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앤과 함께
샛바람 부는 날 ,구조라로 봄마실 떠나 보는 것 어떠세요?
추위가 풀리고 제법 따사롭게 느껴지는 3월의 하루입니다
바닷가 작은 마을로 봄마실가듯,
오늘은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로 가서
작지만 아름다운 어촌마을 구석구석으로 빨강머리 앤
친절하게 동행 안내 해 드릴게요 .
그럼 거제시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알뜰한 여정 시작할게요.
오전 10시30분
구조라행 시내버스가 출발을 알립니다.
버스요금1,100원을 내고 거제의 서쪽 고현에서 동쪽으로 한참을 달리다가 두모고개에서
남쪽방향으로 돌아가는 거리로 버스를 타는 시간은 얼추 한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아날로그 방식의 여행인가요?
그렇더라도 여행은 느릿느릿 즐기며 가는것,
때로는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지 못했던 그 지역만의 독특한 빛깔과
생경한 얼굴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소소한 여정의 추억도
챙길 수 있는 뜻밖의 수확은 또 얼마나 즐겁고 신날까요?
이런 일상적인 여행이 오히려 '도다리쑥국 '같은 3월의 향기로 진하게 덧입혀질지도 모를일이죠.
시내버스라 노선도 참 길어요
구조라행 버스를 타고 ... 고현~수월~연초~옥포~
아주~두모~ 옥림~ 소동 ~ 드디어 구조라 삼정마을 버스정류장에
11시 40분경 도착합니다.
★구조라 삼정마을
버스정류장이 있는 마을입구 바닷가에 내리니
범선 모양의 예쁜 화장실이 먼저 반깁니다
거제시는 우리나라에서 화장실 문화가 가장 앞서나간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숨겨진 뒷간의 부끄러운 존재가 아닌 당당하게 뽐내는 예술적인 화장실은 가고 싶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범선모양의 화장실은 곧장 바다의 항해를 서두르는듯한 모습입니다
오래 된 무궁화가 섬을 지키고 있다는 내도로 가는 도선을 타는 터미널을 기억하며
길 건너편으로 건너 '구조라보건진료소'를 슬핏 지나 '세길멸치건조장'에서 웅웅대며 멸치 말리는 소리를 들으며
골목길로 들어서니 벽화마을을 알리는 그림들이 나타나서
바닷가 마을의 벽들을 따뜻한 상상의 그림들로
꽉채워 주네요.
호수 같은 구조라 해변가를 한참동안 걷거나 혹은 눈길로 훠이훠이 돌아 닿는 마을은 수정마을입니다.
수정마을 유람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5분여 나아가면 천상의 풍경으로
알려진 '외도보타니아'에 도착합니다.
삼정마을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벽화들이 마구 나타납니다
꿈 꾸는 아기천사를 만나고 꼬불한 골목길을 한 바퀴 돌자' 삼정상회' 가 나오네요
가게앞의 마을 초입 언덕에서
하얗게 하옇게 피어난 '춘당매(春堂梅)’ 를 만납니다.
우아, 참 고운 봄길입니다.
바다를 내려 다 보며
활짝 피어난 춘당매는 봄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이라네요.
일운초등학교 구조라 분교장에 만개한 춘당매 4그루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며칠 앞두고 거제 구조라 초등학교에서 피기 시작했다는 꽃소식을 일찌감치 듣긴 했지만 단아한 여인의 모습을 닮은 춘당매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소식을 전하는
모습을 직접 만나 이른 봄을 흠뻑 느껴봅니다.
하얗게 예쁜꽃은 이른 봄에 가장 빨리 피는 매화로 춘당매(春堂梅)’라 이름 달게 되었으며
수령 120~150년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현재 구조라
초등학교 교정에 4그루와 마을초입에 1그루가 있는데 지금 춘당매 5그루가 고운 자태를
한껏 뽐내며 꽃들의 축제를 벌이고 있습니다만
벌들은 어째 초대받지 못했는지
한마리도 보이지 않네요
벌들이 움직이기엔 아직은 너무 추운가요?
아이들이 떠나간 학교, 참 조용한 3월의 풍경입니다.
춘당매 흐드러지게 피어 난 교정에서...
일운초등학교 구조라분교장은 1999년09월01일 폐교 되었다고 알림판에 적혀 있네요.
