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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월)
거제도는 본디부터 섬이었다
몇억만년전부터 ...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큰 섬 거제도.
오늘은 섬의 역사를 바꾼 다리,
'거제대교' 를 찾아 가 보았다.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와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신촌) 두동네를 이은
거제대교,
이 곳은 현재까지는 거제로 들어 오는 육로의 관문이었다.
빨강머리 앤이 찾아 간 날은 쌀쌀한 겨울날씨임에도 내색않고
다리는 변함없이 묵묵히 저 할일을 하고 있었다.
견내량 해협의 겨울 파도는 쉬지않고 출렁였고
고기잡이를 나간 작은 배들은 연신 통통거리며 물속의 고기를 찾아 다녔으며
짧은 해는 이미 기울어 긴 안식을 준비하라는 몸짓의 시각임에도
다리는 어둠속에서도 여전히
온몸으로 부딪히며 열심히 차를 나르고 있었다 .
이렇게 충성스런 다리 하나를 떠 올려 본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지만
막상 찾아와서 확인하고 걸어보는 행동은 오늘이 처음이다.
대교에서 만난 아주머니를 보고 다리위를 걸어 보려고 일부러 고현동에서 왔다고 하자
의아해하는 아주머니의 표정이
'참 별난 취미를 가진 사람?
혹 견내량 바닷속으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하려고? 에구 아직 나이도 파란데 쯔쯔 '
이런 생각을 잠깐 했을지도 모른다.
거제대교 다리밑에서 오뎅과 호떡을 굽던 , 사람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께
걱정해주어 고맙다며 안심하라고 . 미소지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걸어갔다.
우리는 오랜시간 섬사람이었다.
육지로 가기 위한 노력은 끝없이 계속되었고 그런 와중에
불편을 감내하느라 겪은 별별 사건,사고도 많았었다.
하지만 정부의 크나큰 혜택으로 섬과 육지를 이어 준 다리하나가 생겼고
(그 당시 거제사람들 얼마나 좋아했을까? 날개를 단듯한 느낌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그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에 불과하였지만
다리하나가 가져 다 준 희망은 대단하여 세상을 온통 다 가진 기분이었다.
어린시절 기억하나 떠 올려보면 웃음이 피식난다.
버스를 타고 거제대교를 지나갈 때 바다위를 달리면 아찔하여 그만 눈을 감아 버렸고
혹시 다리가 두동강나서 우리가 탄 버스가 바닷속으로 쳐박혀 버릴지도
모른다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 이후로도 한동안 차를 타고 지나갈때면 그 기우는 염치도없이 성큼 되살아나곤 했었다.
가슴 조리게 했던 그런 불행한 상상은 한번도 현실로 일어나지 않았으며
해저밑 뻘구덕으로 쳐박힌 차도 물론 없었으리라 ...
거제대교가 개통 된지도 올해로 39년째지만 여전히 밤낮으로 사람과 차를 건너 주고 있다.
정말 편리했던 다리하나
앞으로도 그 일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것이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거제의 관문이었으며 상징이었던 명성은 며칠 후면
넘겨주게 되겠지만
오랫동안 거제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고마웠던 다리였기에 찾아가서
그 동안 정말 고마웠노라고 말하고 싶었다.
잊을 수 없는 다리,
잊혀져서는 안될 소중한 다리 (낭만과 추억을 꾸러미로 만들어 주었으며)
거제의 오늘이 있게 해 준' 거제대교' 위로 견내량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서 건너 보는 것, 작은 감동이며 무어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깊은 의미로 남을 것 같다.
진작에 와서 걸어 보는건데 ...라는 아쉬움을 떨쳐내는 순간
다리 하나를 견내량 해협에 걸쳐 두고 거제사람,통영사람 으로 구분되어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도
다리를 통해 이어줌이란 영원히 탈고안될 전설같은 끈끈한 정도 느껴 볼 수 있었다.
다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도 바다를 통해 들을 수 있어 좋았던 감동의 하루.
이제
언젠가 뜨문뜨문 통영을 거쳐 지리산, 혹은 덕유산으로
가는 길에 건너가는 다리쯤으로 기억될 이름은 거제대교...
