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노랑가나의 가을이야기

이바구아지매 2011. 10. 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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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대문을 열자

벽에  걸려 있는 달력속의 빨강 휴일  하루,이틀, 사흘이  어깨동무 하고

나란히 서서 가나랑 놀자고 손짓하며 불러요

    그런데 이틀은 벌써   도망가 버렸답니다.

 늦잠 자고 일어나서 그림을  그리다가  오빠랑 티격태격 다투는

동안 이틀이 그만 후다닥 달아나버렸습니다.

  연휴 셋째날 ,그러니까  빨강숫자 마지막 날인 개천절날 

 할머니와,아빠, 엄마와 노랑가나는  대전으로 갑니다 . 

난생처음 가는 대전은 어떤곳일까?궁금하고 설레입니다.

오빠는 중간고사 시험기간이라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하네요

 할 수 없이

 노랑가나를 따라 길 나서는  베개랑  무릎덮개와 얇은 이불만 품에  안고 차를 탑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노랑가나, 엄마를 조심해야해요. 

 우리엄마는 노랑가나의 24시를  파파라치가 되어 따라다니며  

종일을 카메라에 담느라 눈코뜰사이없이 바쁘겠지요?

노랑가나는 엄마앞에서 발차기와 손으로 막느라고  야단이 날것이며 밤에는

엄마한테 시달려서  그만 몸살이 날지도 모를일입니다.

아 참 생각만해도 엄마의 질긴 파파라치 근성은  당해 낼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노랑가나는 대전에 살고 계신 삼촌댁으로

난생처음 초대받고 가는 길이라 즐겁기만 합니다.

 

 

 

 

아니벌써 엄마는 가나를 담기 시작하네요

벌써 찍혔습니다

막 대문을 나섰는데 말이죠

우리엄마 사전에는' 인정사정 볼것없다' 입니다 .

도대체가 조금도 봐 주는것이 없다니깐요.

그나마 참으로 다행한 일은   아침에 치카치카를 좀 잘한 탓에   

 누렇게 이가  나오지 않겠지만  하지만 혓바닥은 제대로 닦지도 못했는데 이크  조금 부끄럽습니다.

 

 

 

 

 

 

엄마를 막아내자

손바닥으로 카메라 렌즈를  가리기에 성공하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엄마는 전생에 사진작가나   영화감독이 분명해요.

 

 

 

 

 

 

 

 

 

때로는 엄마를 신나게 골려 먹기도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엄마가 그만 울어버릴까봐

애교부리며  엄마한테만  바다색 몽고반점을 살짝 보여 줍니다.

 요기 보이나요 노랑가나의 파란 몽고반점 ?

 

"아이 예뻐라 노랑가나 엉덩이의  몽고반점이 가을이라고  언제   이마로 이사를 갔군

 저 푸른 초원으로  말달리는 징기스칸소녀  노랑가나 ... 으하하하 고 점 ''콕' 찍었다 ."

하고 좋아서 목젖이 다 보이도록   웃어 젖히는  엄마...

대전 가는 길에 찍은  노랑가나 의 사진은 돌아올때쯤이면  카메라의 2기가

 메모리칩의 용량이   차고 넘칠지도 모릅니다.

 

 

 

 

착한 네비양의 길 안내를  받으며  

산청휴게소에 잠깐 들러서  소변도 하고 나와  정자근처에 가득한 

  바람개비 구경을 하고 있는데  곧장  엄마가 쫓아와서 

"노랑가나야 , 바람개비를 향해 신나는 모습으로 팔짝 뛰어올라봐 "

"아니 하나도 신나지  않단 말쌈 ?"

"엄마가 사진 찍어주면 얼마나 좋은데 할매랑 폼한번 잡아보자 

할머니는 아가적에 사진 한번도 못 찍어봤어 얼매나 속이 상한지 몰라  

지금 사진 많이 안 찍으면 나중에 할머니처럼 후회한다 쪼글쪼글 늙은 모습 사진에 담으면  뵈기싫어 "

"할머니는 왜 아가적에  사진 안 찍었어?"

"응 그때는 카메라가 뭔지   구경도 몬해봤는기라  보리밥 묵고 호롱불아래서

모시배짜고 그러다가 그만 폭 꼬꾸라져 안잤나   "

"오라 그래서 할머니 아가때 사진이 한장도 없었구나 "

 

 

 

 

 

 

 

 

엄마, 저 할머니들 사진 많이  찍어주시지

아마 저 할머니들도 우리할머니처럼 아가적사진 한장도 없을걸?

