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늙은 팽나무와 여덟물 바다, 청포리에서

이바구아지매 2012. 9. 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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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사선을 그으며  내립니다.

비는 바람과 작당하여  심술부리며 짖궂게도  

  때리고 부수고 무너뜨립니다

이미 가을비란 서정적인 수식어는 애시당초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바다로 가야합니다.

어린이 꿈발전소(신문사)의 가나양은 오늘을  정직하게 취재기사로  써야하기 때문이죠.

웬만큼의   비바람 따위는 이제 무섭지 않습니다

기자정신을 오늘같은 날 발휘해야겠지요.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서  발로 쓰는 기사,

꿈발전소의 가나양과 함께  출발 해 볼까요? 

 

오늘은 여덟물인 음력 팔월 초하루  거제시 사등면 청포리에 갑니다.

처음 가는  청포마을을  하필이면 비바람과 함께라니   대략 난감이지만

 기자란  언제나 용감,정직, 그리고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사명감이 뒤따르는지라.

어린이기자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청포리로 가며 ...

 

 

꿈발전소의 학생기자 정가나는  취재,편집,사진기자의 직함을 가졌기에  무진장 바쁩니다.

청포리 마을길로 비바람속을 가는 용기에 엄마도 뿌듯해집니다.

 

 

 

 

 

 

 

 

 

 특종을 잡으면 바로 찍어야하거든요.

그래서 카메라를 꺼내서 찍을 준비를 합니다.

 

 

 

 

어라 대형지렁이 발견 ...얼른 찍어야  해

달아나기 전에

 

20cm가 훨씬  넘을것 같은데..

 

  지렁이가 엄청나게  길어요.

보통 지렁이는 약10cm정도인데  이 지렁이는 거대지렁이?

 습기가 필요한 지렁이는 비 오는 날 숨쉬기  위해   꼬물꼬물 기어나옵니다.

연달아 지렁이 사진만  다섯장이나 찍었답니다.

지렁이는 몸에 물기가 없으면  살 수 없어  해를 몹시 싫어합니다.

 

 

 

 

비바람은  윙윙윙 쎅쎅쎅  골난  늑대소리를  쉬지않고 냅니다.

 

 

 

 

 

어라 이건 칡꽃이잖아

칡넝쿨이 치렁치렁한 사이로 예쁜 칡꽃이 피었습니다.

가나기자  막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이건 또 강아지풀도  수염이 팍팍해졌네  가을이라 익어서 그런가요...

 

 

 

 

 

 

 

에구머니나 바빠죽겠네  우산은 어디다 두지?

메모는 또 어떻게 하냐구요.

 

 

 

 

 

 

안녕하세요 학생기자 정가나입니다.

비바람이 불어대니 준비할게 너무 많아 힘들어요 복잡하고

 

 

 

 

 

인터뷰...

 

"안녕하세요 할머니  이 곳이  청포마을인가요?

그리고  몇가구 살아요?"

"아랫동네 웃동네 보태서 80가구 안 사나 "

"태풍이 오는데 어디가세요 "

"집에 가서 밥 한숟가락 떠묵고 개맡(갯벌)에 조개 파로 가야제 저녁 반찬하고 또 추석에 탕수하고 나물국물내고

부칭개도 굽고 해야제

오늘은  물이 오래 나 있는 날이라 개발( 해산물건지기와 조개파기등)시간도  길어지는기라 "

"그런데 몬 보던 예쁜 아가씨네 "

"고현에서 왔어요  가나입니다."

"오늘은 여덟물(바다 물때,한사리)인기라  8월 초하리아이가 "

 

 

 

 

 

청포리 마을회관

 

 

 

 

 

축축하게 비에 젖어드는 어느 시골 집

 

 

 

 

 

 

청포리 갯벌

 

비바람이 불아도  바구니 들고 할머니들이 갯벌로 갑니다

예전에는 파래도 걷어서 먹었다는데 요즘은 파래는 맛없어  걷지 않는다네요.

 

 

 

 

 

작은 배들의  안전지대

 

 

태풍을 피해서 안전지대로.나온  작은배들.

 이 곳에는 또 하나의 조선소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오래전부터 들리기 시작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청포리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

사진으로  담아 놓아야겠지요?

오래 전

대우조선이 들어 오기 전 아름다웠던 해변 풍경이 다 사라지고 난 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던

아주~장승포간 '푸른 솔 해변' 그 아름다웠던 풍광은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죠

결국 누군가가 찍은 몇장의 흑백사진으로 남아 있긴 하지만  

 그조차도  마음대로 볼 수 없으니 얼마나 아쉬운지

오늘은 케메라 두대를 가져왔으니  아름다운 풍경  많이 담아  갈겁니다.

동영상으로 담아두는 것도 잊지 않아야겠죠?

 

청포리 바다가 사라진다? 그것 참 안타까운 일이죠

50만평의 바다를 또  다시 매립하겠다구요

매립대상에는  거제대교가 바라보이는 작고  예쁜 섬 '고개도'까지 포함하여 ? 

이런 말도 안되는 ...그럼 거제도 지도가 확 바뀌겠어요 .

