

 

 오늘 상규네 집은 무지 바쁘다네요

 몇도가리의 다락논에 심은 벼를 베는 날이라서  ...정말이지 정신이하나도  없습니다.

죽은 송장도 벌떡 일어나서 일을 거들어야 할 정도로...

 

 

 

아이들은  벼를 베어놓은  논을 정신없이 쓰데 댕기며 어지럽게 뒤죽박죽을 만들기도 하고 ...

 

 

 

 

 할 수 없이 아이들을 언덕위로 올려 보냈습니다 딩굴며 놀라고 ..

 

 

 

  풀밭위로 달려 가는 아이들의 뒷 모습은  늦가을의 동화속입니다.

 

 

 

 하늘도  얼른 내려와 아이들과 함께 놀아 줍니다.

억새풀도  아이들의  엉덩이를 간지럽히며 놀아주는  아름다운 산동네 ...

 

 

 

 할아버지를 뒤따라  억새풀밭을 마구 달리는 상규와 철규는 자연속의  산소통입니다.

 

 

 

 작은아이 철규를 업어 보니 너무 가벼워서 종잇장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규가 너무 가벼워요"

 업힌 철규가 등을 만지작거리며 업디어 코를 부벼댑니다 엄마의 냄새를 맡아 보기라도 하는 듯  ...

"에구  두살 때 심장병수술을 하였는데 그래서인지 통 살이 붙질 않아요... 불쌍한 자식 내 저것만 보면 가슴이 아파요"

하고 할머니는 집 나간 아이들의 엄마 이야기를 줄줄 내려놓습니다

그 바쁜  벼베기를 하다가  그만 목이 메이는지  낫을  논둑에  던져 놓고 퍼질러 앉아서. 한숨을 푹푹 내쉬더군요.

괜히 찾아가서 바쁜 일손을 도와 드리지는 못하고 상규할머니를 맥빠지게 하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미안한지...

 

 

 

 

 

 

 

 

 

 

 

 

   할아버지,  할머니,상규, 그리고 철규

 

 

 

 이 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가을 햇살같은 아이들

 

 

 

 상규의 심각한 표정...무엇을 말하는지???

 

 

 

 철규는 벌써 내복바람입니다.

 

 

 

 

 상규네집 논입니다

오늘 요런 다락논의 벼를 얼추 다 베어야 한다는데 일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일손이라고는 할아버지,할머니 두분뿐이라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도대체 얼마나 바쁜지 알턱이 없는 다섯살,네살바기들.

 

 

 

 두 악동들의 표정연기 ㅎㅎ

 

 

 

 

 상규가 그러네요 앤아줌마를 사랑한다구요 ㅎㅎ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몸짖입니다. 

 

 

 

 

 

ㅎㅎㅎ

 

 

 도라에몽 흉내도 내 보고...

 

 

 

꿈 꾸는 표정 ...맑은 산골물이 돌돌돌 흘러가서 아이들의 표정이 저토록 해맑게 물들였나 봅니다.

이마에 꿀밤 한대를 톡 먹여도   깍깍대고 웃는 아이들.

 

 

 

 할아버지,할머니가 벼를 베는 동안 아주 잠깐 아이들과 놀아주었습니다.

업어 주고 씨름도 하고  ...

 귀여운 동그란 눈의 철규, 살짝  개구진 웃음을 머금은 상규,  두 악동들과 가을햇살 아래서 한동안  그렇게 놀았습니다

오후의 햇살을 보자 금방 대금산자락으로 햇살이 숨어버릴까봐

함께 간 우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짬 내어    상규네 집 다락논의 벼를 몽땅 베어 넘겼습니다

낫질이 서툴러서 풀을 베듯 순전히 엉터리로 베었지만 상규할아버지 고마워서 어쩔줄 모르고 흐뭇해하셨습니다.

서산으로 기울던 햇살도 함께 기뻐  해 주고...

다시 또 아이들에게 놀러 오겠다고  새끼 손가락 고리걸어 덜컥 약속을 하고 

 산동네를 떠나려니  고사리같은 손을 흔드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그래  다음주 일요일에 또 올게 ..."

하고 덜컥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아 참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약속을 꼭 지켜야하는데 어쩌나요 앤이 찾아가지 않으면 아이들 얼마나 실망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