신거제대교는 경상남도 거제시 사등면과 통영시 용남면 사이의 견내량 위를 잇는 국도 제14호선의 다리이다. 신거제대교는 4차선의 길이 940m, 폭 20m, 높이 20m로, 거제대교의 옆 쪽에 견내량의 협소한 목에 다리를 놓아서 육지와 섬을 연결시킨 다리이다. 원래 이곳에 건설된 최초의 다리는 1971년 4월에 준공된 길이 740m, 너비가 10m의 2차선 다리인 거제대교가 있었다.
지는 해가 바다를 태운다
저 멀리로 전에 못 보던 다리하나가 보인다.
작은 다리가 이어진 섬은 통영의 ' 해간도'라는데
잘 몰랐던 작은 섬이다 .
거제대교를 걸어서 건너 가며 견내량 해협을 내려 다 보니
큰 배에 진흙덩이같은 것을 가득 실었는데
무슨 용도로 어디에 쓸것인지, 굼금하고...
'해간도' 뒷쪽으로 거제도에 딸린 섬 '산달도'가 보인다 .
사등면 덕호에서 버스가 온다
통영으로 가는 시내버스 아직 거제대교는 말짱하다
노후화가 심하다고 들었는데 ...
거제도를 통영과 이어 준 (섬과 육지를 이어 준)
다리하나가 생겼다 '거제대교 '
1965년 5월 30일 착공하여 1971년2월28일에 완공?
시공자는 현대건설주식회사.
지금은 대부분의 차량들이 신거제대교로 다니고 있다.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
혼자서 겨울 바람을 맞으며 거제대교를 걷는다
다시 또 버스가 통영으로 간다 .
이제 할일이 없어진 검문소
통영쪽 검문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검문도 하지 않는다.
해풍을 맞은 시금치맛 아마도 단맛이 좋겠다.
이렇게 가지치기한 나무가 무슨 나무일까 궁금했는데
가지치기한 무화과라고 길건너아저씨가 큰소리로 알려 주신다.
무청, 해풍맞으며 말린 무청은 겨울철 별미인 씨락국으로 특별한 맛이 날테지.
거제대교를 바라 보며 바닷가에 터 잡은 집들은 늘 바다를 먹고 살까?
무화과나무를 가지치기하여 쌓아 놓았단다
말라가는 낙엽냄새가 나는 날
낙엽냄새. 얼어버린 무화과...
걸음을 옮길때마다 발밑에서 낙엽소리가 바스락바스락거린다.
이제 가을도 스러지고 바닷가 골목집에도
어느덧 찾아온 겨울이 바닷가 마을을 겨울빛으로 물들였다.
얼어버린 무화과이야기며 가을전어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이야기, 이제는
감성돔을 잡으러 곧 바다로 나갈것이라는 아저씨
아 참 뽕나무에 달린 오디이야기도 해 주셨는데
빨강머리앤이 뽕나무에 달린 오디도 아직 모르는 촌놈으로 보였는지?
언제고 바닷가 이야기가 궁금하면
통영이야기,거제도이야기, 거제대교이야기, 들으러 또 오라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아저씨,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있는 오래 된 기와집을 기억하며 걸어서 거제도로 .간다.
사등면 덕호리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가 만난 풍경 , 할머니와 강쥐
배추밭머리를 심심하게 지나가는 여학생
굴껍질과 다리의 절묘한 조화가 있는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이다
굴껍질에 구멍을 뚫어 나일론실로 묶어 가득 쌓아두는 일을 하는 아주머니들
굴공각이라하여 굴을 붙여 여름에는 굴채모를 받는다는데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알아 듣지는 못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은 어묵도 사 먹고 ,와플도 사 먹고
거제대교 다리밑 마을 풍경이 과거로의 여행처럼 정겹다.
지는 해는 아마 용초도쪽으로 지겠지 ?
청마의 둔덕골로 가려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린다 .
어둠이 내리면 집으로 가야지.
따끈따끈 호떡 꼭 '호호' 불어서 드세요.
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곁드린 이 멋진 그림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딸이 그렸다는데 정겹다.
따뜻함이 몽실몽실 묻어 나는 모습 바라보며 호떡하나 오뎅하나 사 먹고
대교버스정류장에서 고현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거제대교, 신거제대교를 다녀왔던 날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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