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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모감주나무 가지 사이로 노란 별들이 무리지어 쏟아져 내리는 시간입니다.
작디작은 노란 꽃무리는 모감주나무 가지로 총총하게 매달려 별처럼 피어나는 7월의 꽃입니다.
황금비나무,(Goldenrain Tree)
혹은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모감주나무꽃, 7월의 짧은시간 잠깐 보는 꽃이니 이 계절, 절대로 놓치면 안되겠죠.?
이웃블로거 백세청풍님과 오후 6시에 만나 가나와 함께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에 도착한 저녁무렵
모감주나무 위로 쏟아져 내린 노란 꽃무리를 보고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게 꽃이야? 별이야 하늘에서 와락 쏟아져내린 노란별무리 ,아니 꽃무리"
오늘은 모감주나무 숲으로 지는 해넘이의 특별한 풍경을 담아보자며 욕심을 부리러 갔지만
장마철의 날씨는 제멋대로 변덕을 부려 시시각각 비를 뿌리며 심술을 부립니다
그렇다고 빨강머리 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지는 않습니다
말괄량이 삐삐,
비 오는 날에도 꽃들에게 물을 주겠노라 약속하였으므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도 물을 주는 약속을 실천하잖아요.
변덕을 부리는 날씨라면 그 변덕도 흠뻑 즐기면 되는 것
빨강머리 앤 ,역시 비를 동반한 몽환적인 풍경을 싫어할리 없죠
기대됩니다 .
"노란 숲 속으로 두 갈래 길이 나 있었습니다 "
라고 노래한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닮은 노란길을 찾아 우리는 갑니다.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183번지 한내모감주나무군.
경상남도 기념물 제 112호로 (1991) 지정될 당시에는 41그루였지만
2012,7,10 현재 세어보니 26그루 살아 남았습니다.
인근의 조선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환경공해로 인해
작은 바닷가에 뿌리 내린 모감주나무군은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벌써 스무그루 이상이 죽어 흔적조차 없어져버렸습니다.
왜 죽어갔는지 , 언제쯤 그리되었는지 ,
죽은 나무는 어디로 갔는지 , 그런 기록과 흔적은 어디에도 없군요.
노란 숲속 ,
이렇게나 아름다운 모감주나무숲입니다.
해마다 7월이면 노란 별꽃을 총총히 달아요.
모감주나무숲에서 내다 보는 한내마을.
무환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가을이면 모감주나무에 달린 콩알보다 조금 큰
열매로 승려들은 염주를 만든다고도 하네요.
중국이 원산지라는 모감주나무는 아마도 해류를 타고 떠밀려 오지 않았을까 ? 추정하고 있습니다.
잠깐 공간이동하여 통일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 가 보는 건 퍽 흥미로운 일,
처음 모감주나무를 심었다는
신라시대의 스님이 혹시 '모감주스님' 아니었는지...'?
노랑가나가 노란 숲속으로 살금살금 놀러왔습니다.
노랑가나가 처음 만나는 모감주나무입니다 .
"은행잎처럼 노랗게 물이 들었군, 그러니깐 은행나무라고 불러줘야지 ..."
라고 가나가 우깁니다.
늑대의 시간이 박두했지만 노랗게 피어난 꽃무리로 숲은 훤합니다
단풍보다 더 고운 모감주나무 꽃이 여름에 피어났습니다.
모감주나무에 달린 꽈리모양의 모감주꽃주머니 ,
꽈리를 하나 따서 벌려 보니 노란 별꽃이 웅크리고 있더군요.
요것들이 가을에는 단단해져 열매가 된다지요?
노란꽃을 별처럼 달고 숲을 이룬 모감주나무숲에 끼어든 소나무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소나무는 몇해전 죽어버렸습니다.
인근의 조선소에서 뿜어내는 각종 공해로 인하여
통일신라 말엽 한 스님에 의해 방풍림으로 조성되었다는 모감주나무군이
죽어가고 있다면 참 안타까운 일임에 분명합니다.
환경이 자연을 쓰러지게 하는 꼴이죠.
지금부터 약 40년 전 ,
이 마을에는 모감주나무와 순박한 어촌사람들이 등 기대어 함께 살아가고 있었는데
바다로 나간 어부들에게 고기가 많이 잡히게 해 달라고 모감주나무들은 염주알을 굴렸으며
어촌사람들은 모감주나무에게 정성을 다해 풍어제를 지냈다네요.
사람을 위한 배려. 자연을 위한 배려 가 절실해지는 현실.
<빌려 온 사진>
천년의 세월을 지고지순하게 7월이면 모감주나무는 노란 꽃으로 피어나 아름답더니
땅에 떨어진 꽃잎조차 노란 꽃밭으로 마치 하늘에서 노란 별무리들이 땅으로 내려와서 별꽃밭을 만들어 준것같은...
숲속은 온통 노란세상입니다 .
하늘의 별들이 땅으로 초대받아 이곳으로 놀러 왔을까요?
모감주꽃.. 뚝뚝 땅으로 떨어진채이지만 노오라니 예쁩니다.
숲속 어딘가에서 요정들이 마구 튀어나올것 같습니다.
가나도 그만 별꽃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감주나라의 공주님이 되었고, 머리에는 모감주꽃으로 만든 왕관도 썼습니다.
노랑가나, 왠지 모를 화가나서 심술을 마구 부립니다
머리로 올라 간 모감주꽃들이 놀라서 멀미를 해댑니다
꽃의 요정으로 변신 해 보기도.
'노란 별꽃이 귀로 들어갔어 엄마, 가나 귀안에서 모감주꽃이 피어나면 어떡해 ^^*"
그럴리가요.
죽은 나무의 노래를 들어주는 모감주나무군.
모감주나무숲에서.
그림같은 마을, 한내리입니다 .
죽은 나무는 아주 오래 된 소나무였는데...
방풍림으로 조성되었다는 그 옛날의 모감주나무들이
하얀 울타리에 갇혔습니다.
빨갛게 타버린 아름드리 소나무
재선충으로 죽었는지? 혹은 다른 오염으로 죽었는지
죽은 소나무는 말이 없네요.
가을도 아닌데 마치 단풍이 들어버린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 곳에 없었던 '조선소 '
자연은 사람에게 배려하고 아낌없이 주기만합니다.
모감주나무군은 천년 전 이곳으로 해류를 타고 흘러 왔을까요?
늦은 가을 낙엽 떨구고 앙상한 가지 사이로 해가 지면 그 서늘한 풍경은
자연이 빚은 외로운 예술의 극치라네요.
가을에도 꼭 다시 이곳으로 올겁니다.
단박에 모감주나무를 기억하게 된 노랑가나
우산을 받쳐 든 누군가의 모습도 모감주나무숲에서는 그림이 되는군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받기만 하는 사람들.
서늘한 풍경으로 한번 담아 보았습니다.
초록들판과 모감주나무군과 하얀울타리.
비가 흩뿌려도 도라지꽃은 곱게 피어나 비를 맞는 모습이 소나기 지나가는 길목의 밭에서도 누군가의 그리움처럼 곱습니다 .
도라지꽃 활짝 피어난 꽃무리속으로 두 개의 노란 별이 놀러왔습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 1
비 오는 날의 수채화 2
밭에는 홍합껍질도 많아요
거름이 되는 모양입니다.
비를 맞아 더 파르스름해진 밭작물들.
청동기시대 유물을 발굴중 ^^*
한내리는 작은 어촌마을이었습니다.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작은 마을에
모감주나무군은 천년을 변함없이 이 땅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었답니다..
가을이 스러질때쯤 빨강머리 앤, 다시 이 곳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모감주나무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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