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추봉도를 걷다(1)

이바구아지매 2010. 8. 3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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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봉도 다리를 올라서기 전

방파제끝에서 납작 엎드려서

날렵한 추봉교를 또 한번 찍어 본다.

그리고 배에 묻은 먼지 툴툴 털고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나아간다

표지판에는 봉암해수욕장 가는 길이라고 적혀 있었고

하늘은 또 여름 소나기를 쏟아 부을 태세를 하고.

 

 

 

 

 

 

하늘은 어둑발을 부채처럼  펼치고 있지만

봉암해수욕장 가는  민가의  돌담은  

처음 만나는 시간을 단박에 무너뜨리고  정겹게 다가온다.

돌담이란 이유하나만으로.

 

 

 

 

 

 

여름철엔  피서객이 제법 몰려 오나 보다

오늘은 아니지만 ...

 

 

 

 

 

타고 온 차는 어쩌지?

주차시키기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며

돌아보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텅텅 빈 피서지의 추봉도의 8월 마지막 주말이니

 

 

 

 

 

 조금은 썰렁

 

 

 

 

봉암해수욕장

몽돌이 딸그닥거리며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깎으며

더 몽돌이 되는 바닷가

이곳에 오기 전 이미 동영상으로 몽돌해수욕장의

상쾌함을 미리 학습 해 온터라

이미 와 본 곳 같으다.

 

 

 

 

 

바다에 빗방울이 다시 툭툭 떨어진다

소나기가 또 몰려오는지 어두컴컴해 진다.

 

 

 

 

 

봉암마을 아지매가 급하게 천막을 들고 바닷가로 오신다

비가 오는데 왜 바닷가로 나가지?

 

 

 

 

오호라  고추를 몽돌해변에서 말리는구나

따끈따끈한 몽돌위에서 역시 따끈거리는 햇살을 받으며

알맞게  ,맛나게 익어가는 태양초가 되는구나

그런데 비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면 어쩌려고???

파도가  쓸어 가 버리면 어쩌려고?

 

 

 

하늘이, 바다가 시커멓게  화를 낸다

비를 모은다 . 

곧 차렵이불 펼치는 소리를  낼것같은 날씨.

 

 

 

 

 

하지만 바다속은   맑고 깊다

 몽돌을 따라 파도를 따라 걸었더니 미끄러져 그만 물속으로 풍덩

시원하다

이미 물속에 들어섰으니   파도를  타고 멀리로 나아가 볼까?

깊이가 예사롭지 않은 듯 물속 경사 또한 급경사다

요런 바다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오랜시간 수영을 해 본적이  없어  수영실력은  형편 없을 텐데

이럴 때는   참는것이 상책이지.

 

 

 

그냥 물속으로 몽돌이 파도를 따라 미끄러지듯

물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계획도 없었는데.

파도는 어느 새 장딴지며 허벅지까지 적셔준다

그냥 수영 해 나가볼까?

건넌 섬 용초도까지 ...

 

 

 

 

여름 소나기는 호랑이 장가보내기  선수다

이러다가  햇살은 또 다시  김치국에 밥 말아 먹고 장구치고  

 쨍쨍거리며 나와  놀려 먹겠지

고추란놈 태양초 되기도 힘들다.

 

 

 

 

젖어서도 기분 나쁘지 않는 곳 추봉도

 

 

 

 

누가 쌓았을까?

일정한 간격의 돌담쌓기.

 

 

 

 

 다시 차를 타고 달리니

언덕 위로 추봉도교회가 보인다

이 곳은 추원리?

 

 

 

 

소나기 내린다 

아무런 준비없이 ...

 

 

 

 

분홍색 레인코트를 꺼내 입을까? 

 

 

 

 

 

 

 소낙비를 맞은 길도 반지르르 윤기를 낸다.

바삐 가는 장화신은 아지매는 씩씩한 군인같고.

 

 

 

 

소낙비가 내리니 길이 미끌미끌

이러다간 추봉도에 있다는   포로수용소 유적지는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지난 여름 추봉도의 햇살은 강열했나 보다

이미 타작까지 마친 깻단이 포개져 있다

군인같은 섬아지매는 씩씩하게 걸어가서 연기나는 곳을 또 손보신다.

 

 

 

 

 

오늘 하루 추봉도의 늙은호랑이들 장가간다고 무지 바쁘겠다.

 

 

 

 

 

추봉도가 어두컴컴  비에 젖어든다. 

이럴 때 깔리는 음악은

'소나기 내린다'

를 들어야 제격.

 

 

 

 

 풍경화로  그린듯한 봉암마을

물감 칠 막 끝낸듯 선명하다.

 

 

 

 

 

바쁜 사람 붙들고 묻기도  쉽지 않다

이  언덕 위에 있다는 포로수용소의 흔적을 보고픈데 ....

 

 

 

 

 

 

 

 

추봉도포로수용소

악질 포로  1만명이 이곳에 격리수용되어 있었다고 안내표지판에 적혀 있다.

그 곳이  이 언덕 위인가?

 

 

 

RUK란 또 무슨 뜻인가?

화살표는 또?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곳에서도 혼자서는 쉽게  찾지 못하겠다.

 

 

 

 

 

무성한 자연의 결실들은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RUK?  RVK?

혹시 측량표시?

 

 

 

 

언덕위에서 바다를 내려 다 보며 영글어 가는 식물의 이름은 알지 못하지만

무심코  바라만 보아도 좋다 ...

