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화도 花島 별곡

이바구아지매 2012. 2. 28. 17:40

 

 

29022

 

 

 

 

 

화도()에서...

 

 철저하게  준비된 여행을 하고 싶었던 '화도'

 하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아쉬움 가득한  여행이 되고 만다.

적어도 떠나기 전   잘 쓴   몇편의 여행기  정도는  읽고 떠나는 것이

여행자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겠느냐는 남편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독서로  큰 욕심을 부려보지 못한 나  

화도의 선창가에서 문득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백미인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關東別曲]을 

 떠 올린다. 아침이 다가지 않은  시간에...

 

 

   여행은   눈과 발로 하는 단순한 것이  결코 아니며

누군가의  노력으로 잘 씌어진   여행기를 읽게 된다면 그 또한   특별한 여행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이렇게 섬세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남편의 조언을 떠올리며  '화도' 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화도,

섬의 면적 1.22킬로평방미터, 해안선길이 7.1km.이며 2012년 2월 현재 총 80가구 120명이 살고 있으며

섬의  지명이 자주 바뀐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조선 초기 세종 때 적도 (赤島).각도 ( ) 화도(火 島), 화도 (花島)

여기서 적도는 붉을 적(赤) , 섬도 (島)를 써 붉은 섬이라는 뜻이며

각도(角 島 )는 섬의 동쪽에 사슴 뿔처럼  2개의 돌출부가 있어 각도라 불리기도 하였으며

화도(火 島 )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들이 왜구를 무찌르기 위해  섬에다 불을 질렀고 온 섬이

불길에 휩싸이자   훗날 '불섬' 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일본인들이 고의적으로 화도(火島 )를 화도(花島)로 바꾸었다는 설도 있다.

 

화도(花島), 이름처럼 봄이 되면 진달래꽃이 섬을 뒤덮어 붉게 물들어  아름다운 꽃섬이 된다니

그런 이유로 본다면   달라진  한자의 뜻이  오히려 잘된 일은  아닐까?

 

 면포(미영바꾸미),마포,발포,소자포,염막포 와선포,송포(솔개)의 7개 마을은  화도

    섬에 살았던  선조들의 숨결과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름

섬주민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하며 극히  일부만  논농사와 밭농사를 병행하고 있으며 

인구비율로 보면 노인인구가 대부분이다 

어업이 활발했던 시절에는 부자섬으로 불렸으며  인구가  400명을 넘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어업 기술의 발달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 된 후 한동안 재미를 본 적도 있었지만

각종 양식어장에 사용하던  어구들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자  날이 갈수록 바다의  

오염이 심각해지기 시작하였으며 

갈치,방어,고등어 등  이 곳의 다양한  어종 또한 급격히 줄어들어 예전처럼

 고기도 잡히지 않게 되었으며  급기야 어업의  황폐화란 말마저 나오게 되었다.

 교육시설 또한  전무한  섬에서  청년들이  바다만 바라보고 살기에는 

 열악한 환경으로 결국 청년들은  집을  방치한 채  인근의 도시인 거제시와 통영으로

나가 조선소 혹은   그 밖의 다양한 곳에서  생활터전을 마련하여 섬사람 특유의 억척스런 모습으로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화도는 떠나간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진정한  안식처이며  

섬이 되어버린 그들의 부모님과 뭍으로 떠나간 형제와

정다웠던 죽마고우를 못견디게 그리워서 찾아가는 고향이 되었다..

 

 

 

 

 

 

 

 

 

 

화도선착장  09시 23분경 도착...2012년 02월 22일(수) . ..날씨 흐림.

 

 

 

 

선착장에서 우연히  마주 친  면포마을 아주머니가 꽃샘 추위에 옷이 얇아 떨고 있는듯

화장하지 않은  생얼굴의  하얀 피부가 발그레하여 진달래꽃을 닮았다고 하자  

  살포시  눈을 감으며 수줍어 하는  모습이 선해 보인다.

혹시 섬에 가게가 있느냐고 묻자   그런것은 없고

필요한 것은 통영으로 배를 타고 가서 7일분의  시장을 한꺼번에 봐 오기도 하고

급하게 필요한것이라도 생긴다면  통영으로 나가는 이웃들이 대신 사다 주기도 한단다.

 

 

 

 

선착장 앞   '화도'  돌표지석이 반기지만 돌에 새겨진 글자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섬의 중심지로 보이는  면포마을을 또다른 이름으로  미영(무명)바꾸미라고도 부르는데

예전에는 목화를 재배하던 지역이었단다.

