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통통배와 박하사탕과 소년과 일운초등학교와 선창가

이바구아지매 2012. 9.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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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월14일 

 

토닥토닥  빗방울  소리가 제법 굵은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시간,

오늘은 일운초등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섭니다.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동아누리' 여인들의 담소실을 통해  알게 된 소중한 인연 하나가 생겼는데

다름아닌 담소실의 토크토크진행자 '청이'님의 부군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놀랍게도 거제도에서 살았던  지나간 시간들이 있으셨더군요.

 지금은 너무도 먼 이국 땅에서 살고  계시지만  기억속의  작은  편린들을 찾아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소소한 무엇이라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 

거제도의 남쪽 바닷가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더랍니다.

어느 날, 소년은 부모님을 따라  교육과 문화의  혜택이 퓽요로운 큰도시로  떠나갔을겁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날아갔을겁니다.

 

파도소리 들으며  반듯하게 자란  소년은 훗날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젊은이로 성장하였으며, 사회의   전문분야에서 오랜시간   일정하게 기여하였음은

  물론이거니와

  일흔의  연세에도 여전히 연구하는 자세를 멈추지 않고

 캐나다의 한대학원에 진학하여  물리학을 공부하며   미국에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똑똑소년의  기억 속  흔적을 찾아  ...

 

  박하사탕을 녹이며  통통배를 타고

부산으로   간  엄마를 마중하러  달려갔던  선창가를 어제처럼  기억하며

유년의  따스하고 정겨웠던   기억의 조각들이 딩구는 

 바닷가 작은 마을.

 

 

1950년  6,25 사변이 터지자 '거제도'는  

임진왜란에 이어 다시 한번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크게 나라를 구하는 섬'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터지자 섬은  몰려 든  수 많은 피란민과 포로로 넘쳐났었고,

당시  군의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소년도  이곳으로 흘러 오게 되었나봅니다 .

 

거제시의 서쪽인 고현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20분간  달려 장승포 두모로터리에서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10여분 달려서 도착한 곳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그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맨 처음 만난 염소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회진1길의  짜투리 풀밭에  매어 둔  염소가

 목에  종을 매단채   낯선 사람을 보자  어쩔줄 몰라 어리둥절합니다.

  누군가가 혹시라도  끌고 가면 '워낭소리'(요령소리)를 낼것이며 

염소 주인은 워낭소리를 듣고  달려오겠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흑염소가 약이 된다고 하니   염소도둑이 생겨나서    예전에는  없었던

생경한 풍경이 생겨났습니다. 염소 목에 '우종달기 '

염소는  낯선 사람을 보자  놀라서 허둥대며

 유성같은 똥을  찔끔거리며   고삐를 칭칭 감더니    성질을

부리며 달아나더군요   염소는 고삐에 감기기라도 하면

  지랄같은 급한 성질로   그만 죽어버리는 수도 있답니다.

 

 

 

.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일운초등학교'

 

1937,03,31 일운 제2심상소학교로 출발하여

1996,03,01 일운초등학교로 개명하였습니다.

 

 

 

 

 

학교 앞

 

버스가 학교 앞을  막 지나갑니다.

 

 

 

 

 

 

학교운동장을 둘러 봅니다. 

 

 

 

 

섬집아기 둉요비가...

 

 

바닷가  자그마한 학교가  아기자기하며   특별하고  인상적입니다.

학교에 들어서니  운동장  주위가 온통 '동요비'로 가득합니다.

다른학교에서 보지 못한 풍경으로 ,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동요를 날마다 운동장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누가 동요비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하였는지 ,참으로  산뜻한 발상입니다.

 

 

 

 

 

 '거제의 노래' 비도 있습니다.

거제시민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

"섬은 섬을 돌아 연연칠백리 ~"

  작사' 김기호 ' 작곡 '금수현'으로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세모시 옥색치마 ~로 시작하는 '그네'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곡가 금수현님과 거제도의 인연 또한  6,25 사변이 맺어 준 인연이라는데... 

