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살구꽃 피는 시인의 마을 , 경북 청도군 청도읍 내호리

이바구아지매 2012. 3. 1. 18:00

 

 

 

♥시인의 마을로 찾아 들다♥

 

 

 

                                                                 이호우                              이영도                                         유치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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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26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3월1일)

   우리문단의   시조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호우(1912~1970), 이영도( 1916 ~ 1976 )

   오누이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경북 청도군 청도읍 내호리 생가를 찾아갔다. 

 생가 앞의   길 건너편으로 흐르는

   청도천과 동창천이 만나  밀양강이 되는  지류 국도변의 경북 청도로

 아침  08시 10분경 거제시 고현동에서 출발하여

  120km 떨어진

경상북도 청도까지  1시간 30분만에 도착 할 수 있었던 데는  순전히  '거가대교'라는 지름길  덕분이다.

착한 내비양은  김해, 밀양을  지나   유천에서 매전방향으로  길 안내를 잘 해주었고

   단축키를 사용한것처럼 편리하고 빨라진 도로 사정은  마법같은 신기함마저 느낀다.

적어도  4시간쯤  소요되리라  생각했었는데 ...

 

 

 

 

  

 

 

 

 

 

 

 

 

경상북도가 시작되는 첫 동네 청도군 청도읍 내호리

 

 

 

 

 

 

 

 내호리 시인의 마을 어귀

 

 

 

 

 

 

 

 

 

 

이호우,이영도 오누이 시인의 생가  화살표 방향 2m 앞

 

 

 

 

오누이 시인의 생가 , 굳게 잠긴 대문 

 

대문 활짝 열려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더라면  시인을 만나는 기분으로   뜨락도 거닐어 보고

오누이 시인이 살았던 흔적도 느껴볼 수 있었을 것을 .. 많이 아쉽다..

 

마침 병원에 가는 길이라며 시인의 생가 앞을  지나가는 내호리 아주머니께서  

"그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요"

라며 빈 집이라고 알려 주신다.

이호우 시인의  제수씨 되는 분이  오랫동안 이 집에  살고 있었지만   얼마 전  

돌아가셨으며   부산에 살고 있는 그녀의  가족들이 가끔씩 들리는  정도라며...

 

 

  

 

 

 

 

 

 

 

시조시인 이호우,이영도 생가,너머로 들여 다 본 풍경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오늘도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통영의  중앙우체국에서?)

     청마 유치환이 이영도에게   사모하는   마음을 시로 담아 보낸

  5천 여통에 가까운 편지를 받은  곳이   바로 이곳 청도읍 내호리 생가였다고 한다.

    

잠긴 대문 옆으로 난 좁은 공간의     담장너머로  까치발하고 버텨서서  턱 내밀고  집 안을 들여 다 보니

감나무 옆으로 놓여 져 있는  벌통크기만한  두 개의 대리석이 보인다.

  짐작으로   이호우,이영도시인을

소개 해 놓았을것 같은데 멀찌감치서 본  추측이라  정확하지는 않다.

 

 

 

 

 

 

 

청도군 청도읍 내호리 259번지

 

 

유천길46번지 (길번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적한 시골집같은...

 

 

 

 

 

 

 

밋밋한 대문가에서

 

 빨강우체통 하나 세워 놓았더라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텐데

그리운이에게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살구꽃 피는 고향소식을 '

느릿느릿 아날로그 방식인  편지로 전해보는 것   퍽이나  낭만적이지 않을까 하고

 300리 밖 거제도에서 달려와서 지즐댄다..

 

 대문가에 매달린 작은 우편함에 꽂혀 있던   '이상현'이라고 적힌 우편물 하나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뿐 무척 심심해 보이는   시인의 생가이다..

 

 

 

 

 

시인의 뜨락에서 봄의 새싹을 틔우고 있는 감나무를 보다.

 

봄이 깊어지는   오월이면 감나무는   초롱같은 감꽃을 가지가 휘도록 가득 매달았다가 ,

어느 날엔  사랑스런  꽃비로  쏟아져 내리다가,

감나무 아래로  쓰러진  감꽃밭이 되어  아름다운  꽃들의 축제를  꾸며 주다가,

다시 감또개로 열매 키우는 여름을  달려  깊은  가을 어느 날

  꽃보다 더 고운 빨강감 주렁주렁 하늘가에 매달면,

   시인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의 발길도 총총  많아질 법하다.

