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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었다
11월의 길을 ...
11월이란 녀석은 어느새 겨울을 불러 와 허허로움으로 도배를 해 주고.
단풍잎은 말라 떨어져 낙엽이 되고
11월이란 녀석은
우리들의 뒷모습이고, 쓸쓸한 풍경이고, 한해의 마지막을 조금 일찍 예고하는 시간이다.
11월의 노래 -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11월의 낙엽
낙엽이 딩군다
11월.
널 꼭 붙잡아 달아나지 못하게 매달아 놓고 싶다
11월,
넌 사랑하는 연인이 이별하는 뒷모습을 각인 [刻印] 하는 시간과도 닮았구나
제발 천천히,버스를 타
이즈음에서 이별이란 사유(思惟) 와 느림의 미학이 필요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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