 

 

 

 

 

화도花島... 아직은 2월이라  한달은 족히  기다려야

  진달래꽃으로 뒤덮힌 아름다운  꽃섬을 보게될것 같다 

 

 

 

 

우렁쉥이 (멍게)양식에 쓰이는 노끈?

 

 

 

 

 

역시 우렁쉥이 양식할 때  쓰인다는   화려한 빛깔의 끈 .

 

 

 

 

면포아주머니깨서는 양식장에 쓰이는 각종  어구들을 다양하게  알려 주었지만   듣는 순간 

금방  다 까  먹고 마는 깜빡이다.

 

면포에서 화도보건진료소를 지나  솔개의 숭덕초등학교 화도분교장(3년전폐교)쪽을 언덕을 넘어가면

화도교회가 나오며 그곳에 둘레둘레 모여 사는 동네를    미포(米浦 ,쌀개)마을이라 부르며

    소롯길을 따라 왼쪽의 대밭머리를  지나가면 나타나는  

와선포 ,그기서  다시 길을 돌아  만나는  마을은  염전이 있었던  염막포(염막개)가

나온다고...

 

 

통영에서 탄  섬누리호에서  사무장님께서 알려 주신 섬돌이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리라고 하셨지만

화도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서너시간은 족히  걸리겠다.

 섬에 사람이 들어 와서  살기 시작한 역사와 문명이 깨어나기 시작한 오랜 시간을

어찌  한두시간에  다 익힐 수  있을까?

 

 

면포아주머니께서 알려 주신대로   섬의 오른쪽인 솔개쪽으로 가서 언덕을 넘어 미포로 다녀오기와  

다시 섬 왼쪽 바다에 떠 있는 목섬을 보며  해안가로 돌기

또 다른 방법하나로는  섬 중앙의 언덕을 넘어 와선포, 염막포로 다녀오기 등

세가지 방법으로 섬을 돌아볼 생각이다.

 

 

 

 

 

 

 

면포에서 솔개로 걸어가며 죽방렴을 생각하다.

 

 

 

 

남해의 죽방렴

 

대발의 죽방렴을 설치하여 물살이 센곳으로부터 고기가 몰려  들어오도록 하는 긴 말뚝에 대발장이

있었던 포구를 발개 또는 발포  마을이라고 들었지만  

마을의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겠다   함께 걸으며  알려주는 가이드가 없으니 ...

  죽방렴으로  잡는 멸치맛이 별미라고 잘 알려져 있으며  오래전  

원시형태로 고기를 잡는 죽방렴은 아름다운 다리의 고장  남해에서만 이루어지는 어로방식인줄 알았는데

이곳 화도에서도  죽방렴의 어로방식으로 고기를 잡고 있었다니 무척  신기하게 느껴진다.

 

 

 

 

 

면포에서 솔개방향인  오른쪽으로  걷다 만난 화도어촌계

 

 

 

 

 

 

면포에서 오른쪽 방향의   솔갯길로   조금 걸어가니 태극기 휘날리는 화도보건진료소가 나타난다.

 

 

보건진료소를 얼마쯤 지나  옆으로 난  작은 남새밭에는 자잘한 홍합껍질이

밭이랑에 가득 뿌려져 있고 지난 가을의 흔적인 허수아비는  하는일 없이  

   비스듬이 서 있다. 참새를 쫓는 일 따위는 이제 하지 않아도 ...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바뀐  결과   얕은 바닷속마저 맑고

 투명한 물빛대신 자질구레한 어구들이

까맣게 다 차지하고 있다.

 

 

 

 

 

숭덕초등학교 화도분교장 ,

이제 이 학교는 머지 않은 시간에  박물관으로 활용될것이라  하는데 ...

 

 

 

 

 

 

 

화도의  유일한 학교였지만 ..

이제 사람들은  학교이야기 마저도  

추억속에서 꺼내  전설처럼 이야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떠나간 뒤 그네도 할일이 없어져 버렸다.

 

 

 

학교랑 이웃한  집 

솔개마을에서...

 

 

 

 

 

 

 

 

교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내다 보니 동백나무가 꽃망울을 성글게 달고 서 있다.

 

 

 

 

 

 

 

 

 

 

숭덕초등학교  화도분교장에는 떠나간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백나무가 서 있다.

