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용초도이야기(1)

이바구아지매 2010. 8. 24. 05:59

 

28436

 

 

2010.8.23(월)

 

 

팔월의 태양이 내뿜는 가마솥 열기는  아침부터 정수리를 태운다.

벌침보다 더 따가운 태양침을 맞으며

또 하나의 섬

'용초도' 로 간다

행정구역상으로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호리

밤늦도록 검색창을 두드렸지만 내가 알고 싶은  용초도의  포로수용소에 대한 무릎 탁 칠만한

내용은 검색되지 않고

감성돔이 많이 잡히는 낚시터로 유명하다는 내용이 고작이다.

아내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기다리기라도 한듯

멋진 검색창이 되어 준 남편으로부터  들은 작은이야기 한토막이

용초도를 알게 된 유일한  정보다

남편은 이미 오래전

 '돌아온 패자'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저자(박진홍)에 따르면

용초도의  포로수용소는 인민군포로 8,000명을 수용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북으로 보내진 뒤에도 중공군에 포로가 되었다가 귀환한 국군을 한동안

수용하여 교육시킨  후 집으로 돌려 보내기도 한 곳으로 

당시  중공군의 포로가 되어 용초도에서  보낸 시간들을

몇회로 나뉘어 1999년  대구의 일간지(영남투데이)에 연재하였으며 

 책으로도  펴내어 읽어보게 되었다는....

이만하면 상당한 정보가 되었을것이라며  아내의 반응을 살피며 통영으로 달려간다.

 

아직도 카메라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해  2대의 디카를 챙겼으나 그 조차도 메모리가 부족할까

싶어 또 한 대의 하이브리드 DSLR 을  챙겨 넣으니 가방속도 빵빵하다  주인을 닮아 뽈록한

배를 내민 가방을 보니 웃을 계획도 없었는데

웃음이 마구 튀어 나온다 ...떵배 똥배 만삭배 ...

그 섬에 가는 날 아침, 설레이는 마음과 바쁜 시간에 쫓기어 아침밥을 절약하고

통영여객선터미널로 제트기처럼 날아갔다.

이런 다급하게 차를 모는 바람에 어쩌면 기다리지도 않는 스티커 한장이 날아들지도 모른다

네비양이 조심하라고 경고했는데...

제발 아니기를 ...

 

 

 

 

 뿌연 통영여객선터미널

통영의 아침 분위기가 몽환적이다.

자세히 보니 이건 우연히 그리 보인 디카의 사고?

가방속에서 디카가 꽁꽁얼린 물과 함께 연인사이가 되어 엉켜 있었으니

이런 망할것들 ...

누가 지들끼리 시키지도 않는 스킨쉽을 해대는지

어서 격리시켜야지 ...

일단 디카랑 얼린물과는 궁합이 잘 맞지 않으니

강제로 각기  다른 가방속으로  분리독립시켜 넣고

배는 07:00 에 출발이라고 하는군.

 

 

 

 

차를 주차시켜 놓고 배표를 사고 길 건너  서호시장의 아침풍경을 바라본다

월요일 아침의 시장풍경, 

이미 분주함은 넘긴시각이다.  

 

 

 

 

 배표 두장을 쥔 모습도 증거로 사진으로 흔적 남겨 놓아야지

혹시 바닷물에 빠뜨리기라도 한다면

이 증거물을 들이대면 통하지 않을까?

 

 

 

 저 배는 소매물도로 간다고 하는군.

 

 

 

 

 

 

 

 

 

 우리는 2호잔교에서 용초방면으로 가는  섬누리호를 타야겠지.

잔교란 말은

갑판 혹은 싼판으로도 불린다.

나중에 제대로된 잔교풍경   사진  찍어 봐야겠다.

 

 

 

 

 

 

 줄리앙소렐님 (남편)

아내가 용초도에 가고 싶다고하자

외로울까봐 혹은 수호천사가 되어 주려고  땡볕을 마다않고 

함께 해 주니 그 고마움이

하늘에 닿겠다.

  

 

 

 

 

소매물도의 인기는 여전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등대섬을 향해  너울파도를 마다 않고 달려 간다

 

 

 

 

 

 뱃전까지 여행자들로  꽉 찬 대물도행 배...

신나겠다.

 

 

 

 

 

 

 

 

우리가 타고 가는 용초도행 배엔 거룩하게도 8명이나 탔으니  

얼마만큼의 적자가 나느냐고 물어보니

1년에 1억3,000만원 적자?

우아  그럼

중소도시의 작은 아파트 한채 가격이 바닷속에 풍덩 ?

놀랍다.

용초도 가는 바닷길이 가까운 시일내에 흑자로 돌아서는 길은 없을까?

