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통영시 태평동 22번지 ,문 좀 열어주세요 .(꽃신의 작가 김용익 생가에서)

이바구아지매 2012. 7. 8. 18:15

 

 

 

 

29114

 

 

열심히 달려깄더니

아뿔사 , 통영시 태평동 22번지 대문이  굳게 잠겼군요.

이런...

요즘  물어물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먼길 달려 와서 헛걸음 하고   아쉬움만 남긴채  돌아 가는건 아닐까요?

 빨강머리 앤,  역시 혼자 땀 삐질삐질 흘리며 찾아 가서  괜한 헛수고 한건가요? 그런가요?

적어도 안내판 하나 정도는 이제   설치 해 두어도 좋을 시간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조차도 힘이든다면 대문가에 종이한장 간단하게  써 붙여두는 성의라도  보여야한다는 빨강머리 앤의  생각입니다.

아직 문을 열어두지 못하는 까닭과  이해를 바란다는 작은 알림 정도는...

그것이야말로  이곳을 찾는 여행자에  대한 작은 배려가 아닐까요?

 

 

 

'꽃신'의 작가 김용익

 

 

 

 

 

집에  가지고 있는 작가 김용익의  영문 소설 몇권.

 

 

 

   대부분 그대로  둔 작가의 생가는  지붕만 주황색 기와로 바꾼 정도이며

주황색  기와를 얹은  대문을 열고 생가로 들어서면 조그맣게 새로 지어진

안내소?가   아담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조만간   대문 입구에서   찾아 온 여행자를 친절하게  안내하게 되겠죠.

 

 

담너머로 들여 다 본 김용식(외교부장관역임) 김용익(소설가) 형제의  생가는

 아담하게 리모델링되어  작은  문학관으로 탄생한것은  의미있는 일이며  보기좋지만

아쉽게도 들어갈 수 없으니  문밖에서 서성이며 상상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빨강머리 앤처럼  오래전부터 김용익의 작품들을 빠짐없이 챙기며 특별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벌써 몇번이고 다녀갔을법한 시간이 흘러가지 않았나 생각되는군요.

 

 

 

 

 

'

 

 

 

 

 

 

빨강머리 앤

  작가가  태어나서 자란 이 곳이 문학관으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에도 몇번더  찾았습니다

 작년  11월  늦은 가을  어느날에도  오래전 떠나간 작가를 생각하며  뜨락에 서 있었습니다.

벌써   두개의 계절이 바쁘게  바뀌며 지나갔군요 .

오늘은

 휴일이라 남편을 졸라 가나랑 함께 다시 왔습니다.

남편 역시 작가를  존경하며

작가의 작품들을  늘 가방속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 읽곤 하더군요.

지나간 스승의 날(2012,5,5)에는  거제시 장평동에 소재한  00중학교에서  일일명예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작가의  영문 소설 '꽃신'< The  Wedding  Shoes >  을 학생들에게 들려  주었습니다 .

학교에서 교과서로 접하지 못한 영문 소설로  공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 마술의 펜'이라는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교과서에  수록하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주옥같은 작품들입니다.

작가의 대표작   '꽃신'은  가장 한국적인 전통과 토속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영어수업 시간을 함께한 학생들은  남편으로부터 작가 김용익을 새롭게  만나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요?

더불어 지금 통영에서는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실어야  한다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통영시 태평동 22번지 주변

 

 

 

 

 

예전처럼 집안으로  들어 가 보고 싶었는데...

 

 

 

 

 

작은아이 가나도 담너머로  빼꼼.

 

 

 

 

 소설의 무대로  한두번쯤 등장했을법한 골목길로 여름아이 가나가  신나게 달려봅니다.

 

 

 

 

 

 

오래 된 이끼가   끼어있어  골목길을 더 정답게 만들어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이 곳에 왔다가  텅빈 집을 보고 쓸쓸히 돌아서는 시간.

 

 

 

 

 

 

 

 

주전3길 18번지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침묵뿐 대답이 없어요.

 

 

 

 

너무 심심해진 가나  그만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탱글탱글해진 여름햇살은 어김없이 태평동 22번지 골목길도 태울듯 달려듭니다.

 

 

 

 

김용식,김용익 형제가  살았던 곳.

 태평동 22번지 대문가에는  검은 화강암으로   외교관, 소설가 형제를 나란히 새겨놓았습니다.

하늘수박 넝쿨이   구석진 벽을  심심하지 않게 파랗게 연출 해 주니 한결 시원 해 보입니다.

 

 

 

 

 

너무 더워지니  입 크게 벌리고 혹시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이라도 있으면 

입 크게 벌려 한입  꿀꺽 삼켜보겠다는  가나양.

 

 

 

 

 

 

 

 

 

 

지금도 백정은  노력하면 돈을 상당히 벌 수 있는 직업으로 살아남았지만

꽃신장사는 이미  오래전  흔적조차 사라져버렸습니다 ...

 

 

 

 

태평동 풍경.

 

 

 

 

혹시 누군가가 와서 잠긴 문 열어 줄까하고 오랜시간  기다려봅니다.

 

 

 

 

 

심심하니 잠자리 흉내도 내 보고...

 

 

 

 

 

 

 

 

대낮인데 모기가 골목길로 애앵하고 날아다닙니다 .

가나 얼른 쫓아가서  때려 잡았습니다 .

"열어달라는 대문은 열어주지도 않고 모기녀석만  친절하군 나쁜 넘 "

라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가나가  중얼댑니다. 

"통영,가나한테  이렇게 대접해도 되는기가 ? 거제에서 먼길 달려왔다 이말이다 "

 

 

 

 

 

 

 

큰길에서 골목길로 들어선  할머니가 더운 모습으로 힘들게 걸어 올라오시네요

더위에 많이 지친듯 힘들어 하시네요.

 

 

 

 

 

 

우리를 보자 그만 앞집 대문가에 주저 앉으시더니

주인없는 집 대문가에서 서성이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으시네요.

 

 

 

 

 

다시 햇살을 등에 지고 바삐 가는 할머니를 가나는  오래오래 기억할까요?

 

 

 

 

 

 

 

 

 

 

 

 

 

 

 

 

 

 

 

 

 

 

 

 

리모델링 전  다른사람이 살고 있었던 작년 가을,

"그렇게 휼륭한 분이 이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생가였군요

잘 몰랐는데 인터넷으로 검색 해 봐야겠어요"

라고 말하던 젊은 남자도  이제 다른곳으로 떠나가고  없네요.

 

 

 

 

 

작년 가을,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가을로 가득한 뜨락이  무척이나 서정적이었던 

 리모델링 전 작가의  생가에서 ...'빨강머리 앤 '

 

 

 

 

마술의 펜이라는 세계의 극찬을 받은 작품

 

꽃신 <The  Wedding  Shoes >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일제강점기 민족의  전통말살정책과  6,25 한국전쟁의 비극을 잉태한  참 아픈 사랑을  아름다운 소설 <꽃신>에

담아 내었습니다. 상도의 슬픈 사랑이,  신집 주인의 눈물방울처럼  가슴에 맺히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김용익선생이 타계한지도 17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통영시 용남면 통달리   오촌부락  선영에 잠들어 있으며 해마다  4월이면

추모제를 열어 그를 기리고 있습니다.

 

소설  '꽃신 ' 을 가리켜  '통영별곡' 으로 부르기도 하더군요.

 

 

'거제사람을 배우자로 맞은 통영 두 문인이야기(김용익편)'를

 작년 여름에도  땀 뻘뻘 흘리며  포스팅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