 

 

 

 

 

 

학교 뒤로 돌아 가 보니

 

 

누군가가 떠나 가 방치된 집

그 집 나뭇가지에는 봄을 피워올리는 풍경이 매달려 있다

주인이 떠나간 그터에도 봄은 어김없이 피어난다..

 

 

 

 

제멋대로 무성하게 자라버린  지난 가을의 들깨친구들?

관리되지 않는 학교 뒤켯.

 

 

 

 

학교  이웃에 살고 있는 이웃집에서 무청을 매달아 바람에 말리고 있는 풍경도 만나고.

 

 

 

 

 

기어 오르기 좋아하는 넝쿨식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교실의 창문을 점령하고도 신이 난 풍경이다.

 

 

봄이 피어나는 소리가 나뭇가지 끝에서  들리는듯

 

 

 

 

 

 

화도의 또하나의 이름인  적도는 붉을 적(赤) , 섬도 (島)를 써 붉은 섬이라는 뜻이니 

 화도,花島 이전의 이름이었던  '붉은 섬'이라는 뜻으로 '적도'라고 불러도 잘 어울릴듯한  땅빛깔이다. 

 

 

 

 

 

솔개마을의  폐교된 화도분교장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 언덕길로 오르면서 보니

 건너편 언덕으로도 봄을 기다리고 있는  대여섯 가구의 집들이  듬성듬성 눈에 띈다.

시간을 죽이며 언덕을  지키고 서 있는 작은 부락 

 밭 언덕을 지나가면서 보니    '한려해상국립공원 한산지구' 라고 적힌 돌을  환경부에서 세워 놓았다.

 

 

 

 

 

언덕길 올라서니 트럭이 한 대가 대여 있고  역시 바다를 내려 다 보는 그림같은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촘촘하니 마늘이 키를 키우고 시금치도 단맛을 올리는 마을이름은 무엇일까?

 

 

 

영화에서 많이  본듯한  섬마을이 나타난다

처음 만난 복슬이가 낮선 사람을 향해 킁킁대며 이리저리 날뛴다.  침입자로 알고 마을사람들한테 알리는건지 ?

고양이가 염치좋게 밭고랑을 내달리며 까치소리와 수탉이 훼를 치는 소리가 넘쳐나는  

작은 어촌마을은 늘 이모습이겠지? 

 

 

 

 

 

 

마삭줄은 울타리를 타고 바지런히   쭉쭉   뻗어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서는 마삭줄조차  울타리가 되어 아름다운 섬마을의 풍경이 되어 준다.

 

 

 

 

 

솔개에서 고개를  넘으니  언덕에 걸터 앉은   '화도교회'가  8~10호  정도의 집들과  

 양지쪽 언덕에 함께 모여 오순도순  바다를 내려 다 보고 있다

마침 교회쪽에서 나오는 아저씨가 보여 마을 이름을 묻자 미포(쌀개)마을 이라고  일러 준다

아저씨가 너무 바빠 보여 궁금한것이 많지만  더 이상 물어 볼 수가 없다 .

 

 

 

 

 

이곳 사람들은 지척인 둔덕면 소재지로 나가려고 해도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둔덕면의 둔덕중학교로  다닌 마지막  통학선 608호에 세 명의  여학생들이 

난간에 기대앉아  활짝 웃는 모습으로 찍은 사진과 기사를

 인터넷 신문<거제타임즈>에서 본 적이 있는데

 여학생들은 통영의  고등학교로 진학했다는 기사가

마음 찡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본섬 거제도의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것을  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숭덕초등학교 화도분교장, 화도의 유일한 학교였다.

 

 

 

 

 

 

 

와선포 가는 길에 사자만한 시커먼 개가 길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서 어찌나 크게 짖어대는지

그만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가지 않은 길'이 되고 만다

개가 쫓아오면 분명 개한테 갈기갈기  ~으   상상만으로도 너무 무섭다.

사자만한 개님...  중국사람이 즐겨 쓰는  과장법을  조금  빌어  쓴다면    집채만한 개???

 

 

 

 

 

미포에서 ...

이만하면 영화 혹은 드라마에 출연해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풍경

 

 

 

 

 

 

 

마을과 바다를  내려 다 보는 큰 소나무가 찬바람 소리를 괴기스럽게 내는  날

소나무에 매달린 스피커는 마을이장님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섬마을  한려해상국립공원지구

널부러진 부표더미와 어구들만 치우고 청소해도 섬은 무척 아름다울것같다.

