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푸른 하늘 은하수 , 하얀 쪽배에 ...

이바구아지매 2013. 1. 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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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조금 춥게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그렇다고 깊숙한 겨울처럼 뜨악하게  춥지는 않아요.

                        늦은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인   페가수스자리가  힘차게 말달려 은하수로

                     뛰어드는 모양을 한  계절이기도 하지요.

  별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양을 돌보는 

                                       목동들은  별들과 나누었던  수 많은 이야기를

                                                 알프스로부터  세상 곳곳으로  상쾌하게  날라다 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중세기 알프스지방의 목동들로부터 불리기 시작했다는  

                                               즐거운 산노래인 요들송을   지구촌으로   전해 주기도 하였지요.. 

                                                   깊은산 계곡을 따라  멀리 떨어져 있는 목동들의 안부를 메아리 소리를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전하기도 하였다는 목동들의 노래인  요들송이

                                          겨울로 가는  11월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목동의 노래  '아름다운 베르네'를 흥얼거리며 ,

                                                 거제도 동쪽끝에 있는 작은 포구   능포로  밤바다를 만나러  갑니다. 

 

 

 

 

★밤이 내리는 시각  능포바닷가에서... ★

 

갯내음이  화들짝 달려드는 

 작은 포구에 도착하니  어둠이 짙게 깔리는 시간임에도

집으로 가지 못하고 뱃일로 바쁜  어부가 보입니다.

  다가가서 여쭤보니

어부의 배는 내일 새벽  2~3시경  대마도쪽으로  조업을

나갈 계획이라며 이왕이면  대구가 좀 넉넉하게 잡혔으면 좋겠다며

 배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중이랍니다.

 

 

 

 

 

 

등대가 깜빡이기 시작했어요.

 

 밤이 내리기 시작하자  하얀등대와 빨강등대로

레이저를  쏘아 빨강, 파랑의 불빛을  깜빡거림으로 조절하여

고기잡이 나갔던 배들이  안전하게 항구를

찾아 들게  바닷길을 밝혀줍니다. 

오늘은 어쩜 까만 바다와 등대의 불빛과 푸른 하늘 은하수,

 그리고 하얀 쪽배를 모두  만날것만 같습니다. 

 

 

 

 

 

 

★강쥐야, 너도   누군가를  기다리니 ★

 

밤바다에서 오늘  아주 특별한 풍경 하나를 또  만났습니다.

글쌔 요녀석의 뒷태를 한번보세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 같지 않나요?

  갑판끝에 까치발을 하고 서 있는 강쥐한마리가  

통통거리며 항구로  달려오는  

고깃배를 향해  요란하게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합니다.

  녀석은 분명  저 배를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대며 다가오는  배를 향해

 곧장   바다로 달려들것 같습니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깜빡이는 불빛  사이로 나타나는 배를  보자  더욱 

 요란하게  짖어댑니다.

 

"멍멍멍  멍멍멍. 멍멍 .."

배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연신 꼬리를 흔들며 좋아서 어쩔줄 모릅니다.

우연히 만난  또 하나의  바닷가  밤풍경  ...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이 시간  바다에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소소한 풍경하나

조금  추운 날   밤바다에서  만난   낭만적인 수채화

 등대, 고깃 배 그리고 강쥐...

누구도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보지 않고 그릴 수 있을까요?

 

 

 

 

 

 

 

 

 

밤바다, 강쥐, 등대, 그리고 고깃배

 

 

 

 

통통거리며  달려오는 배를 보자 좋아서   콩콩대는  강쥐의 모습은

 영락없는 엄마를 마중나온

아이같습니다.

 

달려 오던 배위에서 강쥐의 모습을 발견했는지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콩쥐야,  우리콩쥐 추운데  나와서  여태기다렸어 ?

배 고픈데 집에서 기다리지 않고

춥다 어서 집에 가자 엄마가 우리콩쥐  좋아하는 거 많이 줄게 "

"콩콩콩 ..."

 

"자식 좋아죽것어 !!!  콩쥐 , 아빠한테로   와  ... "

"꼭 강쥐가 사람같아요 엄마,아빠 마중온것처럼 오랫동안 저러고 기다리던데요..."

" 우리 콩쥐 얼마나 똑똑한지 몰라요 매일 저 갑판끄트머리에서

이 시간에 마중나와 기다려줘요 ,이 맛에 산다구요.

콩쥐야, 이 예쁜 아줌마는  도둑이야

 혼내줘 너 데려 가고 싶은가봐  너무 예쁘다고  ..."

라고 칭찬을 한없이 해대자

콩쥐란 이름의 강쥐녀석  주인의 칭찬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으로

"멍멍멍 콩콩콩 ..."

요란하게 짖는 바람에 졸던  바다도   화들짝  놀라 다시 께어납니다.

 

어부아저씨의 품에  덥석 안긴채  어리광을 부리는  

녀석의 재롱이  정말 귀엽습니다.

"아저씨, 고기잡이 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하고  슬그머니 묻자

"수십년째지요  평생 이 짓 하고  살았어요. "

"무슨 고기가 많이 잡혀요?  고기잡이 수입은 괜찮은가요?"

" 예 밥 먹고 살 정도는  됩니다.

 대부분  잡어가 많이 잡히고요.

 

 우리 각시는 시집와서 여태 서방따라 힘든 고기잡이 나가는 바람에

신세망치고 피바가지 썼대요 하하하 호강한번 못시켜줬지만  

한 때는 정말 예뻤어요 배우 문희만큼,  거친 해풍에 시달리기전에는요

제대로 호강한번 멋지게 시켜주어야 하는데  아직도  이모양입니다. 허허 "

 

바다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아 듣기라도하듯   파도를 일으키며  철썩댑니다. 

 

 

 

 

 

 

어부네 부부가  항구로  돌아오자  이제서야  안심한듯 

 콩쥐녀석은  다시 한번  바다를 물끄러미 내려 다 봅니다.

포도주빛깔의 밤바다가

붉은빛으로 일렁이는 잔물결을 들여 다 보는

 녀석을 등뒤에서 보니  생각이 참 많아 보입니다.

 

 

 

 

 

 

어부의 집  ★

 

 

바닷가 마을에   밤이 내리자

포도주 빛깔의 바다를 밝히는 가로등에 불이 켜지고  까만 밤은

 바다와 하늘의  신비를 천천히 하나, 둘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고기잡이를 나갔던  어부 부부를  목이 빠지라 기다려준  충성스런  콩쥐와

함께 안식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인사를 나눈 뒤  멀찌감치에서

   오랫동안 지켜 보며 서 있었습니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말을 걸어 오는 밤바다가 정신을 맑게  해 주니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