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섬 ,장사도

이바구아지매 2012. 1. 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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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01월 10일(화)

 

인간, 자연, 예술이  공존하는 섬,  장사도에 갑니다.

장사도(진뱀이 섬 혹은 잠사도)

조선소에 근무하던 한 남자가 (김봉열...장사도해상공원대표이사) 십수년전 겁없이 장사도를 덜컥 샀더랍니다.

그리고  장사도와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잘 가꾸어진 섬   화려한  '외도'와 비교되는 곳으로

손 대지 않고 자연을 바라보며 느끼자는  생각으로

섬을 가꾸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바람결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행정구역상 장사도는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하고 통영여객선 터미널에서는 약50분 거리인 먼 바닷길을 가야 하지만

거제시 남부면 가배,저구,대포항에서는 10~15분 거리의 섬입니다.  

섬의 생김새가 긴 뱀의 형상을 하고 있어 '진뱀이섬'이라고 불리며 실제로도 섬에는 뱀이 많았다고 전합니다.

어느 날 공무원이 섬 이름을  한자로 고칠 때

질다의 본뜻인 길다를   한자로  긴 장(長)으로 표기하여 장사도라

하였으며  본래부터 불리던 '진뱀이섬 ' 이란 이름은 차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을 겁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잠사도' 누에를 닮은  모습을 하고 있어  늬비섬이라고도 불렸다는군요  

경상도 말로 누에를 '늬비'라고 부릅니다.

참 아름다운 이름 '진뱀이섬 '늬비섬 '  고운 이름 다시 찾아  섬 입구 혹은 섬의  길목에 새겨 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며.

겨울방학중인 막내와 장사도를 향하여 앞으로...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유람선 선착장..

 

 

 

 

 

장사도에 가려던 계획이  네번째 무산될 뻔하였지만

 오전 11:00시  저구항에서 간신히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오전10시에  가배항에서  출발하기로 한 배는  사실 어제 출발하기로 예약을 하였지만  

이용객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오늘 오전10시에는 꼭  출발하겠다고 약속하였고

 오전9시 05분경 거제 고현에서  가배항으로 출발하여 거제시 거제면의 서정리를 지날즈음

아직도 사람이 모이지  않아  배가 출항할 수 없다며 저구항으로 가 보라고 합니다

벌써 몇번째 약속을 어기자 화가 치밀었지만 결국 흥분하고  화만 낼 입장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곧장 저구항으로

달렸습니다.

 

장사도로 가는 유람선이 운행한지 겨우 며칠에 불과하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관계로  시행착오가 생기는것 같습니다.

저구항의 유람선  매표소에 도착하자  창문에 붙어있는 '바다여행' 이란  낭만적인 문구를 보자

여행자의 마음은   설렙니다.

창문틈으로 세워진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마저  아련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어 조금 전 치밀어 오르던 화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속으로 함께 날아가버리고

아무일도 없었던듯 기분좋게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섬  장사도행 왕복 배삯 어른 15,000원  어린이 8,000원

편도 소요시간 15분

이곳 외에도 거제시  가배, 대포항에서 뱃길로 장사도로 갈 수 있다고 하며  

부산,대구등에서 출발하여 거가대교를 경유하여 장사도로 갈 계획인 여행자들은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거제시의 세 항구에서 운행하는 배는 4척이며 승선 인원은 배한척당 130~150명인데

이는 유람선의 정원에 훨씬 못미치는  수치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배운항은 일출후30분 이후부터 일몰전30분 이전으로

하루 수차례 운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영항에서는 하루 14척의 배가 다닌다고 합니다.

 

 

 

 

 

 

 

 

11:00시에 우리가 탄 유람선 선경호가 저구항에서 출발합니다.

파도를 밀어내는 만큼 거제도의 작은 마을 저구항은 점차 멀어집니다.

 

 

 

어김없이 갈매기떼는 새우깡을 받아 먹으려고 유람선으로

날아들어 던져주는 새우깡을 잡는

골키퍼가 되어  줍니다

 

 

 

푸른바다를 하얗게 길트며 선경호가  정확히 15분  나아가니

카멜리아(동백) 아기동백꽃이   활짝  피어  맞아 주는 해상공원 장사도에 닿습니다

장사도에 첫 발 내딛는 순간 다시 입장료 10,000원을 받습니다

통영쪽에서 온 여행자들에게는 8500원을 받아 똑같은 해상공원을 이용하는데도

입장료에서  차이가 납니다 . 

통영항서 출발하면 배삯에서 비용이  더  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다,섬,여인...정희옥 작 ...2011

 

 

 

 

 

 

전설같은 장사도이야기는 바람결에 참 많이도 들었던 섬이야기입니다.

 

 

사랑이란...함깨 그 섬에 가 보는 것

바다를 바라보게 만들어진 온실 위에는 하얗게 두 개의 사랑이 피어났습니다.

 

 

 

 

 

통영사자탈과 통영선녀탈

 

 

 

해학적인 통영의 탈과 함께... 

 

 

 

 

섬 그리고 동백

 

 

 

 

섬에는 구실잣밤나무와 후박나무와 동백나무와 거제딸기나무가 지천입니다. 

먼 남쪽 이국의 어느 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섬의 서쪽 봉우리로 가는 곳에 구름다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경사가 심한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니 숨이 차서 헉헉대며

땀이 뻘뻘 나려는 순간  이렇게 다리를 만나 건너 가니  휴 하고 안도의 긴 숨을 내 쉬며

 퍽 재미난 발상이란 생각도 듭니다.

