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화려한 휴가 ..1980년 5월18일의 기억...그리고

이바구아지매 2011. 5. 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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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계절의 시간 , 오늘이   바로 서른 한해 전   5.18 광주민주항쟁이 시작 되었던 날...

미처 몰랐었네 달력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만 잔인했던 아픔의 날들을 현재가 아프지 않다고 잊어버렸을 ...

치매환자조차도 그 해 5월의 고통스런 아픔을 전쟁처럼 기억하고 있는데.  

 1980년 5월,  고작 재수생에 불과했었던 그녀의 눈으로 본 ...그 날은 5월 18일이었다.

 

신군부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는  계엄군을 풀어    전남도청과 광주의 금남로를 포위한 채  

 민중을 향한 무차별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신군부의 12.12 는 하극상 쿠데타로

 시작된 정권찬탈음모로 결국 80년 5월의 고귀한 생명들을 앗아갔고

계엄군의 진압작전으로 광주민주항쟁은 외형상 그 막을 내리게 되었지만...

 

1980년 5월18일 

 부산의 서면 로터리에서    집으로 바삐 돌아가려는 스무살의  애띤 그녀가  겁에 질린 채  서 있었다.

학원에서 수업을 일찍 끝내고 거리로 나선 시각은 오후 5시경?

갑자기 무장한 군인들이 탄 군용트럭이 몇대 나타나더니

시내를 삽시간에   무장한 계엄군들이   포위를 하고   총을 들고 촘촘히 박혀 서서 인간울타리를 형성하였다.

. 마치  로봇같은 표정으로 이건  우연히 목격한 장면인데

 파리가 계엄군의  눈가에 앉아 실컷  놀려 먹어도  눈 한번 까딱 하지 않았다.

 난생처음 경험한 그 날의 풍경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무장 계엄군을 보며 겁에 질려 바삐 돌아갈 생각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본 일이 없는 풍경이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궁금해지기도 하여 용기를 내어 계엄군들의

표정만 뚫어져라 살피는 엉뚱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제법 흐르자

오히려 그녀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파리보다 위대한 사람이지 않는가  ...라며   용감한 행동으로

겁없이 계엄군의 모자를 톡톡 두드려 보기도 하고 계엄군의  눈 앞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 새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렸고 밤10시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길에서 허둥대자

경찰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경찰서로 곧장  연행 해 가버렸다. 다행히 경찰이   집에  전화로

 확인하더니   운동권 학생이라는   의심을 풀고

      집으로 곧장  돌려 보내 주었다.

경찰서는  이미 대만원이었으므로 그녀까지 수용할 능력은  없었을것이다.

  그 날 부산 서면로터리에서 목격했던   살벌했던  풍경들...

대학생이던 오빠들은 학교를 박차고 거리로 나온죄로 이미 재송동에 있는  교도소의 철창에 갇혀 버렸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의 심장은 이미 터져 버렸던 그 해 5월...

그런 일이 있은 후 날마다 대학가는  경찰이 던지는 최루탄에  맞서 학생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광주의 진실을

몸으로 알렸다 .

 

훗날 결혼하여 서울로 간   그녀가 본 서울거리는  

 슬프게도 젊은이들이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몸으로

저항하고  행동하는 양심은     대학가의   몫으로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시민들은 날마다 고추보다 매운 최루탄의 맛에  눈물 줄줄 흘리며

 시대의 암울함은  술잔을 빌어  넋두리와 푸념으로  대신하던 풍경들...

군사독재의 군화발로 정권을 잡은 그들은 신군부의  망나니들이었고

광주의 폭도들은  선량한 시민들이었다

이런 말도 되지 않는 계절의 잔인함도 현대사가 되어 시간의

수레바퀴로  굴러 가니 서서히 잊혀져 가고

서른 한해를 훌쩍 넘기고 있는 시점이다.

 

찬란했던  계절의 5월은 훗날 영화  '화려한 휴가' 를  

 시작으로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세상으로 걸어 나와 광주를 보여 주었다.

푸르른 오월은 언제부턴가 문학의 힘을 빌어  붉은 5월로 불리어지기 시작하였고

광주는 시와 

음악, 영화 ,소설 .연극으로 태어났으며

2008년 5.18 에는 광주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문학공모전을 통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이번에는 

 동화속으로  광주의 힘과 , 혼을 불어 넣기 시작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참 잘 된 일이다

 우리의 어린  아이들은 1980년  5월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동화속으로 스며 든 광주이야기를 만나 보는 것도 썩 괜찮은 일이 될것 같다.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동화' 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는  또 얼마나 슬픈 내용일지...

동화로 나온 책표지를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덥석  데려 다   놓았다

그녀의 눈으로 만났던 광주의 피빛 계절은 광주가 아닌 다른곳에서 본 풍경들이기에

동화속 광주민주항쟁의 묘사가  또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녀가 겪은 현대사의 풍경은 아픔의 고통이지만  역사이기에 또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이미  읽은 이들의 서평도 제법 올라 와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다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꽃다운 어린 나이에 계엄군의 손에 무참히  죽어 간 쌍둥이 큰 딸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치매환자가 되어버린 외할머니가  그녀에게 주려고 분홍 원피스를 장만하였고

  분홍 원피스를 통하여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내려 놓는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의 맑은  눈을 통하여 ...

 

아픈 상처  가득한 기억속이지만 따뜻하고  행복했던  날의 기억도 함께 전하는 글맛이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슬프고도 따뜻한 한권의 책이 될것이다.

 

5월, 가족들과 함께 '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를  읽으며 광주민주항쟁을 이야기 해 보는것도 괜찮을듯

 

2011년5월 18일에 일어났던 잔인한 계절,   광주 민주항쟁을  생각 해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