 

 

 

 

 

지나가는 비를 맞고도 펄펄 살아나는 생기를 머금은 자연

이 길 따라 느릿느릿 걸어가고 싶은데

추봉도를 천천히 느껴보며 걸어가고 싶은데...

 

 

 

 

이 지점은 유엔군의 지휘사령부 위치하였던 곳?

 

 

 

 

 

 

 

 

 

 

 

누렁호박도 해풍을 맞으며 익어 간다.

저 호박 곁에 두팔 벌리고 벌렁  드러 누워 같이 익어 가고 싶다

풍요로운 언덕위에서 자연으로 동화되어 

호박같이...

 

 

 

 

 이렇게 조용한 섬마을 추봉도에도

악질포로를 만명이나 수용하였다네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은  몇년간  한산도로 소개당하여 살았다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만 그리 생각했을까? 

 

 

 

 

이런 표지판 하나 없었더라면

누가 추봉도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다고 생각이나 할까?

아무런 흔적도 없는 이곳에서

세월의 덧없음을 본다.

 

 

 

 

 

 

 

고구마 줄기는 뻗어 나가고 알뿌리는 단단해져 가고

들깨향은 향기 날리고 수숫대도 여물어 가는 평화로운 이 언덕에서  

악질포로들이 날뛰었다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익은 수수가  축 늘어진다

 

 

 

 

 

방금 내린 소나기를 받아 먹고 잎새가 더 한층 넓어진듯한

고구마 잎파리도 생기가  폴폴 난다..

 

 

 

 

 

조가  익어 가네

허수아비가 서 있지 않아도 참새가 넘보지 않는지?

 

 

 

 

그물속에 갇힌 조도 하늘의 뭉게구름을 내다 본다.

추봉도에 8월이 내려 앉았다.

 

 

 

 

조밥 해 먹으면 참 맛나겠다

 

 

 

 

좁쌀베게 만들어 베고 누우면 어느 새 고소하게 잠들겠다.

 

 

 

 

빗길에 이끼가  되살아나서   미끌거린다

 

 

 

경사길을  미끄러지듯  달려 내려 간다. 

 

 

 

 

 섬을 돌아 보니 평화롭고

구석구석 기어 든 가을 햇살이 조금은 따끔거려도  밉지  않다

 

 

 

 

 곡룡포?

오른쪽 산허리만 돌면 추봉도 땅끝마을이라고 누군가가 펜으로 써 놓았다는데?

 

 

 

 

 

 

 이렇게 한적한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원시인이 아닌 우리랑 똑 같이 생긴 사람들

어라 말도 똑같이 하는것이

우리민족이구나

 

 

 

 

 

고추말리기로 바쁜 곡룡포사람들의   여름나기

 

 

 

마을회관도 있고. 

 

 

 

 

바로 코앞은  거제도 율포마을

헤엄 쳐 갈정도로  가까운 거리

저렇게 가까운 곳도  섬이라니

다리하나 있었더라면

금방 달려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지만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떠 있는 섬

추봉도의 곡룡포

두 섬은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연인처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섬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

그런 다리 하나 있었으면 ...

이곳 사람들의 오랜 바램이었다고 주저없이 말씀하신다

고현가서 장도  보고

 

할일도 참 많은데

다리만 놓이면

고현가서 친구들도 만나서 한잔하고  늦은

 시간에도  걸어서 다리건너 오면 얼마나 좋겠느냐시며 ...

 

 

 

 

 

 

 

 

갑자기 내린 비에 덮었다가  다시 또  햇살에 널어 말려야겠다. 

농삿일은 이렇게 날씨가 똥개훈련을 시키듯 마구 부려 먹는다.

 

 

 

 그리 먼 곳도 아니건만 섬이라서 

바다에 떠 있어야 하는 추봉도의 구석진 곳 땅끝마을  곡룡포 

 

 

 

지나가던 소나기는 잠깐동안에  맨땅을 물기 흥건하게 적셔놓았다. 

 

 

곡룡포아저씨,아지매 바닷일 만으로도 무지  바쁜데

 고추말리기에 또 눈,코 뜰새가 없다

태양초로 맛내기도 결코 수월하지 않다.

 

 

 

그래도 이 땅에 살면서  억울해 하는것도 잊어 버렸는지

잘도 참으며 그터에서 잘 살아가시는듯 . 

 

 

 

 

 

 고추말리기도 참하게 해 놓으셨고...

저렇게 말린 고추로 고추장 만들고 김치 담그면

그 맛은  천하제일의 맛이 날테지.

 

 

 

 

 

 

바다가 쌔쌔거리며 떠들지 않는다면 곡룡포는  너무 조용하겠다.

아가를 재워 놓고 숨소리도 크게 내지 않는 그런 마을처럼 ...

그 곳이 추봉도의 끝자락  곡룡포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말릴 것은 말리고

익힐 것은 익혀야 하는 곡룡포 사람들. 

 

 

 

 

 

 

 

 

 

아저씨는 자신의 다리가 하도 길어 두어번 발길 옮기면

거제도의 저구에 닿으실거란다

그럼 걸리버가 바닷길  걷는다면 어떻게 될까?

 

 

 

 

 통영은 멀고 거제와는 코앞  지척인 곳

그곳에 버스가 들어 온다

통영시내버스가 , 통영까지 가지는 않는다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거제도와 맞닿은 듯한 추봉도, 한산도가 어떻게 통영에 속하는지...

그렇게 불편을 무릎쓰고도  인내하며 사는 소외당한 섬사람들 ...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다리 ...하나 놓아 주면 ...얼마나 ...좋을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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