바다가 내려 다 보이는 언덕 위의 학교가 그림처럼 예쁘지만 아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가고
봄꽃들이 대신 학교를 지켜 주고 있습니다.
구조라 삼정마을 초입의 춘당매 한그루
이렇게 예쁜 학교에 아이들이 없으니 꽃들도 조금은 쓸쓸 해 보입니다.
빨강머리 앤의 착각일까요?
파란 하늘가에 하얗게 ...
폐교가 되었지만 독서하는 소년,소녀상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쳤다는
반공소년 이승복어린이상과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상이 이끼를 매단채 함께하여
이곳이 학교였음을 흔적으로 말해주네요.
일운초등학교 구조라 분교장
독서하는 소년,소녀상앞에서...
올 봄 다시 '빨강머리 앤'을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 속의 '빨강머리 앤' 그녀의 맑고 투명한 상상력과 호기심과 정직한 글쓰기가 좋아서
2년 전에 샀던 두 권의 책을 가끔씩 들고 다니며 읽곤했는데
오늘은 또 이렇게 연출까지 하게 되었군요.
구조라 삼정마을의 꼬불한 골목길의 회색벽들은 온통 벽화로 몰라보게 달라져 있네요.
그러고 보니 이 마을 다녀간 시간도 제법 흘렀나 봅니다.
'앗 빨강머리 앤이 사는 집이닷 (Anne of Green Gables)'
캐나다 Prince Edward Island에서 거제도로 이사 온' 빨강머리 앤' 입니다.
여행블로거'준돌'님께서 이 놀라운 사실을 알려 주셨구요
깜짝 놀라 '주근깨 빼빼마른 ~' 그녀를 찾아 나선 구조라의 벽화골목길입니다.
삼성중공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시간 쪼개서 그린 그림이라는데
지구를 지키고 자연을 지키자는 좋은 뜻인가 봅니다 .
조개 캐고 고둥 줍고 꽃게 잡으며 갯벌에서 하루를 보내던 바닷가아이들도 그림이 되어 다시 태어났군요.
벽에 그린 그림들이 하나같이 재미납니다
고양이도 제 몫으로 생선한마리 물고 도망가도 아무말 않는 바닷가 사람들.
오히려 냥이는 제몫으로 한마리는 너무 작지 않느냐고 따질지도 모릅니다.
바닷가 아이들의 하루...
강쥐도 생선한마리 문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합니다.
바닷가사람들...
어부의 하루 ...
곧 아이들의 여름이 오면 해시계도 탱글탱글 목이 마를지도..
어느 골목길에서 만난 풍경 하나ㅡ
아주 오래 된듯한 비워 둔
기와집에 밤이면 도깨비도 나와 놀겠군요 .
해풍에 삐득하니 말라가는 빨랫줄의 생선, 냥이가 이 꼴 보면 환장할텐데...
숨바꼭질하고 싶은 날 ...
빨강 함석지붕,, 마당가의 리어카 와 자전거,대간짓대로
중심잡은 빨랫줄 , 그렇게 추웠던 시린 겨울도 두꺼운 이불로
날려 보낸 뒤 할일 다한 두꺼운 솜이불 이제 씻어 말리며 내년 겨울을
위하여 3월의 햇살로 까슬하게 말려 줍니다.
구조라 43~1길 번지의 집안 풍경을 따스하게 들여 다 보다 금방 스쳐 지나갑니다.
답벼락을 그림으로 그린 누군가네 집 담장길을 따라갑니다.
바닷속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대문없는 집의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물론 용궁으로 가는 바닷속 그림을 따라서 가니. 그 끝에는 ...
다시 다른쪽으로 난 골목길로 바꾸어 걸어 가 봅니다.
할아버지의 오래 된 집 ...
어라 할아버지의 오래 된 집 을 다시 만났군요
옥이민박집의 길 건너편을 보세요
중앙슈퍼 옆집인 강정동할어버지네
연쇄점말입니다.
너무도 반가워서 달려 가 얼른 문을 열어 보니 문은 굳게 잠겼네요
할아버지께서 먼곳으로 외출하셨을까요?
가게 안을 들여 다 보니
조용하기만 합니다.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은 2년 전에 본 풍경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마침 가게 앞을 지나가는 할머니가 계셔 이 집 얼마나 오래 되었을까요? 하고
여쭙자
"100년은 족히 더 되었을걸 암만 이 집 나이는 나 보다 훨씬 더 많이 먹었을거야 "
하고 웃으며 지나갑니다.
