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당포 그리고 통영 돌아보기

이바구아지매 2010. 6. 20. 05:20

 

28301

 

 

 

 

 당포...

통영시 산양면 삼덕항 당포마을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낯선 시골길을 먼지 풀풀 날리면서 터벅터벅 .

 

 

 바다의 땅 통영

 

 

 

 우연히 당포마을에 제법오래 머물게 되었습니다.

계획하고 온 곳은 아니지만

욕지도에서 배를 타고 삼덕항에 도착한 관계로 ...

 

 

 

 

 

유월의 더위를 머리에 이고 시골길 터벅터벅 걸어가니

당포마을 버스 정류장이 나옵니다  

다음 버스 정류장은 중화마을(달아공원)이라네요

중화마을? 중국인이 모여 사는 마을인가?

달아공원은 또 어떨까  살짝 궁금해지지만

오늘은  그냥 생각속에만  가두어두렵니다.

 

 

 

 버스가 오려면 30분도 넘게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

서호동 통영여객선터미널 앞에 주차시켜 놓고  온 차는

지금쯤 한 낮의 열기로 데워져 찜질방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녀석 더운데 주인 기다린다고 얼마나 홧홧(hot,hot) 거릴지...

생각지도 못한 당포마을에서 시간을 죽이게 생겼으니

마을이나 한 바퀴  슬슬 돌아보렵니다.

 

 

 

 

당포해전

갑자기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입니다.

이순신장군과  당포해전이 분명 관련이 있을것이라 짐작하고

유적비를 찾아 보니

거제도'옥포해전'에 이어 두번째로 승리한 곳이

바로 '당포해전'이라네요.

 

 

 

 

 

 

 

베낭을 내려 놓고 버스정류장을 나오다가  

 모서리 유리벽에 붙어 있던  

박경리선생님의  '양극' 이란 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를 남긴 소설가.

 

 

 

소설가  박경리

 

 

 

 양극

    

 

 

작년  여름

연못가에 나타난 뱀

녹색과 적색

숨막히는 공포였다

 

부우츠 신고

쇠 막대기 휘두르며

돈키호테같이

뱀을 정벌하였다

 

배수의 진은

나의 무기

하늘만큼의 그리움을

절대고독을 다스리고

두더지같이 땅을 파며

창공의 비상을 본다.

 

박경리선생의 또 다른 시  '사마천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평생 글쓰기의 고통을 '사마천'이란 시에  함축시켜 놓았음이

아픔처럼 느껴져서 옮겨 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선량한 웃음 머금은 마을앞의 수호신

 

 

 

당포성지 

 

 

 

 

 

 

 

 마산쪽으로 간다는 한 아주머니도  더위에 지친 표정입니다.

 

 

 산양농협도 있고

남편도 심심한지 바라보이는 섬을 향해 걸어갑니다

'곤리도' 라는 통영에 딸린 작은 섬이라네요

감성돔과 호래기가 많이 잡히는 낚시터로 유명하다는 섬.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작은 가게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아주머니께 물어 보았습니다

"혹시  곤리도에 가 보셨어요 ? 당포마을 바로 앞에 둥둥 떠 있네요"

"나사 마 태어나서 쭉 요게 살았지만 곤리도는 바라만 봤지 가 보지 몬했는기라요"
"그럼 바라만 보는 섬, 곤리도 멋져요  그것도...?"

곧 버스가 와서 마산으로 간다는 아지매랑 함께 타고 산양일주도로를 

 돌아 미수동 ,봉평동을 거쳐

서호동 통영여객선터미널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언제나 바다를 활짝 바라 볼 수 있는 서호동에서   시장을 또 한 바퀴  돌아보고  

 

 

 

 

 우리차를 타고 바닷가를 돌다가  강구안에서  잠깐 내려  동피랑 그림언덕을 또 바라보았지요.

가난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동피랑

줌으로  당겨서 찍어 봅니다.

체코의'동화마을' 같아 보입니다.

 

 

 

썩 괜찮은 카메라를 들이대며 제 옆에서 사진을 찍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청년도 동피랑을 찍더군요

앤처럼...

 

 

 

 이 분은 또 누구신가 했더니

소설가 김용익선생님이시군요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소설가

항남동 국민은행 앞 버스정류장 모서리의  유리벽속에서 

통영을 바라보고 계시는  ...

 

 

 

 통영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성 으로 그려 낸 작품

"밤 배 "

 

 

 

 

 

작가는  오래 전 '밤배'를 통하여 통영을 이야기하였군요

오징어 무침, 깍뚝 쓸어 담근 무김치, 오뎅무침 그리고 씨래기국,  하얀 이밥  따로 김에  돌돌 말아 싼  

충무김밥, 주인공은 미국에서 귀국하여 부산에서 배를 타고  아버지가 계시는 고향 통영으로 가는 여정

두어시간 후  

통영부두의  산판(부잔교)에 발 디딜거라는 설레임이 묻어나는  작가의

통영그리기 ...

갯내음이 뭉실하게 코끝으로 스칩니다.

가장  전통적이며 토속적인 소재를 찾아 낸 그의 대표작

'꽃신'은  세계인의 극찬을 받은 작품으로 한국인 특유의 감수성과

수심깊은 서정을 뿜어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마술의 펜' 이란 칭호를 얻기도 하였죠

오래되어  정확한 기억은 없으나 흑백TV 에서 "꽃신(The Wedding Shoes)"을 본 기억이 납니다.

훗날 결혼하여 두 아이를 둔 엄마가 된 어느 겨울 날

남편이 대학도서관에서 빌려 왔다며 읽어 보라던 책이 단편소설  '꽃신'이었고

책을 읽은 그 감동은 패악스럽게 추웠던 서울의 겨울도 거뜬하게 참아낼 수 있었죠

아이를 업고 기대서서   

수십번이나 책을 읽고  책 속의 진한 그리움에 빨려들자

성북구 안암동 동방서적에서  작가의 책 <꽃신/동아일보사간>을 사서 선물하더군요

남편은 김용익의 작품이 좋아서 지금까지도 영어로 쓰인 책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3,000권 이상의 책을 소유한 남편의 독서량은 대단하여  언제나 모르는 것이 생기면 

곧장 물어보게 되는 검색창이 되어 주기도 하죠.

이야기가 잠깐 갓길로 새버렸네요 흠 .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작가의 글힘이었지만  

아쉽게도

1995년   4월에 심장병으로 작고하여

고향인  통영시 용남면 선영에  묻히셨습니다.

 

 

 


 

 

 통영이 낳은 자랑스런  문인들

왼쪽부터 유치환 ,김용익,김상옥,김춘수,박경리 ...

 

 

 

 

 

 작은 도시 통영은 참 아름답습니다.

 

 

 통영을 보고 섰노라면 행복해집니다.

 

 

 

 

 

 가끔씩 통영에 들러 돌아보지만

언제나 그리움이 생겨납니다.

 

 

오늘도 통영사람들이 진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돌아갑니다

그 섬, 욕지도에 갔다  돌아 오는 길에 통영을 뱅글뱅글 돌아보았습니다.  

 

 2010.6.6.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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