게다가 스토리텔링이란 옷을 만들어서 입혀준다면

화도는  매력적인 섬으로 손색이 없어보인다.

 

 

 

 

 

 

 

 

이 건물은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모르겠다. ...미포에서

 

 

 

 

 

 

 

 

 

 

 

걷다 보니  시도때도없이 나타나는  부표더미들.

 

 따스한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섬청소를 말끔히 한다면

화도란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꽃섬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알 수 없는 용도의  방치한 건물? ...미포에서

 

 

 

 

 

섬에는 차가 다니지 않아  소음 공해가  전혀 없지만 너무 조용하고 심심하다

시간조차 멈춰버린 섬

 아침부터 다이어트를 해서인지  배가 몹시 고프다고만 느껴질  뿐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한 배꼽시계는   정오를 향해 달린다.

 

 

 

 

 

 

 

 

2월의 댓닢소리 ..어둔 밤 이 길 지나가다  댓닢 비비대는 소리 들으면 왠지 머리가 쭈삣거릴것만 같다.

하얀 소복입은 여인이  나타날것만 같고...

 

 

 

 

 

 

 

 

국립공원 한려해상지구인 '화도'이지만  과연 국립공원에 준한 혜택을 받고 있기나한지?

아니면 이름뿐인지... 가꾸면 두 배로 아름다운  화도가 되겠지만...

 

 

 

 

 

 

계속 학교이야기가 계속되어야 할 곳임에도 불구하고 ...

 곧 박물관이 들어선다고 하니 어떤 용도의 박물관이 될지  들었지만 곧 까 먹고 말았다.

 

 

 

 

 

 

 

 책을 덮은 지 이미 3년전 ...

 

 

 

 

 

재잘리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섬마을 아이들은 이제 다 육지로 떠나고 텅 비어 버린 학교는 아이들이 뛰놀던  흔적만 남아 있디.

 

 

 

 

 

오리나무가 지난 겨울의 흔적을 매달고도 바쁘게 새순을 꿈틀대며 피어 올리는 풍경도 만난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한 뒤로 섬의 바다는 죽어가고 있다

 

 

 

 

각종 어구들이  고스란히 바다에 방치되어 바다가 죽어 가고 있다.

 

 

 

 

 

해변을 따라 면포마을에서 솔개마을을 지나간다.

 

 

 

 

 

 

솔개란 좁은(솔다) 란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로 좁은 마을이란 뜻일게다. 

 

 

 

 

 

 

 

화도는 오리나무가 많다 십리절반 오리나무가 작년의 갈색톤 묵은 열매를 아직 매단채지만 가만 보면

연두색 새순들이 봄을 쏘아  올리는 풍경과 새들의  지즐대는 섬마을의 시간은 머지 않은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파도가 미동조차 않는 섬길을 걸어가는 여행자의 발자국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리는 시간

호흡하며 걷는 숨결도 제법 큰소리가 되어 섬을 되살아나게 한다.

 

 

 

 

 

 

 

 

바다에서 섬으로 올라 온 부표더미

 

 

 

 

 

 

 

 

 

다시 면포마을로 돌아 와서 이번에는 섬의 중앙으로 난 길을  가로 질러  넘어 가 본다.

 

 

 

 

 

 지난 가을의 은행잎이 몰려 다니는 풍경을 보며

아직은  2월의  찬바람이 몰려 다니는 섬에서 봄을 부른다.

 

 

 

 

 

 

 

 염전이 있었다는 '염막포'

 

 

 

평평한 마을길을 걸어가다 동네 아주머니를 만나 마을  이름을 묻자' 염막포'요

라고 큰소리를 치자. 조용한 염막포마을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해풍을  먹고 자라는 마늘도 살랑거리고...

 

 

 

 

 

이마을에서도 빈집 몇집을  쉽게 발견한다.

 

 

해안가를 돌아 본다.

무척이나 심심한 염막포

 

 

 

 

어이쿠  이게 웬 쓰레기더미? 해안가를 걷다 만난 놀라운 풍경

 

 

 

 

 

미포에서 염막포 가는 길

 

언덕을  내려 서니 비파나무가 푸르게 서 있는 바닷가 어부네 집의 담벼락을 스치며  지나가니

좁디 좁은 오솔길이 주는 정겨움이 어쩐지 좋다.

 

 

 

그 집 나직한 지붕위에는 우뭇가사리를  뜯어 말리고 있다

바다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라 다닌다.

