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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햇살시계가 똑딱똑딱 징검다리 위를 건너 간다.
짱짱한 여름 햇살시계가 먹포도를 익히더니
강물도 데운다
강가에 무성한 풀들에게도 더 푸르게 햇살의 양분을 나눠 준다.
이 땅의 모든 것들은 햇살을 옴팡지게 받아 먹고 익어라고...
그럼 사람도 익어가나? 그렇지 더 건강해지는 거 구리빛으로 .
여름햇살의 힘이란 그런 거
폴짝거리며 건너가다 살짝 입맞춤이라도 해 주면
징검다리도 좋아서 간지러운 웃음 흘리고 말지...
꽥꽥꽥 ...미운오리들?
정말 미운지 ? 왜 미운지 가까이 가서 확인 해 봐야지 ...
오리가 왜 미웁냐고 ?
멀리서 보니 이쁘기만한데 ...
조금 더 가까이로 다가가자
미운오리들이 몽땅 강으로 슈웅 그리고 헤엄쳐간다.
물갈퀴의 신비함이란 ...
오리,아무리 보아도 이쁜데 ...
고 툭 튀어나온 갑옷같은 주둥이만 빼면 미운오리는 절대로 아님
가만가만 잘 살펴보니 이런 다리도 너무 짧구나
모가지는 길어서 참하지만 다리가 영~~ 상체만 만발하였구나~~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모습도 웃음거리고
천하의 양귀비도 뛰뚱뛰뚱 걸었다더니만 오리 궁둥이를 하고서 말이다.
물론 전족이란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없어 그리되으리...
물갈퀴로 되어 있는 발도 그러네
쫘악 펼치니 부채처럼 멋지긴한데 발가락이 셋이라고 보아야 하나?
이것도 인간의 잣대로 보면 병신 ..
그런 오리가 사람을 보자 얼른 물속으로 기어드네
병신들 왜 도망가느냐고 ...
그러니까 미운오리 소리를 듣는거야 .
하지만 물에서라면 최고로 멋진 오리 배가 되어 이태백도 되고 두보도 되어 보는
저 여유라니 ...
스르르 그냥 물에 떠 다님의 미학
물을 즐기는 오리군단, 마냥 행복해 보이는 걸.
무리지어 한가로운 오리...
여름이니 광고 카피로
"오리여서 행복해요 ^^* "
라면 좋겠다.
하늘에는 햇살이 ...
강에는 물고기가 ...
모두가 여름의 자식들.
못난이 가나도 여름아이...
이제 다슬기는 영영 사라지고 만 건가?
미운 오리들이 둥둥둥 강으로 떠내려 가버렸으니
이제 어디로 갈까?
그렇군 저 계단 위로 올라 가 보는거야
햇살은 계단이며 돌덩이를 뜨겁게 달구어 놓고 서산을 넘어간다
곧 어둠이 세상을 마중하겠다.
낮과 밤은 해와 달을 보내 교대로 지구를 지켜 주는데
참으로 감사할일이다
하나뿐인 초록지구 소중히 건사해야지 .
여름아이는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달은 왜 해를 보지 못할까?
지구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강물은 또 어디서 왔을까?
여름아이가 징검다리를 건너가며 궁금해진 생각주머니 속.
길은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강아지풀은 여름햇살이 무거워 고개 휘휘 내젖는다
강아지풀은 한여름에 꽃을 피운다지?
9월에는 뿌리를 캐서 촌충구제용으로도 쓰인다고?
들판에, 길가에 무리지어 핀 너 강아지풀 함부로 핀듯하지만 쓰임새도 제법이구나
음악속, 영화속 , 시와 문학속에서도 잔잔한 모습으로
종종 그려지는 네 이름은 ...강아지풀 .
고사리같은 가나양의 손 바닥에서 한번 떽데구르 굴러 봐
그리고 방학동안 좋은 친구가 되어 주지 않을래?
기억속의 들풀 ... 넌 강아지풀...
호박덩굴이 축축 늘어지며 너른 들판을 땅따먹기 하고
콩포기가 제법 여문 여름 날 ,
허수아비는 몰려드는 자연의 도둑놈들에게 도적질 당하지 않겠다고 눈을 부라린다
그래본들 누가 허수아비를 겁낼쏘냐?하지만 누군들 너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기지
바보같은 너의 천진함은 사람들은 하늘만큼 좋아하지
꽤나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너의 천진함과 ,바보같음에 아낌없는 그리움을 퍼 붓지
지나가는 한 줄기 남실바람이 그립다
지나가는 소나기 한줄기가 그립다 .
햇살시계는 정오의 분침으로 쨍쨍거리며 팔월의 포도를 달달하게 익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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