구조라에서 먼 바다 너머로 바라 다 보이는
대마도는 우리땅이며 이 집 지을때도 대마도에서 가져 온 나무로 집 지어 살았으며
소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께서
대마도는 분명 우리땅이라고
교과서로 가르쳐 주셨다며 목소리 높혀 말씀하시던 할아버지, 오늘은 어디로 가셨는지?
할아버지께서는 건강하신지...
바닷가의 이 집도 대마도를 바라 보고 있습니다.
골목길의 밋밋한 벽에 아름다운 그림옷을 입혀 준 삼성중공업사람들.
전문가의 손길은 아니지만 뜨거운 날에 정성 쏟아 그린 정겨운 그림속으로 푹빠져 듭니다.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 것 ... 그리고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여름이 오면 바닷가의 민박집에도 손님이 넘쳐날까요?
오늘은 무지 심심한 시간을 졸고 있는 민박집
골목길에서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골목길에서 벽화속의 아이들이 손 잡고 있는 예쁜 모습에 미소 보내 줍니다.
빨강머리 앤의 집을 지나가면 이제 도깨비 숲(Haunted Wood)이 나올까요?
설레며 가는 길 고운 봄이 함께 가요.
벽화를 따라 골목길을 요리조리 벗어나자
이번에는 이름 예쁜 '샛바람 소리길'이 나타납니다
샛바람이란...
봄이 막 시작되는 초봄 바다가 뒤집어지는 동풍 (샛바람)이 불곤 하는데 이지역 사람들은 샛바람이라 부릅니다
샛바람이 불면 바다의 기상이변이 일어나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하네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은 고기가 입질을 잘 하지 않는 시기의 샛바람을 아주 싫어한답니다.
구조라의 봄은 샛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이라네요.
몽돌길 계단이 동글동글하니 친근하게 다가오는 돌계단이 샛바람 소릿길의 첫 걸음을 시작합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파란 에메랄드빛 바다와 함께 가는 길 퍽 낭만적입니다.
샛바람 부는 날
시릿대 소리길 로 정오의 햇살친구와 함께 걸어갑니다 .
시릿대가 유별나게 많았던 대나무집 아이로 자라서인지
시릿대숲길 혼자 걸어도 으시시하지도 않으며
오래전 친구를 만난것처럼 무지 반갑기만 합니다.
파란 하늘이도 시릿대숲으로 놀러 왔군요
여기서 두갈레 길이 나오므로 길을 선택해야 겠군요 왼쪽으로 난 언덕바꿈공원으로가는 방향과
오른쪽으로 난 둘레길을 만나 어디로 갈것인지 잠시 망설이다 이내 둘레길을 택합니다.
오른쪽으로 난 둘레길을 쉬엄쉬엄 걷다 보니 왼쪽으로 난 언덕바꿈공원쪽이 다시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마음 가는 대로 혹은 발길 닿는 대로 택하셔도 괜찮아요
'가지 않은 길'의 신비를 가슴에 품고 가는 것도 좋을테니까요
결국 어떤 선택도 상관없이 대나무가 사각대는 풍경을 한동안 마주하니 마음속까지 상쾌해지네요.
시릿대 ...
엄청난 지진의 재앙도 거뜬하게 이겨내는 대나무의 뿌리 근성 은 대단하지만
사람들이 마음 먹고 길을 내는데는 대나무의 촘촘한 발부리들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얼마나 많이 지나 다녔으면
대나무숲으로 난 길이 벌써 빤질거리는 것 같습니다.
해풍을 맞으며 샛바람소리를 내는 시릿대 길 을 느린걸음으로 10분 정도 걸었을까요?
다시 아아치형 작은문이 나타납니다
시릿대들이 배웅인사를 댓잎소리 로 사그락댑니다.
날씨가 맑아서인지 시릿대길 혼자 걸어도 상쾌하니 좋군요.
비라도 부슬부슬 내리는 날의 이 길은 소복한 여인이 찬바람 오싹하게 일으키며 머리 쭈삣하게 만들며 지나갈지도 모를일이지만
오늘은 햇살쨍쨍, 바람 솔솔입니다.
