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모감주숲으로 오는 가을

이바구아지매 2012. 9.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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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POST,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모감주나무 이야기.'

 

9월이 깊어지니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인가 봅니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맛은 이미 찬기운이 전해져서  창문을 닫게 합니다.

 오늘은 또   꼭  가 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 7월과 8월에 두 세번 다녀 왔던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의 모감주숲으로 가 봐야겠습니다. 

분명 모감주나무숲도  지금쯤  깊은 가을속이겠죠?

날씨는 우중충  비를 머금었지만, 그렇더라도 비때문에 다음으로 미루지는 않겠어요.

가을을 품은 모감주숲은 어떤 빛깔로 우리를  맞아줄지 설레이며 

노랑가나랑 함께 달려 갑니다.

 이미 '늑대와 여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오늘 가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을겁니다.

왜냐하면요

모감주나무숲으로 온 가을은  어떤 빛깔일까?

라고 생각 해 본 것은  오늘 오후 3시부터 였거든요 .

그렇게 궁금하니  내친김에  당장  만나러 가봐야겠죠.^^

 

 

바삭하니 말라버린채   모감주나무끝에 촘촘하니 매달린 꽈리송이에

  겨우 몇 알 올라붙어 까맣게 단단해진 열매

이 열매로 스님들의 염주를 만든다지요?

 

 

 오후  5시 30분경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차를 타고  한내로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잿빛 하늘을 보며 달리기 시작 10여 분 만에  한내리 모감주숲에 도착하였습니다.

달리는 10분 동안 모감주숲은  노랗게 가을로 익어가고 있겠지  상상하며  마음  설레었습니다.

노랑가나도  분명 모감주나무에 매달린 꽈리송이들은  7월에 보았던  노란 별꽃만큼이나 예쁘겠지  하고

디카 속으로  수북하게  담아 보겠다며   준비 단단히 하고  길 나섰습니다.

특별히 인상적인 풍경이라도 만난다면  글로  써보겠다며  벼르고 나선 노랑가나양과  

금방 한내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모감주숲으로 달려갔더니   이런 , 놀랍게도  버석하니 말라버린  꽈리송이들이 ...

 

 

 

 

 

 

 

 휑뎅그렁한 이 기묘한 풍경은 이미 가을도  건넌 겨울 한모서리처럼.

촘촘하게 매달려 있었을법한 꽈리들은 심술궂은  태풍 '볼라벤'과 '덴빈' 이 다  훑어버렸는지 ?

  고작 두 서너개씩  달려있고  하늘은  우울한 먹구름만  가득찼습니다.

머지 않은 시간에는  오헨리의 주옥같은  단편  ' 마지막 잎새'를  떠올리는

 마지막 남은 꽈리 한 송이를 보게 될 것 같은 .쓸쓸함이 묻어나네요.

 

 

 

7월의  노란 꽃무리,

8월의 파란 꽈리주머니 ,

그렇게 만났던 풍경이 아름다워 몇 번이고  환호성을 내질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버석거리는 겨울을 매단 듯  보입니다.

 

 

 

 

 

 

8월의 모감주나무의 그 환함.

 

7월의 노란 별꽃 지고 나자

모감주나무에  촘촘하게 매달린 꽈리들은 또 다시  작은 종을 매단 것처럼 

 앙증맞은 모습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너울춤을 추던  모습 사랑스럽고   아름다웠습니다.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모감주나무군, 경상남도 기념물 제 112호로 (1991)지정

염주나무,황금비나무(Gold rain tree ) 혹은 황금비(Gold rain )등으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모감주나무군들 사이로  함께 자란 소나무  몇 그루는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생각 해 보니 모감주나무와 소나무는 함께 자랄 수  없는 관계인것 같습니다.

 

 

 

가을은 이제 시작인데  모감주나무숲에는  일찌감치 겨울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봐줄만한 가을빛깔인데...

 

 

 

 모감주나무로 불어닥친 태풍에 그리 되었다는

  그런 생각이 줄곳  달려 듭니다.

