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지구마을 사람들과 소통의 다리를 이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바구아지매 2012. 4. 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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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 어제와 오늘을 만나게 하는 다리같은 이야기

 

03월 28일 전화를 걸었지만 바쁜탓인지 벨이 울리기만 하고 받지를 않더니

1분 뒤  나의 폰이  울렸다 .

반가운 목소리의 주인공,  외교관 조재철

" 이번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100여년 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렸던 만국평화회의를 종종 떠올렸습니다

 1907년 고종 황제가 이준열사를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 했지만 본회의장에 참석조차 못했는데

 이제는 53개국과 4개 국제기구의 지도자들이 참가하는 회의를 주재하였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죠.

선배님과 통화를 하면서   비로소  일상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라는 전화로 듣는  익숙한  목소리가 무척이나 반갑게 들렸다.

지난 달 03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를 무사히 끝낸  다음 날

 그 동안의 수고를  격려해 주고 싶어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다.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하루 평균 600~700여통의 전화를 받으며

짧은 시간 (3월26~27일)이었지만 철저한 준비를 위해서 지난 8월부터 바빴다고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통했던  조재철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취재지원과장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몇일뒤에 스웨덴으로  떠난다고 했다

 

"덕분에 몸무게가 5kg 가까이 빠졌습니다   가뿐해서 너무 좋습니다  "

"스웨덴으로 떠나기 전  한번 다녀가세요 그 동안 쌓였던 긴장과  피로도 풀겸 ... "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일정의 스케줄을 소화해 내야 했던   그를 다시  먼길 달려 거제로 오게 한 일은 잘한 일일까?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서..조재철님,정연광(남편)

 

 

53개국 세계 정상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세계의 중심에서 평화를 외친 2012년 서울 핵안전보정상회의 폐막  후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시각 선배의 성화로 (몇달 전 이미 약속 해 놓은 ...)

  서울에서  첫차를 타고 달려왔으니  피곤이 오히려  누적되고 말지도 모를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터미널에서 만나자마자

" 선배님, 반갑습니다 날씨 정말 좋고 밝은 모습 여전하십니다"

라며 맑은 웃음을 보여주니 덩달아 기분이 상쾌해진다.

4.11일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이라 거리는 온통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지만 휩싸이지 않고

 곧장 달려 간 곳,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여행은 조금의  차질을 빚는다.

계획대로라면  한려해상국립공원지구의  해금강, 우제봉,바람의 언덕,신선대 등을  돌아보려

했지만 스웨덴으로 떠나기 전 만나서 인사해야 할 지인들이  많아 일정을 조절하다보니 

 꽃 피는 봄을

여유롭게 만끽하기는  애시당초 욕심에  불가.

그렇더라도 짧은  시간을 따뜻한 기억들로 채울 수 있다면   북유럽에서 보내게 될  칙칙하고 시린  겨울도

견딜만하지 않을까?

 

 

그와 함께 돌아 보는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기억해야 할 6.25 한국전쟁 유엔군참전국

 

북한군의 불법남침으로 시작한 6.25전쟁은 1950년6월 25일부터 1953년 7월27일까지 3년 1개월동안 계속되었다.

 국방군사연구소가 펴낸 “한국전쟁피해통계”에 의하면 전쟁기간중 한국 민간인 피해는 모두 99만968명으로

 사망24만4663명,학살12만8936명,부상22만9625명,납치8만4532명, 행방불명 30만3212명과

 61만2636동의 주택이  부셔졌으며 13만7899명의 국군이  숨지고, 군인1만9392명이 실종되었으며

경찰관 3131명이 전사했다.

 

 

 

  군부대를 방문한 이승만대통령이 색동 한복을 입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존 리치 사진전 )

 

 

가끔씩 찾게 되는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침 전시관으로 들어가다  입구에서 만난 존 리치 기자의  특별사진전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

 

 존 리치 기자,

종군기자로 전선을 누비던   당시 모습.

 

 

 미국 NBC의 '전설적 기자'인 존 리치(John Rich, 92)씨가 한국 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여해

촬영한 컬러 사진  작품 몇점이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한국전쟁 개전 초기부터 휴전협정 조인 시까지 3년여 동안의 장면을 담은 사진.

 

이 사진은  포로들을 위한 취사장  풍경이다.

