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밤을 부르는 마중물같은 동네 '장목 '

이바구아지매 2012. 7. 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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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

장맛비가  이틀동안  와락 쏟더니   잠깐   숨고르기하듯   그쳤습니다.

맑은 순간을 놓치지 않겠다고 단단히 벼른 사람들.

 

뉘집 처마밑에서 하늘을 향해 비를 긋고 섰던 동무들처럼 만나는 순간 

  마주보고  신나게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리고  백세청풍님, 파랑가나와  재빠르게  

거제도 북부지역  장목으로  달려갑니다.

 

'장목진객사'로 찾아가서 꼭 확인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백세청풍님 ,

덕택에   동행하게 되었구요.

 

습기찬 7월의 긴장마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비 멎는   틈새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가끔  유쾌한  시간이 되기도 하죠.

 쫓고 달아나는 비와의 유쾌한 게임처럼...

 

 블벗님들,

 날씨로 인한 우울쯤은 훌훌  날려버리고

거제도 북부지역으로  함께 가 보실까요?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하여 20분간 달리니

목적지 주변이 나옵니다.

 

 

 

마을은   천천히 어둠으로  물드는 시간,

  잡초 우거진 시골풍경이   심심하고  고즈넉하게

눈에 들어 옵니다.

 

 

 

 

 

장목진객사 풍경.

 

 

 

 

장목진 객사

경남 거제시 장목면 장목리 219-18

(경남유형문화재 제 189호)

 

조선시대 거제부 소속 7개 진영중의 하나였던 장목포진의 관아건물이다.

 세워진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장목리 동구에 있던 것을 정조 9년 (1785)에 이곳으로 다시 옮겨 지었다고 전한다.

한일합병 후 1914년부터 1953년까지 장목면사무소로 사용되다가 한 때는 경노당으로도 사용되었다.

이곳 장목진은 거제의 북쪽끝에 위치한 관계로 진해만 일대를  방어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전략적 요충지였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은 전투를 앞두고 이곳에서 전략을 논의하였다.

(출처,  문화재청)

 

 

굿모닝참고로 장목진객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칠천도를 들먹여 볼까요?

  임진왜란  때 유일하게

조선수군이 일본에 대패한 '칠천량해전' 그  치욕의 역사가

씌어진 곳이랍니다.

  패전으로   숨죽이며 엎드려 숨어지낸 아픈 역사의  고장이었던 칠천도.

 

여기서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목은 ...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의  첫승리지인  '옥포만'과 

원균장군이 크게 패한  '칠천량해전'의  '칠천도'등은  거제도에 속한 지역으로

거제도는 구국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일본에 크게 패히여

  고개숙인 아픈 기억의  땅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요즘 읽고 있는  '난중일기'에도 '장목진객사' 에서 이순신장군 머물렀다는  내용과 거북선이 등장하는

장면도  있어 읽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우리고장의 문화재에 대한 애착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난중일기를 읽는 동안  이순신장군을  만나보는 느낌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바람앞의 등불이었던 나라를 지키려고 애쓰는 장군의 굳은 의지가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칠천도 해변   뻘층 어디쯤에  묻혀   있을것으로 추정하는   '거북선 탐사'에

매달려 오랫동안 열정을 불태운  그들의 노력을  기억 해 보며.

 

 

 

 

 

향토사학자로 불리는 백세청풍님과 파랑가나가 이곳으로  달려 온 이유란...

제 200대  삼도수군통제사' 정낙용'(1879년 2월- 1882년 6월)장군의  비석을 찾아 비문으로 새겨진

내용의 의미를  알아보려고.

그  열정 또한  보기좋습니다.

 

 

.

 

 

 

장목진객사  뜨락과  주변은 온통 개망초로 뒤덮혔습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가까워지자   들꽃무리는   왠지모를 그리움을 전하는듯 느껴집니다.

 

 

 

 

 

파랑가나와 개망초와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구국의 영령들을 모신 이 곳의 비석군과 함께...

 

 

 

 

 

 

객사는 그닥  크지 않지만 아담하니  7월의 풍경으로  참  곱습니다.

 

 

 

 

 

 

 

파랑가나는 객사  담벼락의  예닐곱배  키높이를 자랑하고  서 있는

은행나무  껍질속을 찬찬히 들여 다 봅니다

뚫어지게 나무껍질을 들여다 보던 파랑가나,

꼬물꼬물  벌레가 기어간다며  와락 큰소리를 칩니다.

"꼬물탱이가  꼬물꼬물 기어간다"

작은 벌레 한마리도 경이로운   관심의 대상이며 호기심은 끝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객사의 담벼락을 타고  난 언덕길로 올라 가 봅니다.

 

언덕에서 만난 밭에서는  온통 여름향기가 퍼져나는

콩포기며,참깨,호박,가지들이 나란히  키를 키우는  밭작물들이 촘촘하지만

 줄기 뻗어 막무가내 달려드는  들풀들과 의 경계는  분명하게 선을 긋지 못한 채 

두루뭉술  어우러지고 맙니다.