 

 

 

 

 

 

 익어가는 벼이삭에 농약을 살포하고 계시는 근처의  농부 아저씨께  여쭤보니 아니랍니다.

이맘때의 모감주나무에 매달린 꽈리들은 대부분 이런 모습이라고.

태풍이 그리 만든것이 아니랍니다.

 

"우리논은 모감주나무숲과 이웃해서 참말로 죽을 맛이에요

해마다 가을이면 모감주나무에 매달린 꽈리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까만 염주알이 익어  톡톡 떨어져서

벼이삭에 뒤섞혀  엉망징창이 되니  할짓이 아니란 말이오.

팔려고 논을 내 놔 봐도 사겠다고 선뜻 달려드는 사람도  없고.

모감주나무군이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는 바람에 낭패 본 사람이에요 허허"

그러네요. 모감주나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군요.

어쩌면 좋지요?

 

 

 

 

 

가만가만 꽈리속을 들여 다 보니

단단하고 작은 까만알이 염주알이 된다는 데 알이

  너무 작아  염주알이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올해의  농약 살포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시는 농부 아저씨,

옆에 서 보니 농약냄새가 달려들어 금방  현기증나게    합니다.

 

 

 

바라보는  평화, 한내리

 

 

 

 

 

아직은 푸른빛깔이지만 곧 담쟁이도 울긋불긋 단풍물로 흠뻑 들겠습니다.

 

 

 

 

 

유독 모감주나무에 매달린 꽈리들만  늦은 가을 낙엽처럼

 너무 일찍  버석거립니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곧 비라도  쏟아질 듯,  두 세 방울  빗방울이 목줄기로 떨어집니다.

 

 

 

간간히 해도 나타났다가 ...

 

 

 

농부 아저씨  혼잣말처럼  구시렁거립니다.

알곡이 잘 여문 벼이삭은 무거워서 고개를 숙입니다.

 

" 알곡으로 속이 꽉찬 벼이삭을 보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요

벼도 익으면 고개 숙이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리" 

농부 아저씨가  혼잣말처럼  구시렁거립니다.

 

 

 

황량함마저 느껴지는 모감주나무숲

 

늦은 가을 낙엽되어 잎 떨군  모감주나무숲으로  붉은 해가 떨어지면

이 곳은  어김없이' 좁은문' 의 작가 

 앙드레 지드의 작품속  '지옥의 문'처럼   보일 수도 있다구요?.

'겸손은 '천국'의 문을 열고, 교만은 '지옥'의 문을

두드린다는 ...

빠알갛게 타는  모감주나무숲을 사진으로 담았던

누군가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모감주나무숲의 친구  바다와...

 

모감주숲은 본래  방조림으로 심어졌지만   이젠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자연의

매력적인 풍경이  되었죠. 

 

 

 

 

 

 

 

갑자기 너울파도가 달려 옵니다.

너울파도를 만나면 몹시 위험하며

천 근 정도의 무게 정도는  통째로 집어 삼키는 대단히  무서운  파도의 큰 입입니다.

 

 

 

 

 

 

 

 

올해도 풍년인  한내리.

 

 

 

 

한내리를 감싸 안은 '앵산 '

 

 

 

 

 

 

고기잡이 그물 '통발' ?

 

 

 

 

모감주나무숲 아래서 휴식을 즐기는   농부 아저씨네 '경운기'

 

 

 

풍년이 깃든 평화로운 들녘을 보니

농부 화가  밀레의' 만종' 이 또  생각났습니다.

 

 

 

 

 

모감주숲에서  내다 보기

 

 

 

 

 

모감주숲에서  내다 보기

 

 

 

 

모감주숲에서 내다 보기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188,번지로  찾아 온 가을

 

 

팽나무는 아직 싱싱한 여름잎새를 달고  서 있습니다.

 

 

Hi모감주숲의 '7월 이야기'

 

 

 

모감주꽃.. 뚝뚝 땅으로 떨어졌어도   노오라니  예쁩니다. 