이번에는 반칙한번 저지릅니다.
눈 앞에 나타나는
언덕을 무조건 길도 없는 곳으로 올라가는. 용기 내 봅니다.
그렇게 비스듬히 올라가도 언덕바꿈공원의 솟대나라에 도착하는군요
아직은 밋밋한 겨울빛깔이지만
이렇게 만나는 겨울빛깔도 맑고 투명하니 좋은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하나 ...
누군가에게 편지 한장 써 작은 우체통에 넣고 싶어집니다.
남쪽나라의 따스한 봄소식을 담아 그리운이에게로 ...
어느 기자는 이곳 '언덕바꿈공원'에 와서 만난 풍경을 보고
오래 전
군대에서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받았던 위문편지를 떠 올렸으며
집으로 돌아가자 오랫동안 보관 해 두었던 위문편지를 들추어
신문의 한 지면으로 아름다운 내용을 공개 했더군요 .
참 이쁜곳이죠
벤치에 기대 앉아서 바다를 내려 다 보노라면 바다를 닮아 슬기로워질지도 모를일입니다.
언덕바꿈공원에서 내려 다 보는 구조라의 두개 마을인 삼정마을과 수정마을이 함께
어울리는 풍경이 바다와 함께여서 더한층 아름답습니다.
홀로 심심하게 걸어도 느낌좋은 산책길입니다.
언덕바꿈공원,누군가가 지었을 이름이 곱디 곱네요.
솟대가 있는 풍경
수정봉 가는 길은 포기하고...
구조라성과 서낭당 을 돌아봅니다.
구조라성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 앞산 능선에 있는 이 성은 조선시대 왜적을 막기 위하여 전방의 진지로 쌓은 것이다. 지세포성의 경계임무 구실을 하고, 선조 37년(1604)에 옥포 진지로 옮겼다가 다시 이곳으로 옮겼다. 성 아래에 있는 구조라 마을이 있고, 성 안은 모두 논과 밭이며 성 가운데에 우물이 있다. 사방에 성문을 두고 성문과 성문 사이에는 성루를 두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여러 자료의 내용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구조라성은 성종 21년(1490)지금의 옥포 북쪽 조라를 신조라라 불렀으며 지금은 신자가 빠지고 조라로 불리운다.(옮긴 글)
파란 바다 위의 윤돌섬은 파도에 깎여 반쪽이처럼 예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윤돌섬 앞으로 바라다 보이는 마을은 검은 몽돌로 유명한
학동마을과 학동해수욕장입니다.
구조라성
성이 많은 거제도의 25개 성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운 구조라를 내려 다 보며...
구조라성을 따라 걸어 봅니다.
구조라성에 올라서니 왼쪽 방향으로 멀찌감치 서낭당이 보입니다.
서낭당으로 가는 길에 바다 위로 둥둥 떠 있는 듯 '내도'(안섬,여자섬)가 보입니다
수정봉의 전망대로 올라 보면 '외도'(밖섬, 남자섬)까지 훤히 내려 다 보인다고 하네요.
수정봉의 전망대까지 올라 가는 건 조금 무리인듯
집으로 돌아 가야 할 시간이 촉박하여 전망대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서낭당으로 갑니다.
최근에 지은듯한 서낭당입니다
서낭신의 화려한 춤사위 같지 않나요
서낭신은 마을에 들어오는 액과 재해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는 마을의 수호신이라고 합니다
1984년까지는 별신굿을 진행하였으며 마을 제사가 끝나고나면 굿당집에서 다시 산신제를 지냈답니다
.빨강,파랑,노랑천으로 나무를 휘휘 감은 모습은 아마도 고기가 잘 잡히게 해 달라는
서낭신의 한바탕 춤이겠지요?
어떠세요?
구조라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취하셨나요?
이곳을 여행하려면 '내도'와 '외도'를 여행 한 후
시간을 쪼개서 구조라 마을속으로 천천히 산책하듯 마을을 둘러 보셔도
멋진 여행이 되기에 충분할겁니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곳
종종걸음으로 구조라 돌아보기
2시간 20분만에 끝냈습니다 후 ~~
서낭당에서 수정마을로 내려 와 오후 1시 40분경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고현으로 갑니다.
불벗님들,
2,200원으로 즐거운 '3월의 여행' 되셨나요?
지금까지 빨강머리 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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