 

 

 

 

오래 된  건물과의 만남  ,   야릇한  흥분,  , 과거로의 여행 ...

 

시인의 집 앞,

 길 건너편으로    사료판매소가  드라마속의 풍경처럼 서 있다. 

 

 

 

 

 

 

 

1910년 ~1970년의 풍경을 재현 해 놓은 듯, 오래 전 거리를 다시 걸어 보는 기분이란... . 

 

 

 

 

 

유천극장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다는   유천극장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영화의  역사와  명성을 흠뻑 날리던 곳으로

얼마전 아이들이 극장안에서 놀다가 불이 나서 하마트면 극장이 사라질 뻔한 일도 있었단다

요즘은  약장수들이 가끔씩 찾아 와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약을 팔기도 한다는  유천극장의 모습.

 

 

 

 

길을 걷다 만난  청도버스,,

차를 탄  사람들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일지도.

 

 

 

 

 

 

 현대식 건물이 오히려 생뚱맞고  어색 해 보이는 고장

오래된 빛깔이어서 더  아름다운 곳

오래 된 빛깔이 품어내는 멋...청도

 

 

 

 

영신정미소

여전히 흐르는  세월을 품고 앉아 옛날부터 하던 일을 변함없이

 정직하게 계속하고 있는 모습을 만나니  가슴이 울컥하며 존경심이 일어난다.

어린시절  학교 가는 길에 날마다  본 낯설지 않은 정겨운 풍경

 언제나  택택거리는  요란한 소리와  뽀얀  먼지를 사방으로  날리며  

 등하교 길의  아이들을 따라  쫓아오던 방앗간의  심술도 밉지 않았던...

 

 방앗간으로 불리는 정미소는 일제강점기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1920년대와 30년대는 정미업이 떼돈버는 사업으로 정미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며

대부분의 정미소 주인은 일본인이었다.

시민의 대부분은 매갈이꾼(남자)과 미선공(여자)으로  일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도 있다..

 

 

영진정미소에서...

 

 숫자가  큼직한  달력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걸려 있는 풍경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먼지를 뒤집어 쓴채  열심히 정미일에 열심인   아저씨께 툭 한마디 던져 본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

"살 찧어요 "

"살? 아 쌀을   찧는다는 말씀이시군요 하하하  "

부산사람들과 경북지방의 사람들은 'ㅆ' 발음이   잘 되질 않아 고향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말씨.

 

♠정미소에서 있었던  오래 된 아픈  추억하나 ..

 

초등학교 3학년 겨울 어느 날,

엄마를 따라 정미소에 갔었다

리어카에 몇 개의 나락가마니를 싣고   끌고 밀며  신작로의 자갈길로 비틀거리며 간 정미소

두어시간의  차례를 기다려  우리집 차례가 되자 정미소아저씨는  커다란 정미통에 나락  한가마니를  덥석 들어 올려

쏟아부어 현미쌀을 먼저 찧었다. 깎인 쌀의 양 보다  벼껍질이

 훨씬 많이 나오자 어린 나도 속이 상했다. 한 가마의 벼껍질을  담아 

낸 다음 다시  칠분도  쌀을 빻던  중 엄마는

쌀겨속에 쌀이 막 딸려  나간다고 소리치며  아까워서  어쩔줄 몰라 하다가  

 천정 높은 곳으로부터 위 아래로    빙빙 돌아가던

까만 정미기계에 씌어진  시커먼 벨트도 아랑곳 않고  용기내어 납작하게 엎디어

아까운  쌀겨를 쓸어 담던 아슬아슬한 순간,

   정미기계의 돌아가던  벨트가 혀를 넬름  내밀어  그만 엄마의  머리카락을  휘감아 돌아버렸고,

 , 순식간에  엄마조차  천정으로   딸려   올라가더니

쿵 하고 시멘트 바닥으로 나자빠지셨다. .

정미기계를 감고 도는 시커먼 벨트는   보기만 해도   몸이 감겨 올라가는 듯한  

서늘하고  오싹해지는   광경이었다..

 엄마는 순간  의식을 잃었고 급히 소식 듣고 찾아오신 의사선생님께서 

  뇌를 심하게 다쳐 생명이 위험하다고 하셨다.