 

 

 

 

 

 

오래 된 팽나무아래서

 

바다를 내려 다 보며 언덕위에서 비스듬히 내려 다 보며 등굽은 팽나무

몇아름은 될듯한 팽나무가 비바람에 우우 소리를 냅니다.

팽나무아래서 마을사람들은  마을의 안녕과 고기가 많이 잡히게 해 달라며 풍어제를 지냈답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이웃과의 정다운 대화가 끊이질 않는 팽나무밑.

마침 팽나무에 주렁주렁 달렸던 새콤달콤한 열매가 비바람에 후두둑 떨어져 물에 빠져 있습니다.

 

 

 

 

 

 

성급한 단풍잎새들은  바람에  날려   팽나무 아래로  곱게  수 놓았습니다.

 

 

 

 

노오랗개 물든 팽나무잎새  떨어져서 더 곱습니다.

 

 

 

 

 

 

 

팽나무 열매가

툭툭 떨어져   물속으로 잠긴  풍경은 노란  구슬이  깔린듯 예쁩니다.

 

 

 

 

 

비바람에 힘없이 떨어진 열매와,잎새들

 

 

 

 

 

 

 

팽나무밑에서 바다 내다보기

 

 

 

 

 

 

 

누군가가  비바람을 맞으며  팽나무밑을 지나가네요.

 

 

 

 

 

팽나무이야기

 

어린시절  우리집  대문을 나서면   조금 옆으로 한여름에도 이가 시릴만큼  시원한 물맛을 내던  작은 우물과

몇백년 된 팽나무 세그루가 버티고 서 있었죠.

  사람들은  '신선놀음  포구나무)우리지역에서는 팽나무를 포구나무라 불렀어요)  밑 '이라 불렀답니다

동네사람들은 물론이고   다른 마을로 가던 사람들조차 이곳 팽나무밑에서 잠깐 쉬기도 하고  시원한 물한모금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나곤 하던 쉼터였습니다.

 세그루의 팽나무에 달리기 시작한  열매가 누르스럼하게 익어  진한 황토색으로 변할즈음

 열매가 내는 달콤텁텁했던 오묘한 맛은 지금도 기억할 수 잇습니다.

잘익은 열매는 달콤해서 좋았고 풋열매는 푸른빛을 띄고  딱딱했는데  새총의 총알로 안성맞춤이어서

짖궂은 남자애들은 팽나무열매로   새총에 끼어 고무줄로 당기면  그 위력이 얼마나 세었는지  잘못쏘면 눈을 다치기도 하였습니다.

조금 위험한 놀이였지만 개구쟁이들의  멋진  놀이였습니다. 

먹거리가 풍요롭지 못했던 시절 팽나무의 열매는  아무리 주워 먹어도 배 부르지 않았지만

 허기를 면할 수 잇어 행복했습니다. 또한  즐거운 추억을

찰지게 만들어 주었던  행복이 열리는 나무밑이었습니다.

팽나무열매가 열리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호주머니속에는 너나 할것없이  팽나무열매로 가득헸던 우리들의 놀이터.

 

새총

 새 따위를 잡는 데 쓰는 손에 잡힐만한 무기이다. 일반적으로 Y 자 모양의 물건에 고무줄을 매고 돌멩이를

끼워서 잡아당기며 튕기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고무줄의 탄성을 이용해 돌을 날린다.

특히 레저용 새총은 사냥하기에 충분한 위력을 가졌으나 사람에게 쏘면 위험하다 <위키백과>

 

 

요 작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린만큼 악동들의 추억도 풍성했죠

 

 

 열매의 크기가 작고 잎에 가려져 있어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보기가 어럽답니다.

여름까지 파아란 열매를 달고 있었을 팽나무열매   가을을 접어들면서 노오랗게  익어갑니다. 

 떨어진 한알 주워  콕 깨물어 보니   입안 가득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꿈발전소의 가나양 . 이번에는 방파제로 나가 볼려구요.

그런데 비바람이 너무 몰아쳐서 조금 겁나요.

 

태풍 '산바'가  달려오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왔는데...

 

 

 

 

 

 

이곳 청포리 바다는 태풍피해  없기를 바라지만.

 

 

 

 

자꾸만 비바람이 거세어지니   다시 팽나무밑으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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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은 가나양의 레인코트도  벗기려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심술을 부립니다

 

 

 

 

 

 

 

 

이런 가나양,  취재도 좋지만 방파제로 나아가는 건 너무  위험해요.

 너울파도가 몰려오면 순식간에 ... 

"안돼~~ 어서 돌아와  위험 해..."

 

 

 

 

 

 

 

너무도 바쁜 바다풍경.

 

어부님은 태풍에 맞서 배를 안전지대로 밀어 냅니다.

이 시각 씩씩한 청포리 여인들은 바다로 조개파러 나갑니다. 갯벌 저 멀리로 .

 

 

 

 

 

 

 

 

 

 

 

 

어부님,

이번에는 뗏목을 또 밀어 올립니다.

비바람만 몰아치지 않는다면  그림같은 바닷가 마을인데 말이죠.

 

 

 

사등면 청포리(청곡)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