 

파도가 미동조차 않는 섬길을 걸어가는 여행자의 발자국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리는 시간

가늘게 호흡하며 걷는 숨결도  큰소리가 되어 섬의 공해가 될까 봐  조심스럽다

심심찮게 만나는 바다에서 올라 온 부표더미며

바다에서 건져 올려 말리는 우뭇가사리도  지나가는 길에 지붕위에서 만난다.

우뭇거사리는 7시간여 고으면 젤리같은  새하얀 묵이 만들어진다니  신기하다. 

 

염막포에서...

 

 

 

 

 

 

 

 

 

염막포는 평평한 평지마을로 밭에는 온통 굴껍질로 하얗다

굴껍질이 퇴비나 거름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작은 비닐하우스 속을 들여 다 보니  무엇인가 싹이 트고 있는것 같은데 지나가는 사람이 없으니

물어 볼 수도 없다.

 

 

 

 

 

 

마치 바다위로 기찻길이 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저 끝에는 '화도역'이란 간이역이 있을것만 같다.

 

 

바닷속에 잠겨 있는 이것들은 다 멍게를 양식하는데 쓰였던 것?

 

 

 

 

 

 

 부표더미 쓰레기를 가득 실어 놓고도  가져 가지 않고 바다에 둥둥 배 띄워 놓았으니

시 행정의 손길이 섬까지 미치기에는 멀기만 한 것일까?

 

 

 

 

물 나기 전 목섬

 

 

 

 

 

 

 

 

 

 

봄이 되면 시간이 허락하는 시민들이  화도로 청소하러 가는 건  어떨까?

아니 전국민들이 함께한다면  어떨까?

아름다운 섬을 가꾸자는 취지로 말이다.

 

 

 

  화도가,  바다가 죽으면  안되는데 ...

 

한려해상국립공원이라고 하면서 청소는 누가 하노 ...

 

 

 

 

 

  화도가 속한 행정구역이  거제시인지 통영시인지 구분이가지 않는다.

누군가가 그랬다 화도는 거제와 통영의 사이에서 콕 끼인   샌드위치 빵같은 존재라고...

그렇지만 화도사람들 불편도 말 없이 참아내는 인내심이 대단하다 

그런 화도사람들에게 거제시에서는 뱃길 하나 내 주지 못하는  걸까?

거제시 둔덕면 술역리 호곡마을에서 배 타면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오전에는

통영에서 무려2시간 20여분동안 빙빙 둘러서 가야하는 섬이라니...

꿈같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둔덕 호곡마을에서 화도로 연륙교를 놓게 된다면 편리할것 같은데

혹 경제적인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라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면포마을과  솔개마을은  이웃한 마을이다

 

 

 

 

 

지금은 배달 중,  박영찬이장님 목섬쪽으로 바쁘게 달려 가신다.

 염막포로 가는지...

 

 

 

 

 

 

 

점심을 먹은   뒤 바람이 많은 날 , 오늘은 여덟물이라며  바지락 캐러 간다고  바람에

날아갈까봐 모자를 빨래집게로  꼭 물리고 부녀회원들이 나선다.

 

 

 

 

 

 

 

 

화도에 딸린 새끼 섬인' 목섬'

 

 

 

 

 

 

 

화도여인네들이    목섬으로 간다.

 

 

 

 

 

 

 

 

부표더미...

 

 

 

 

"'호오이  "

 하고  숨을 고르며 잠수를 하려는 '바다여자' 해녀를 선창가에서 운좋게도 만났다.

 "춥지 않으세요? 해녀복 바지 한번 올려 봐 주시겠어요? 숨가쁘지 않으세요?

한번 물속에 들어가면 얼마나 견디세요?" 등등

물질가는 해녀에게 두서없는 질문을 마구 던졌다.

물에 한번 들어가면 4~5시간 정도 물질을 한다는데 너무 추워 보인다.

바다의 오염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해산물 채취도 예전같지를 않다고 하는데

 그녀가 물속으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시간을 재어 보니  30~40초 후 물 위로 고개를 내민다. 

대단한  숨고르기가 아닌가 하얗게 드러난 종아리를 보여주는  

해녀의 말씨를 들어 보니 고향이  제주도인것 같다.

제주 해녀가 거제도로 옮겨 와서  물질을 한 시간도 100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신문기사로 읽은 적이 있다.