덕택에 거제도  초,중,고  교가 작곡도 많이 하게 되었구요.

 

 

 

 

 

 

일운초등학교 교가  그 특별함

 

 작사 유치환 , 작곡 금수현으로 되어있습니다.

 훗날  학생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로  진학하여  교과서로  다시 이분들  만나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고향의 봄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

누구나 좋아하는 '고향의 봄' 흥얼거려도 좋습니다.

 

 

 

 

'산바람 강바람'

이 노래는 여름에  불러도 좋은 노래입니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시원함이 저절로 느껴지죠.

 

 

 

 

'겨울나무 '

외로움과,쓸쓸함이 묻어나는 '한껏 겨울나무'입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 배엔~ "

'반달'노래는   섬사람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랍니다.

 

 

 

 

 

 

 

학생기자 정가나양 담을것이 정말 많은가 봅니다.

 

 

 

 

 

'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님의 이름다운 시도 함께합니다.

 

 

 

운동장에서

 

 

 

 

 

독서하는 소녀상도 무지 사랑스럽습니다. 

 

 

 

 

 

 

그 앞의 예쁜 꽃들

 

 

 

 

 

 

'우산'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마침  비가 내리니 우산을 쓰야죠. 분위기가  센티멘탈sentimental하니  좋습니다.

 

 

 

아니 교가의 악보까지...

 

 

 

이렇게 멋진 분위기속에서 공부하는 일운초등학교 학생들은 시인이나 음악가가

자연스럽게  탄생할것 같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인 거제도에는  한겨울에도 '꼬마 눈사람' 만들 일도 거의 없지만

 '꼬마 눈사람 '을 상상하며  '겨울나기' 하는 재미도 나쁘지 않다구요.

 

 

 

 

 

 

 

 

 

 

 

 

'여름바다 '

라고 바꿔 보았습니다.

바닷물은 쏴아쏴아

고기들은 왔다갔다. 동백꽃은 한들한들

갈매기는 끼룩끼룩 .

 

 

 

 

 

 

 

 

 

 

 

학교보다 키가 훨씬 큰 아파트가  학교를 내려 다 보고 있네요.

 

 

 

 

 

 

 

 

 

 

 

시계탑의 시간 정확하게 가고 있습니다.

 

 

 

 

 

 

동요비 뒤로 보이는  일운초등학교병설유치원  소망반 선생님 잠깐 창가로 보이다가

 사라졌지만   빨간 티셔츠가

잊을 수 없을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옹달샘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병설유치원 사랑반 선생님도 궁금해요,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아요.

 

 

 

 

 

학교가 아기자기 예쁘다고 말하는 가나입니다.

 

 

 

 

동 구밖과수원길,   이곳에선   희망사항이랍니다.

 

 

 

 

 

 

'우산'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비가 내리니 우리도 우산을 쓰야죠.

 

 

 

 

 

살짝 비가 내리는 날의 풍경

 

 

꽃밭에서'

 

여름에  많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채송화,봉숭화  한창인 여름 꽃밭 수수하니 예뻤는데 

학교 꽃밭에도 채송화 봉숭화는 없네요.

 

 

 

축구 골대도 운동장에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학교는 와글와글 아이들의 소리로 넘쳐날겁니다.

 

 

 

이번에는

학교 뒷뜰로 갔습니다.

 포플라  잎새가 떨어져 내려 낙엽처럼  굴러 다녀요

이제 막 가을이 시작되는데 ..

 

 

 

 

비를 맞은 포플라잎새 그  나무향이 참   좋습니다

포플라나무 옆으로  사각거리며 함께인   댓잎들의 소리도 듣기  좋구요.

 

 

 

'학교종 '

김메리 작사,작곡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잘 몰라도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라면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모르는 이 아무도  없겠죠?

 

 


김메리할머니 (2005.02.09 작고)

 

이화여전 음악과 교수로 재직시  초등학교 1학년 음악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학교종'을 작곡하게 되었답니다

1996년 자서전 '학교종이 땡땡땡'을  집필하셨으며...

