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도섬을 한 바퀴 도는데는 2시간이면 충분하더라
앤의 걸음걸이가 느린탓도 있지만 내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보려고
호기심을 부린 까닭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다.
실제로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1시간 10분에서 20분이면 충분한.
섬을 얼추 다 돌고나자
이곳에도 학교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더라 ...
생각대로 작은 섬에도 내도분교가 있었으며 꽃시장이란 별명이 붙은
현시장(김한겸)님도 한 때는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ㅎㅎ 그러고 보니 "섬마을 선생"이었던 멋진 추억을 갖고 살아가시겠네.
어느 날 바람같은 세월의 기차가 아이들을 몽땅 태워서 육지로
델고 가버리고 학교는 폐교가 되었다네 ....흔적없이 사라진 내도분교...
내도행 도선표 ..펜션에서
이 곳은 고현에서 건축업을 하는 최철성사장님의 펜션이야
파도가 몰아치면 바닷물이 창문틈으로 스며들만한 거리에 있어 다소 불안하긴 하지만
전망은 정말 좋더라 11시가 채 못 되어 섬을 다 돌아버렸으니
이제 이바구로 시간을 땜질을 해야지 요것이야말로 바라던 것 ㅋ
유차봉도선장님, 내도를 찾아 간 앤이 쏟아내는 궁금함을 하나하나 아는대로 다 가르쳐 주시며
섬 한바퀴 다 돌고나자 배가 출출할거라며 라면을 끓여 주셨지 , 살아 온 이야기를 어찌나 열심히
재미나게 해 주시는지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하긴 바다에는 비가 내리고 도선은 12시 30분에 출발할거라며 입담좋게 이바구 보따리를 풀어젖히는
선장님은 한많은 삶을 사셨더라
코흘리개 어린이였을때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였고 아버지는 어린 오누이와 젊디젊은 각시를 내도에 남겨둔채
강원도 인제전투에 참가하였다네 그리고 전투 중 사망하셨고 ...
젊은 어머니는 이 기막힌 현실을 재혼이란 선택으로 팔자를 고치셨지만 어린 남매의 세상살이는
너무도 고달팠다는 ...이제는 어머니의 대한 그리움도 차차 엷어져 한줄 실오라기 같아지더라나..
"내 어머니는 내도인기라요 .난 죽어서 한 줌 흙이 되더라도 내도 흙이 될라요.
내도의 바다가 될라요 그리 살다 갈라요 ..."
가슴 찡한 말 ..
사방이 온통 유리벽인 펜션에 앉아서 공고지를 바라본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진다.
내도가 친정이라며 찾아 온 부산아지매 심심해서 죽겠단다. 선장님더러 오빠라고 부르며
참 내도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일가친척들이니까 당근 그렇겠지
여기서 선장님께 외도(밖섬)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아주 오래 전 그곳에는 4가구가 살았었다네 선장님의 친구도 외도섬에 살았는데
군에 가서 잘 모르고 화약이 든 폭발물을 가져 오게 되었다네 제대 후 어느 날 ,
심심한 친구는 그것을 꺼내 만지작거렸던 모양
그만 폭발물이 터져 즉사하였다네 그 일이 있은 후 자식을 앗아
간 밖섬이 꼴도 보기 싫어지자
섬을 떠났고
남은 세 집도 그렇게 섬을 떠나게 된 이유가 되었다고...
그러자 고 이창호님은 섬을 거의 줍다시피하게 되었고 ...
물론 그 분 평생 고생하여 이룩한 성공의 결과물이
지금의 외도보타니아지만...
외도(밖섬)의 하루는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즐거운 하루며 밤에는
가마니로 벌어들인 돈을 세느라고
즐거운 밤이 된다는 거 듣기만 해도 참 재미난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슬픈 기억을 안고 밖섬을 떠난 그들은 지금 어디서 살고 있을까?
그들의 근황이 궁금해지네 왠지모를 아련함으로...
바다에도 비가 내리네 작은 배 하나 떠 있고 ...바라만 보면 낭만적이지만 저 통발하는 할아버지는
올해 일흔살의 작지 않은 연세로 바닷일을 하는 풍경이 조금은 짠해보이더라
쉬엄쉬엄 쉬어가며 하시지 하고 중얼거리니 선장님이 듣고 사연을 또 전해주시더라
열세살 연하의 여자랑 재혼을 하였는데 그녀는 성질이 거세고 사나워서
할아버지를 무조건 바다로 내 쫓는다고...돈 벌어 오라고 그럼 그녀는 그 시간
열심히 일하느냐고 물었더니 허허 그녀는
탱자탱자 놀기만 한다나 그래서 재혼이란 쉽지 않은거야 울 친구들 조강지처랑 오래오래
사랑하며 살아야 해 ^^*
몽돌소리를 발밑에서 느끼고 싶었는데 비 때문에...
운무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며..
구조라 의 수정봉이 바다에 둥둥 떠 있는것처럼 ...
비를 맞고 얌전히앉아 있는 내도리
섬도 좋지만 자꾸만 전화를 해대는 앤을 보고 신경이 더 쓰이는지
선장님은 큰 비 내려 섬에 발복 잡히면 큰일이라며 함께 온 소방대원들을 찾아 나섰고
해변가를 돌아도 보이지 않자 마음을 굳히시네 앤을 혼자 태워 건너 주겠다고 말이야
이런 혼자서 배를 타고 건너면?...
전망대쪽에서 꺾어 온 보리수 열매를 보여 주시네
빗줄기는 자꾸만 굵어지고...
저렇게도 조용하던 바다가 또 한번 성질을 부릴까? 비 내리고 바람이 미쳐날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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