 

 

 

 

 

 

 

그렇게 사진찍기놀이를 하며 3시간30분 가까이 달려  대전에 도착하였습니다.

삼촌이 살고 계신 마을은  깨끗하고 집들도 동화속처럼 예쁩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친구들의 뒷모습도  폼나고 ..

 

 

 

 

 

 

 

삼촌댁에도착하여 갈색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집도 예쁘긴 하지만 아직 공사중이라

정신없이 바쁘기만하고 꼬리치며 반겨 주던  예쁜  초롱이할배(애완견)가

보이지 않아 나민언니한테 물어보니

죽었다고 합니다

"초롱이 왜 죽었어 ?"

"응 교통사로 ... "

초롱할배는 설과  추석에는  어김없이 노랑가나 집으로  함께왔던 견공할배였는데

 죽었다니 그만  눈물이  나서  눈을 크게 뜨고 눈물을 꾸욱 참아봅니다.

 

 

 

 

 

초롱할배의 죽음은 정말 슬픕니다.

 

 

 

 

 

 이번에는 어항속의 귀염둥이 구피랑  놉니다.

 구피는 열대어에 속하는 아주 작은 물고기랍니다.

 

 

 

 

 

 

안녕 구피

안녕  양귀비, 안녕 행운목,안녕 국화꽃 . 모두 노랑가나랑 놀자구...

자 따라해봐  눈에 힘 주고 , 코에 힘 주고 으카카카  가나처럼 따라 해 보라구.

 

 

 

 

 

 

요 이쁜 눈은 누구눈?

와우 김수환추기경이닷 ...

 

 

 

 

 

 

 

삼촌댁  나민언니는 얼굴가득 여드름이 풍년이 들었고   해민언니는  고 쪼끄만 얼굴에 안경으로

넘쳐납니다 큰 안경알이 얼굴을 온통 다 덮어버린 사촌언니들

그런 안경이 요즘 유행이라네요  참참참 그 유행이란건...

그런데 노랑가나의 맘에 속 드는 곳이 있어요.

1층 2층 계단을 따라 3층에 올라가니

 옥탑방이 너무 근사한  집...예뻐서 반했어요.

 

두 개의 옥탑방이야기 

상상만으로도 멋지겠죠? 

이 방에서  삼촌은 밤늦도록 원자력 안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숙모는 밤하늘의 별나라와 신기루를  그림 그릴테죠 !

 

 

 

 

 

 

1층에서  딩굴딩굴 놀다가 다시 2층으로 올라가서 딩굴딩굴

그러다가 다시 3층으로 올라 가서    옥탑방에서  엎드려  봅니다.

 턱 괴고 하늘보면  밤하늘의  별들이  놀러올것같은  그림 그리기 정말  좋은 방입니다.

노랑가나도 이 멋진  옥탑 방에서 그림 그리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또 어딜 가야한다며  무조건 바삐 움직입니다.

이번에는 세종시로 간다네요 ?  세종대왕님께서  만든 도시일까요?

참 재미난 이름이군요.네비양은 처음 가는 낯선길도  똑똑하게 잘 안내 해 줍니다.

 

 

 

 

세종시  첫마을, 이름도 예쁩니다.

  먼지나는 공사현장과 '금강보'를  지나갑니다.

"가나야' 보'가 무슨 뜻인지 모르지  알려 줄게

"보' 는  농사를 지을 때 논으로 흘러 들어 가는 물길을 잘 정돈하여

농사를 짓는데 물 사정이 좋게 해 주는 중요한  물줄기를 말하는거야 "

라고 엄마가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대전을 지나 이제  공주로 갑니다.

국립공원 계룡산을 만나러 간다네요.

 

 

 

 

 

 

국립공원 계룡산은 멀리서 차창으로 고개 내밀고 바라봐도 휼륭한 산임에 분명합니다.

노랑가나가 사는 거제에도

 바다가 보이는 멋진 '계룡산'이 딱 버티고 있는데 

공주의 계룡산은 바다가 없네요.

 

하지만 곧 고운 단풍옷을 입은 가을산은 너무 예쁠거라는데 아직은 단풍옷을 입지는 않았네요

집에 가면 두 개의 계룡산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산들인지  검색 해 봐야겠어요.

 내일은 학교에 가야하니  이제 서둘러서 네비양과 함께 거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대전에 갔던 노랑가나의 노랑이야기는 이만 끝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