 

 

 

 

토요일은 학교에 오지 않아요 그럼 토요일에 학교에 오는 친구는 '피노키오'? 그건 아니고

학교가  무작정 좋아서일겁니다.

 

 

 

 

 

토요일, 학교로 놀러 온 아이들

 

 

 

 

비구름이 또 몰려 옵니다.

 

 

 

 

 

 

 

'송아지'

박목월시인의  동시였군요 .

 

 

소년이 다녔던  일운초등학교   참 이쁘죠 ?

미래교육의 산실,  일운초등학교 다른학교와의 차별화  기억 해 주실거죠? 

이제 마을길로 나가 볼게요.

 

 

 

 

 

학교앞

 

학교앞에는 이렇게 나즈막한  버스정류장도 있어요.

 

 

 

학교앞을 씩씩하게 무리지어 가는 여학생들도 눈에 띄네요

모두 일운초등학교를 졸업했을테죠.

 

 

 

 

 

Hi지세포 마을길 돌아보기  

 

 

 

 일운초등학교 교문을 나와 지세포 마을길을 잠깐 돌아 보았답니다.

어부의 집쯤으로 보이는 집도 만났는데 .갯내음이 물씬 풍기던 집.

회진2길입니다.

 

 

 

 

 

얼기설기 날으는  거미줄같은 전깃줄도  구경하며

전기공사시  복잡한 전선을 잘 정리하는 관계자의 기술이 과연 놀랍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요.

 

 

 

 

 

 

또 하나의 태풍  '산바'가 오키나와를 지나 제주도 앞바다를 지나고 있다는 시각

지세포 바다의 풍랑은  어떤지  궁금해지네요.

지나가는 할머니의   분홍우산이   우중충한 날씨를 환하게 밝혀줍니다.

 

 

 

 

 

 

 

 

 

 

먼저 내린 빗물이 골목길에 물웅덩이로 고인  회진3길

 

 

 

 

 

 

 

담장너머로 익어가는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가을을 봅니다.

 

 

 

 

 

아직 오후 4시를 조금 넘겼을뿐인데  가로등이 불을 밝히네요

날씨가 우중충하니 밤이 내리는줄 알고 센스가 작동한 모양입니다.

 

 

 

 

수십년 전 지세포는  와 본 적이 없어 당시의 풍경은 알지못합니다.

 

 

 

 

강아지풀이 익어가는 풍경과 목가적인 9월의  풍경은  옛날이랑  얼추 비슷할까요?

 

 

 

 

 

콩포기와 ,게으런  옥수수와 칡넝쿨이 어우러진 시골풍경도 모두 달라진 풍경일까요?

 

 

 

박넝쿨 ,수세미넝쿨이 지나가는  울타리 펜스 는 오래전 초가지붕 으로 박넝쿨 올리고 

돌담으로 뻗어가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겠죠

 

 

 

 

 

일운면 지세포리 회진마을

 

 

 

 

 

달맞이꽃 피는 날에...

 

 

 

 

 

 

 

그 옛날 통통배 타고 부산에 간 엄마를 마중나갔을법한  선창가로 나가 보겠습니다.

 

 

 

 

지세포 회진마을 선창가

일운초등학교에서  2~3분 거리에 있답니다.

 

 

 

 

 

세길호

 

멸치잡이배

 

 

 

 

 

 

 

"우린 거제스타일" 을 외치는  '중국 난징사람들'....

 

이들은 중국 난징 장수시에서    돈을 벌려고 거제도로 온 사람들입니다

거제시에 등록된  현재 외국인 거주자는 약10,000명정도.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도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조선소에서  높은 임금을 받으며 최상의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처럼 멸치잡이 배를 타거나 멸치건조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중국 난징사람들이 그러네요

"중국 땅만 컸지 실속없어요   살기 안좋아요

거제도  살기 너무 좋아요   멋진 거제스타일 이에요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노래했지만 우린 '거제스타일을 노래한다구요  ~~' 거제 최고에요."

라고 외치는  와하강씨와 장쩡투완씨의 웃음  밉지 않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