머리 맞대고 궁리 해 볼 일.

 

 

 

 

 

 

 

 

 

 

김윤길님(73)

자신은 안동김씨며   5.16 혁명군 출신이라고 소개하신

 이 분은  용초도에 무슨 볼일로  가실까?

 궁금하여 여쭈어보니

 

대구에 사시는 분으로 우연한 기회에 용초도에 가서 낚시를 한적이 있었는데

낚시가 하도 잘 되어 너무 좋아서 그만 용초도에 집 한 채 사 두셨다고?

낚시나 즐기며 여유롭게 사시려다

바다에 된통 당하신분

집을 사고나서 낚시를 갔더니 그때부터  낚시가 통안되더라고

태풍 매미가 쓸고 간 난리통에 2,000 만원 들여 집 수리까지 말끔히  해 놓고

오늘처럼

가끔씩 섬에 가는 신세가 되었다나  집청소,냉장고 청소를 해야한다고 .

그렇게 대구아저씨는 용초도와  인연이 엮이게 되셨단다.

배에서 아저씨는 우리부부에게   찬란했던 전성기시절의 군대이야기를

도착할때까지 들려 주셨다 .

오래전에 읽었던 월남전이야기

'머나먼  쏭바강'

이 다시 고개들고  슬금슬금 기어나와

아저씨를 바라보며 고개 주억거린다.

 

 

 

 

 

 배에 함께 탄 특별한 인연이라며 대화의 보따리가 술술   

"그 때 우린 연천연병장에  도열해 있었지

2성장군인 박장군(고 박정희대통령)이 우리 앞에 서더군

그 분의 눈에는 광채가 나서 똑 바로 쳐다 볼 수가 없었지

영문도 모르는 우리부대는 2성장군을 따라 진격 해 나갔지 김포로

훗날 우리부대는  혁명군으로 통하게 되었지 난  말이야 군대생활을 총17년간 했다고

백령도에서  7년,  훗날 월남전에도 참여하여 다낭전투에서

월맹군이 휘두른  칼에 등을 찔려 72발이나 꿰어매었지 죽다가 살아났지

그때 한국군 2개연대가 월맹군의 공격을 받고  전멸하였지만 난  운이 좋아 이렇게 살아왔고.

월남에 갔다 온 후 난 장애자가 되었지

고엽제증세로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도 잘랐고

그 때 의사선생이 그러더군

발가락을 다 잘라야 한다고

그래서 썪을때 마다 자르겠다며 고집을 피웠었지

그 때 자르지 않길 정말  잘했지  아직도 이렇게 멀쩡하게

걸어다닐수도 있잖나  허허"

 

 

 

갑판장아저씨.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멋진 공간도 있고 ...

 

 

 

 

 

 

아저씨는 이제 늙는것이 겁나다신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것이 있다면  그건 호랭이도 아니고 먹기 싫은  나이를  먹는 거라고 .

도대체가 무서운것이라곤 없었는데...

라시며. 바다를 물끄러미 내다 보시는 모습이

마음 싸아해지게 만들었다 .

 

 

 

 

 

 우리는 용초도로 간다.

 

 

 

 

 

 

 

 

 

 

 마치 지하철의 출구처럼 이 배는 오른쪽 왼쪽이 다 출구가 되는 신기한 모습이다.

 

 

 

 

 

 하얀 물보라치는

출구밖으로 능숙하게 자유롭게

지나다니며  바다사정을 확인하는  갑판장님.

 

 

 

 

배가 거진 다 왔나보다  

아이엄마가 아이를 안고 내릴 준비를 하고.

 

 

 

 

 

 

동그란 유리문으로  눈 앞에 나타난 용초도를 내다 본다.

 

 

 

 

우리처럼 용초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인가  

 

 

 

 

 

드디어 용초도에 도착

배에  탔던 8명이 모두 잔교(갑판)로 내려섰다

이쁜 아이들도 함께... 

 

 

 

 

잔교(싼판이라고도 부름)위에 내려서서  

용초도를 느낀다

누가 온다고 마중 나오셨나?

호두리할머닌?

 

 

 

 

 

 마음 설레이며 용초도에 발 디딘다

 

 

 

 

 

 

얌전한 섬 용초도

이렇게 파도조차 얌전한 용초도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단다.

 

 

 

 

 

우리 용초도에 왔구나

이렇게 얌전하고 착한 섬

용초도에서  오늘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캐 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용초도에서 제일 먼저 만난것은 한 시간에 한 대씩 지나간다는 버스정류장이었다

이 작은 섬에서  누가 버스를 타며

버스는 또 어디로 가는지?

용호리에서 호두리로  ...왔다갔다 ...갔다왔다?...

시간을 보니  아침 07:35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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