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통영의 작은 섬 해간도(2)

이바구아지매 2010. 12. 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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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색빛 하늘이  

 내려앉아  섬을 에워싸고 있었지만

모두가  슬기롭고,   억척스럽게  부지런한 곳.

 

 

 

 

해간도,  제법 넓은 땅이 있고 돌미역,돌굴과

다양한 어종으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 보이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주민60여명이 오붓하게 살고 있는  작은 평화의 섬 ,태풍도 비켜간다는 안전한 섬.

 

 

 

온통 바다만 있는 줄 알았지만  이렇게 너른 밭때기가  곳곳에 가만가만 엎디어  있다.

밭작물로 아마 고구마를 캐낸듯.

 

 

 

 

참 조용한  섬마을 , 파도소리초차 숨죽이고 썰물되어 갯벌저쪽으로 달아난  섬은 그만 잠이 든듯 조용조용 .

 

 

 

 

 

발길닿는대로 섬을 돌아  바닷가를 졸졸  따라갔더니 해변가에서

두 아낙네가 부지런히 굴을 까고 있었다 .

물어보니 '돌굴' 이라는데 자연산이며 양식굴에 비해 가격이 두배로 더 비싸단다

 

서울사람들이 사간다는데 신기하다 어찌알고 사가는지?

지금은 김장철 적기라서 부지런히 깐다는 친정엄마와 딸의 대화도 맛있고  

굴까는 손길은 또 어찌나 재빠른지 ...

 

 

 

 

 

아홉물이라는 12월 7일 , 무심코 바라보니 바다 한가운데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두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간이 콩알만해진다.

그만 세상을 버리려고 깊은 바다속으로 가는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하자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으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단다.

아저씨가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는  곳은 바다 저쪽에 있는  돌굴을 따내오려고   바다를 건너 간다는데

그런 풍경을 처음 보는지라 아무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초조하게 바라보며 걱정하자 

 큰 소리로 활짝 웃어 젖히며  여전히 익숙하게 굴을 깐다.

 

 

 

 

빨강장화를 신은 그녀는  거제도 고현에 살고 있지만 오늘은

친정인 해간도에 와서 엄마의 바쁜 일손을 도와주고 있단다.

남편은 사량도의 중학교에 교사로  재직중인 사모님으로

우연히 이야기하다보니  고현모중학교 교감샘인 친구와  같은학교에서

동료교사로 근무한적도 있으며 친하게 지낸사이란다.

우리는  활짝 웃으며 곧  바다처럼 어우러졌다. 

억척같은 바다여자들

바다로부터 강인함을 배운 그녀들의 생활하는 모습은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를 빼다 박은 듯.

 

 

 

 

그녀들은  또 다른 바다이야기도  많이 들려 주었는데...

 

 

 

 

이렇게 귀한 돌굴을 먹어 보라고 자꾸만 권하길래

사양하다 한입 먹어보니 소금물에 절인듯 짜서 혼이 났지만

끝맛은   바다향을 입안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돌굴맛이었다.

학교 다닐때는 공부도  잘 하고 모범생이었으며  엄마의 바쁜

 바닷일도 척척 나서서  도와주는 착한 막내딸이라고

칭찬을 끝없이 쏟아내는  친정엄마와 함께인

모습이 바다를 닮은 듯  보기좋았다.

언젠가  다시 오겠다는 인사남기고  

가면서도 몇번인가  다시 뒤돌아서  손흔들어주며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하고 서성이던 바닷가 작은 마을의 긴 여운.

 

 

 

 

바다에서 작업하는 일은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물을 손질하기도 하고.

 

 

 

곳곳에 굴껍질이 가득하다

거름이 되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골목길로 들어 서 본다.

 

 

 

 

해풍을 맞으며 잘  자란 배추포기들과 마늘이 .

 

 

 

 

너무도 조용한 바닷가 마을 .

 

 

 

골목길을 돌다 만난 방치된 건물 ,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오래전 해간분교 건물이었다고

바로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 가 보니 이미 오래 전   폐허가 되어버린듯한  운동장과 잡초더미에 파묻힌

건물이 비스더미 쓰러진 채 있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잃어버리자   옛날에 자신이 학교였다는

기억을  깡그리 잃어버리고  기억상실증에 걸려든   풍경이 

폐허미로 팽개처져 찾아 온 나그네의 발길을 짠하게 만든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가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바다가 불러 주는 자장노래에 ~~

그런 마을이 바로 해간도가 아닌지.

 

 

 

 

40여분만에 섬을 한바퀴 돌아보고 다시 해간도를 건넌다.

 

 

 

 

해간도로 가는 다리하나  해간연륙교 .

 

 

 

 

 하얀 속살 드러낸 갯벌에서 조개파고 굴 따는  여인들의 모습이 '개발하는 여인들'의 그림으로 태어난다.

 

 

 

저렇게 엎디어서 몇시간째 개발을 하면 허리는 또 얼마나 아플까?

 

 

휜 화살모양을 한  해간교를 지나가는 차도 있고.

 

 

 

 

배가 지나간다

개발하는 여인들과 섬은 서로를 물들이며 12월의 그림을 온종일 그린다.

 

 

 

이곳 바다는 태풍에도 끄떡없는 바다라는데 .

 

 

 

물에 비친 해간교가 자신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그만'나르시즘'에 빠져들고 말지도.

 

 

 

연기마을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들어왔다

차는 곧장 마지막 정류장인 해간마을로  달아나고.

 

 

바닷가 어느집앞에서 본 고구마빼때기.

 

 

 

 

 

하루에 4번 버스가 해간마을로 들어간다는데

지금가는 버스는 몇번째일까?

 

 

 

해간마을로 가는 누군가를 태운 버스가 해간교를 지나간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통영에 딸린 작은 섬에 갔던  기억하나 소중하게

 간직하며 12월의 바닷가를 터벅터벅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