 제주해녀가 거제해녀로 정착하기까지 1세기

그녀의   허리에 찬 망사리속으로 해산물이  조금씩 채워지는 모습에서  해녀의 억척같은 삶을  본다.

 

 

 

 

 

 

바닷물이 빠지는 여덟물의 물때가 되자  바닷길이 거짓말처럼 활짝 열린다.

20m 정도의  바닷길이 열리고

 하얗게 길이 생기자   점심을 든든하게 챙겨 먹은 화도여인네들이 모두 모여 목섬으로 바지락을 캐러 간다.

 

 

 

 

 

   어촌계 부녀회원들인 그녀들은  모두  열린 바닷길로 건너가서

  목섬주위에서 어둠이 내리는 시각까지

바지락을 캘것이라고 하는데 화도의 청정해역인 목섬에서 캔  

 자연산  바지락은 맛이 특히 좋아 전량 일본으로 수출을 한단다.

 엎드려서 바지락을 캐는 일은  밭에서  김을 매는것 보다 몇 배  더 힘이 든다는 어느 아주머니의 말씀.

 

 

 

 

함께 목섬으로 건너가서  바지락을 캐 보지 않겠느냐며  화도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 주는 명랑하고 활발 해 보이는 화도교회 00집사님

 

이제 배를 타러 가야 할 시간이라   목섬으로 건너가서

바지락 캐는 풍경을 생생하게 담지 못하고

돌아서야하니 무척이나 아쉽다.

 

 

 

 

화도의 박영찬이장님께서는  목사,우편배달부,시장 봐 주기,환자 병원에 모셔가기 등으로 눈 , 코 뜰새없이 바쁘셨다.

이번에는  재빠르게 목섬으로 건너가시더니 부녀회원들을  한사람 한사람   출석을

 부르자 또박또박 대답을 하고 난 그녀들은   모두 목섬 주위로  퍼져 나가서  바지락을 캐기 시작한다.

여기서  화도(花島 )란 이름에 잘 어울리는 풍경을  보았다.

화도의 여인들이 엎드려 바지락을 캐는 풍경이야말로  꽃으로 피어 난 진정한 화도이다..

 

 

 

 

<<바지락 캐는  여인들>

 

 

오직  한 사람을 위하여

오후 2시 23분경 배가  들어 온다

아침에 약속한  한사람을 태워 가려고   섬누리호가  화도선착장으로 들어 온다.

이배는  통영에서 오전과 달리 20여분만에 화도로 먼저  달려왔다. 오후 운항코스는 오전과 정반대이다.

한 없이  고마운 배, 많이도   미안한 나

한달에 1,000여만원의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도서지방 주민들을 위해

유일한 뱃길이 되어 준다 ( 화도사람들의 생활권은 거제가 아닌 통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는 뱃길 )

둔덕면 술역리  호곡마을을 지척에 두고  빙빙  둘러서 통영으로 가는 배를

타야하다니   참으로 쓸쓸하다. 몇번이고 나를 태우러 온 배를 향해  고맙다고 인사하며 배에 오른다.

   진달래꽃 활짝 피는 4월 어느 날에 다시 섬으로 찾아 들지 모르겠다.

 

 

 멀어지는 화도를 향해  아쉬운 작별을   목 길게 빼고  손 흔든다.

아침에 왔던 뱃길을 역으로 다시 8개의 섬을 쉬엄쉬엄 돌아  통영항으로  간다

아침처럼  용초도의 산판에서 배를 기다리던  수더분한 아주머니는   배를 산판에 대자

사무장님의 손을 얼른 붙잡고  올라서는데 마늘냄새가 물씬 딸려 온다.

사무장님은 아주머니의 몇 보퉁이나 되는 짐을 눈깜짝할 사이에 섬누리호에 옮겨 싣는다.

밭에서 갓 캐낸듯한   풋마늘을  곱게 다듬어 투명한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통영에 살고 있다는 아들, 딸들에게 줘  데쳐서 무쳐 먹으며   고향 용초도의  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각시탈처럼 수줍게  웃는  아주머니의 거친 손끝으로 이른  봄의 향기가 소박하게   느껴진다

 

 

오후 4시 43분  통영항에 배가 도착하고  하선하자  배가 너무 고파서 홀쭉한 배가  등에 올라붙는 느낌이 든다.

선택의 여지도 없이 여객선터미널에서 바라 보이는 서호시장  앞의 '동피랑김밥집'으로 무조건 달렸다.

 

배고픈 화도여행을 마치고 ...빨강머리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