 

 

 

 

 

 

 

 

성큼 자란 참깨들과 콩포기와 객사 이웃집의  아주머니가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도 만납니다

비는 바람을 안고와서  연약한 콩포기와 고춧대와  참깨를 모질게  때려 눕힐지도 모르니

지렛대를 단단히 세워줍니다.

 

 

 

 

 

 

콩포기가 바람을 타고  여름향기로  날리는  밭머리에서 되돌아 내려 가며...

 

 

 

 

 

우리지역의 문화재라면  작은 기왓장 하나까지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열정의 백세청풍님,

 

 

 

 

여기는 '장목진객사'  입니다용

 

파랑가나 인사할게요

시원한 여름 되세요.^^*

 

 

 

 

 

 

초록풀로  무성한 '장목진객사 '뜨락에는  용수철처럼 톡톡 튀어오르며 간지럼 태우는  강아지풀도 가득합니다.

 

 

 

 

 

 

 

객사를 둘러 보고 내려 와서 골목길로 들어서며 ...

 

 꼬불한  골목길 따라 달려가다 만나는  골목길이 끝나는 그 집,

어둠이 설핏내리면  밭일 막 끝내고  마음바삐  돌아온 엄마가 뚝배기에

바쁘게 끓여 연신 넘치듯   보글보글 소리내던  된장찌개와,

풋콩잎으로 담근  알싸한 맛의 물김치와,  밥이 다  되어 뜸이 돌 무렵 밥 위에

얹어 살짝 쪄 낸  호박잎과 ,가지무침을 반찬으로 소담스레  

  차린  저녁밥상이  마당가 평상 위로 나와  모깃불과 함께

가나만한 키의 눈이 동그랗던  계집아이를  기다리고 있을것 같습니다.

 

 

 

 

 

 

 골목길을  돌아 돌담에 매달린 연두색  이끼를 기억하며 

이젠 차를 타고 가려고요.

 

 

 

 

실전마을,

  능소화가 곱게 피어난  풍경을 보고  차를 멈춰서게  한 마을길.

 

 

 

2년전까지도  이곳에서 배를 타고 진해 용원으로 가서 부산으로 가기도...

 

누구네 집인지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풍경이 발길을 붙잡는  집. 

길가에 서서 한참동안  집 안을 물끄러미 들여 다 보지만  

심심하게 조용하기만  길 갓집 .

집 울타리 너머로 자귀나무꽃이 활짝 피었군요.

 

 

 

 

 

 

 

 

간지럼 태우기 좋은 꽃

자귀나무에 매달린 아가의 속살처럼 보드라운 꽃

큰 눈 깜빡이며 지나가다 이 고운 꽃  보고 참지 못하고 혀 낼름 내어 입안으로 끌어 당겨  어기적거리며  씹어삼키던  

소가 좋아하는 , 그래서 소쌀밥나무라고도 불리운  여름을 기억하는 나무입니다.

 

 

 

 

자귀나무 잎새 사이로 피어나는 연기,

 

 

 

 

네 이름은 ?

자귀나무,소쌀밥나무,사랑나무, 합환목

무슨 이름이 그리도 많아?

예쁘게 팔랑대니 '팔랑개비꽃' 요런 이름 하나 더 지어 줄까? 

내 이름은 가나야 , 여름에는 파랑 가나란다 바다같은 아이란 뜻이지 ...

 

 

 

 

 

 

 

해를 보려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키를 키우는 해바라기도 만납니다.

가끔씩 사람들은 시계꽃이라고 부른다구요.

 

 

 

길 가에 앉아서...

 

 

 

다시 소나기를 태운 구름이 몰려오나 봅니다.

 

 

 

 

 

 

 

 

파랑가나와 초록들판

 

 

 

 

 

가나, 여름이라 시원하게 머릴 묶어 보았습니다.

 

 

 

능소화의  뽐내기.

 

 

 

 

 

 

 

 

여름꽃 능소화와

 여름가나

 

 

 

 

 

 

내 손안 세상이 다 들어  있소이다.

 

 

 

철조망을 뚫고 나온  능소화..

 

 

 

 

 

아무데나  버리기?

 

이게 뭡니까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도로에다?

 

복내놔

 

버려진 양심...

물론 거제시민은 아니겠지요

지나가다 이런 눈살 찌푸리게 하는 모습도 만납니다.

 

 

 

 

 

 

길 위의 만남.

지나가던 차가 소리를 치며 우리앞에 멈춰섭니다

알고 보니  빨강머리 앤의  고등학교 선배님이시네요.

반가운 두 선배님을 한자리에 모셔봅니다.

오른쪽  양성철(20회) 왼쪽 김용재(21회)

연락하여 또 보자며 몊번이나  인사를 하고   손흔들며

 우린 다시 거제의 서쪽에 있는  모감주나무군을 만나러  달려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