숲속 어딘가에서 요정들이  마구 튀어나올것  같지 않나요?

하늘에서 우루루 별이 땅으로 쏟아져 내린 듯  합니다.

 

 

 

 

노랑가나양,

모감주나라의 공주님이  되어서,  머리에는  모감주꽃으로 만든  예쁜 왕관도  썼습니다.

 

 

 

 

 

 

노랑가나, 왠지 모를 화가나서 심술을 마구 부리고

머리 위로 올라 간 모감주꽃들은 놀라서 멀미를 해댑니다

 

 

 

 

초록과 노랑의 7월은 시간을 따라  흘러 가 버렸습니다.

 

 

 

 

모감주나무숲의 9월이야기...

 

 

 

 

 

 

 

 옛날의  고기잡이 작은 어선들은  이제 대부분 사라졌고 , 고기를 많이 잡게 해 주고

 마을의 안녕을 빌며 지냈던 풍어제도

조선소의 거대한 골리앗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말았습니다.

 

 

육지로 올라 온  작은 배

 

또 하나의 태풍 '산바'(16호태풍)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작은 배는 뭍으로 올라와

 모감주나무아래서  태풍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며 소나무에  매달렸습니다.

 

 

 

조선소의 골리앗과 채묘다이(뗏목)

 

 

 

 

 

모감주나무군과  1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는 바닷가는  온통  쓰레기로 뒤범벅 되어

있습니다 파도에 떠밀려 온 쓰레기들은 미관을 해치는 주범입니다.

 

 

 

들길에서...

 

 풀섶에서  수줍은 듯  호박꽃이  살짝 잎을 오므리고  있네요.

 

 

 

 

 

 

육지로 올라 온 작은 배의 밑둥치에 끼밓게

홍합이 올라 붙어 있습니다 떼어 낼 수도 없을만큼  엄청난 양이

다닥다닥 작은 배에 매달려서 이렇게 폐사하고 맙니다.

먹지도 못하는 골칫덩이에 불과한것들 ...

 

 

 

 

 

 

 

홍합은 이렇게 아무데나 올라붙어 어부를  힘들게 하겠지요.

 

 

 

 

 

 

 

 

황금들녘으로 노오랗게 물든 추석이 다가옵니다

 

 

 

모감주숲으로 온 가을을 취재하러 현장으로 달려 온

학생기자 정가나입니다.

 

 

 

바다로부터  마구 튀어 오르는 날치의  은비늘이 빛나자

눈 밝은 새가  날아가다  이 꼴을 보고 가벼운 날개짓으로  물속 생선을 금방 물고 날아 오릅니다.

가을바다는 은빛 전어떼가 몰려 다녀서인지  다른 계절보다  물빛은 더 빛나  보입니다.

 맑은 가을 햇살 아래로 보는 바다는 은빛으로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햇살 좋은 날에는 가마우지도 물고기 사냥에 나서겠지요

바다밑  20m깊이까지  물고기사냥이  가능하다는 기미우지새,  혹  이곳에도 나타나는지...

 

 

 

마을길

 

오래 된 '새마을창고'를 지나가며 한동안 쳐다봅니다.

 

 

 

 

 

 

무화과도 익어 갑니다.

 

 

 

오래된 새마을창고 벽을 타고 기어오른  담쟁이 넝쿨은 기어코 스레트 지붕까지 담쟁이넝쿨로

수 놓았습니다.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풍경이 눈에 들어

연기를  따라 도깨비에 홀린듯  논두렁길 징검징검 걸어가니 깨를 다 털어내고   빈깻단을 태운다며

큰 소리를  질러대는 아저씨,아주머니

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  큰 카메라를 들이대서  많이 놀라셨나 봅니다.

 

 

 

 

 

노란 들녘 , 하얀연기 ,

고향집이 생각나지 않나요?

 

 

 

꼭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고향집의 빛깔..

황금들녘이 평화롭게 펼쳐지는 마을.

 

09월 14일

 한내리 모감주나무숲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