  동네사람들도   엄마의 사고 소식을 듣자 곧장   달려 와서  얼마나 안타까워 했는지,모른다 

이렇게 죽으면 어린 자식들 불쌍해서  어떡할거냐고  하며 밤낮으로 찾아와

간호 해 주며 꼭 살아나야 한다고 걱정 해 주셨고.

덕택에  기적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고통을 참으며   살아나셨다. 

그리고  평생을  두통에 시달리면서 살고 계신다.  

영신정미소를 보니  고통스럽던   추억 하나가   아프게 떠 오른다.

 

 

 

 

 

 

 

중앙소리사와   내호리 아주머니..

 

 

 

 

 

 

 

유천 내호리  ...밀양과 경계를 이루는 지역으로 이곳으로부터 경상북도의 시작이다.

 

 

 

 

 

유천참기름집

 

 

 

청도풍경

 

세월의 이끼가   천연덕스럽게  올라 붙어 있는  집

창문이 유난히도 많은 기와집은 무얼 하던 가게였는지...

 

 

 

 

 

 

 

산나리다방...다방레지가 있었던 시절의 풍경이 그대로  멈춰 있다,. 

 

 

 

 

 

 

 

내호리  어귀의  길 건너  청도천 옆으로는  오누이공원이 있다.

낮에도 도깨비가 나오는 화장실도 있어 .

울산에서 문학기행을 왔다는 문우들과  인사를 나누며 도깨비가 나오는 화장실이야기로

잠깐동안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였다.

 

 

 

 

오누이공원,

1919년  일제의 침략과 탄압에   항거하여  민족의 정통성 회복을 위하여

 3.1 만세운동을 외친것과  더불어 왜인을 응징하기 위해 동진회까지 결성하여 활동하다

 순국하신  청도의  애국지사들을 추모하기 세운 기념탑도  이 곳에 있었다..

 

  

 

 

 

 

 

청도가 낳은 오누이 시조시인을 기리는 공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시 '개화'

 

 

 

 

 

 '살구꽃  핀 마을' 시비앞에서...

 

 

 

 

 

 

이호우

 

 

이호우(李鎬雨, 1912년1970년)는 대한민국시조 시인이다.

는 이호우(爾豪雨)이며, 경북 청도에서 출생하였다. 1940년 <문장>지에 시조 <달밤>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장하였다.

 

 

 

 

 

 

 

정운 이영도와  청마 유치환

 

 

청도를 찾는 날에는 이호우,이영도 형제시인만 다루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허전하여  청마 유치환과 함께   포스팅하는것이 좋을듯.

 

 

 

 

 

 

 

이영도

 

 

시조시인으로 호는 정운(丁芸). 경상북도 청도 출생.

1916. 10. 22에 태어나 1976. 3. 5 졸.

 

1

 

<현대시학〉 편집위원을 지내면서 영남시조문학 동인으로 활동했다.

1945년 대구에서  문예동인지 〈죽순 竹筍〉에

시조 《제야(除夜)》를 발표함으로써 문재(文才)를 인정받았고,

한국 전래의 기다림을 고유의 가락에 실어 감각적으로 읊어 시조를 발표했다.

 

 

 

 

 

이호우 시비 '살구꽃 핀 마을 '

 

 

 

 

 

이영도 시비'' 달무리 ''

 

 

 

 

 

오래 전

청도천 넓은 강변이 하얗게 드러나는 시간,   유천교 작은 다리 위에 서서 

  그리움을 담아 보낸 청마의   편지를 

읽으며 마음 설레었을  단아했던 한 여인 이영도여사가

 서성거렸을법한  강가 

 

 

 

 

 

 

 

유천교 다리를 지나가면 경상남도 밀양이 시작되는 청도천

 

 

 

 

 

 

 

  시인의 마을에 봄이 오면 살구꽃 벙글며    피어나겠지.

 

 

                

 

 

 

 

 

 

 

 

 

수수꽃다리(라일락)가 총총총 열리는   4월이 오면 시인의 마을

청도가 다시 그리울게다.

 

 

 

 

 

 

 

수수꽃다리 활짝  피는 4월이 오면  청도가 다시 그리울게다.

 

 

 

2012.03.01...청도를 떠나 밀양으로 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