 

 

 

 

전쟁 중 많은 고아가 생겨났으며...

 

 

 

 

 

 

 물을 받으려고 줄을 길게 세운  양동이의  풍경과 몽실언니와 간난이...

 

 

 

거제도포로수용소  잔해  앞에서... 소설 쓰는 외교관  조재철

 

6.25한국전쟁에 의전국으로 참여 해 도움 준 북유럽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스웨덴으로 날아가서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외교활동을 성실하게 수행할것이다.

 

 

오후3시,

바쁜 그의 일정을 따라   거제를 떠나  곧장  남해로 간다.

지난 여름, 

외교관이자 작가이기도 한 그와의 만남을 포스팅한 적이 두어번 있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수 있는 친근한 모습일게다.

남해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년기의 따뜻했던 기억들을 바탕으로 한

 장편 소설 '다리'로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그와 함께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내장이 훤히 비치는  파르스름하게    맛있는

   멸치잡이를 위해 설치한 죽방렴,남해바다, 시원의  풍경속으로

 열 한 번째 남해여행을 나선 것은 참 잘한 일이다.

   해풍에 실려오는 소금맛이  푸르디 푸른 보물섬 남해의  마늘향과 어우러진다. 

 

 

 

 

 

소설 '다리' 의 무대가 되어 준   '남해대교와 노량진 바다를   바라보는 작가  

 

"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진이가 데생으로 남해대교를 그리던 곳은   어디쯤이죠 ?"

"저기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 풀밭쪽으로 ..."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글, 서로 다른 것과 떨어진 것을 결합시키는 글을 쓰고 싶었다"

라고 책을 통해 말하는 작가.

 

  소설 쓰는 외교관인 그를  보면

닮은꼴인 한 사람이 생각난다.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석권한 세계 최고의 영화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 >  원작소설 <O&A>를  쓴 인도의 외교관이자 소설가인

'비카스  스와루프<Vikas Swarup>'박사

 

  비카스 스와루프 박사가 한국,인도 친선의 해를 맞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자신의 문학이야기를 '작가와의 대화'시간에

한국  독자들에게  들려줄때   조재철님은 인도를  이해하고 인도문학을 깊숙히 따라 가 볼 수 있도록 깔끔한 진행으로

 다리를 놓아 준  역활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갔던  작가의  아버지,

  태평양전쟁(Pacific War)에 동원되었고 전쟁이 끝나갈즈음 아버지가 타고 있었던  군함이 폭격으로 침몰하자 

바다로 뛰어들어   죽을 힘을 다해 헤엄치던 아버지는 쏟아지는 총탄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오른쪽 팔에 총알이

박혔지만 고향으로 돌아 가기  위한 집념으로   심해 깊은   바다를 헤엄쳐 건널 수 있었다.

 

 빠삐용같은, 하멜같은 탈출만큼이나 손에 땀을 쥐게하고

    스릴 넘치는 영화같은 책읽기였다 ...소설 '다리' 를 읽고.

 

 

 

 

 

 

 

 

조선 중종 때 학자 자암 김구는 기묘사화에 연류되어  남해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꽃밭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화전별곡< 花田別曲>지어 노래했다.

 

 

 

 

남해대교에서 빨강머리 앤...

 

짧은 만남 후

 2012년4월11일 그는 스웨덴으로 떠났다 .

 

그리고

"다시는 떠나지 않기 위해서, 영원히 고향에 가기 위해서 떠나는 것임을 믿습니다.

50세가 되면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향에 가서 동화작가가 되겠다던 소년의 꿈을

고향의 달빛속에 걸어두고 ... "

 

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며칠전 스톡홀롬은  펑펑 쏟아진  눈으로 인해  눈 속에 푹 파묻힌 도시가 되었습니다."

라는 소식도 함께 .

 

14개의 섬과 57개의 다리로 연결 된  아름다운 도시 스톡홀롬에서  다시  고국을 위해 일하는 외교관으로서

한국을 대변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다.

 

 

 

며칠전까지도 고현항  해안도로변에 붙어 있었던 6,25 한국전쟁 의료지원국 

'스웨덴' 을 소개해 놓은 표지판을 떼어내고, 펄럭이던  스웨덴기도 내리고

G20국가로 '바꿔 부착 해 놓았다...왜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