다리가 시작 되기 전  오른쪽 옆 오르막 언덕에는 장사도분교가 있습니다.

 

 

 

빨강색 무지개 다리위에서 '진뱀이섬'을  느껴봅니다.

 

 

 

학교 가는 길 ...

 

 

 

 

장사도 분교, 옛날에 섬아이들이 다니던 작은 학교 .

염소를 키우며 꿈을 키우던 섬아이들과 선생님의 이야기가  '낙도의 메아리' 라는 영화로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학교 운동장에는 특별한 모습의 분재가 가득하며 오래되어 쓰지 못하고 녹이 쓸어 방치된  펌프와 국기게양대도 있더군요.

 

 

 

작은 학교 안 교실풍경

 

 

 

 

 

 

 

 

 

 

 

 

소녀를 따라 줄넘기도 함께 해 봅니다.

 

 

 

 

 

 

 

학교종 (김메리 작곡)을 풍금으로 쳐   봅니다.

 

 

 

 

우거진 동백숲 터널을 지나가며.

 

 

 

 

섬집아이네  집에서 .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숲속에서 들려오는 '섬집아기'의 노래를 들으며  햇살드는 마루에 엎드리니

물질하러 간 해녀엄마를 기다리는 기분입니다.

 

 

 

 

 

 

 

 

노닥거리다가  섬에서 밤을 만나도 좋겠습니다

느긋느긋    느릿느릿   ...

그러다가 밤이 되면 놀러 온 도께비에게 마술부리는  도께비방망이 하나 얻을 것만 같습니다.

 

 

 

장사도에서는 멋진 신사 펭귄아저씨도 만나 보는군요.

 

 

 

 

 

섬 그리고 동백 ... 강종열 작

 

 

 

 

때로는 시무룩함도 인간의 모습이라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야외공연장 옆의  누군가의 집 ?

 

 

 

 

야외공연장을 둘러싸고 세워놓은  브론즈상이 뿜어 내는 위용도  볼만합니다.

봄이 오면 멋진 야외공연장으로  사람들이 붐비겠죠?

 

 

 

야외공연장의 관람석

 

 

 

사람들을 위한 배려 ...야외공연장의  십이지를  상징하는  브론즈상

 

 

 

 

봄을 기다리는 풍경

머지 않은 날 겨울을 훌훌 벗어버릴 시간을 위해 

인내하는 식물들이 입은 겨울옷 .

 

 

 

 

 

작은 교회(church)가 언덕 위에 있었다고 전하지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고 하지만  보지 못하였니 상상속의 교회는 ...

혹시 교인들의 집을 교회로 사용했다는  황해도 솔내교회처럼

언덕 위에 있었던 교회도 그랬을지도 모르겠군요.

 

 

 

 

교회가 있었다는 언덕위로 올라서니

교회가 있었을 법한 공터에  공덕비 하나가 서 있습니다 

오래전 1971년  장사도분교로 전근와서

    섬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한 옥미조선생님(현,거제민속박물관 관장), 염소선생님으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제법 오래 된  영화 '낙도의 메아리'는  옥미조선생님과 장사도아이들을 영화속 주인공이 되게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선생님을 하나님을 섬기는 아동문학가라고  공덕비에 소개하였더군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섬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갔고

새로 섬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장사도의 옛날이  궁금하지만

들려 줄 사람이 이제 없군요.

 

 

 

 

 

 

 

두어시간 섬을 돌다보니

후줄근하여 요깃거리를 찾아가니 여기서도 어김없이 통영의 꿀빵입니다

한입 베어물고  섬을  다 돌아 본 후 야외공연장을 빠져나가    배를 타러 선창을  향해  가다

만난 빨강우체통과 시비하나가 앞에 섭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두 사람의 플라토닉한 사랑으로 문학사에 더  잘  알려진 

 청마 유치환 , 정윤 이영도의 시를 앞뒤로 나뉘어

돌에 새겨 놓았습니다.

 

통영을 바라보는 쪽으로  청마의 '행복'

거제도를 바라보는 쪽으로   정윤의 '황혼에 서서 '

두 시를 음미해 보는 시간도 괜찮군요.

 

섬을 한 바퀴 다 돌아 보고 난 후라면 누군가에게 편지 혹은 엽서 한 장  써서  빨강우체통에 맡겨도 좋겠습니다.

장사도의 우체통을 관리하는 한산면 우체국의 소인이 찍힌 편지를 받는다면  퍽 낭만적일겁니다.

 

 

 

 

 

 

황혼에 서서   /  이 영도

 

 

산이여 목매인 듯

 

지긋이 숨 죽이고

 

 

바다를 굽어보는

 

먼 침묵은

 

 

어쩌지 못할 너 목숨의

 

아픈 견딤이랴

 

 

너는 가고

 

애모는 바다처럼 저무는데

 

 

그 달래임 같은

 

물결 같은 내 소리

 

 

세월은 덧이 없어도

 

한결 같은 나의 정

 

 

 

 

 

에메럴드빛 바다가  하늘과 함께한 섬 장사도

 

 

하늘과 바다가 함께한  이곳에서  연인들은 사랑을 맹세합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장사도의 멋진 풍경으로   기억할겁니다

봄이 오는 2~3월경 

동백꽃은 섬을 온통 꽃무덤으로  만들고 만다니   그 꼴을 보러 다시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