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통영여행> 우리가 사랑하는 통영 소포벽화마을

이바구아지매 2013. 2. 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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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17일(일) 오후 3시 

통영 소포마을은  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아는이 하나 없는 낯선동네에서 비를 만난다는 건 참 슬픈 일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택쥐베리의 어린왕자에서  행복을 이야기하던 사막여우가 화들짝 생각납니다.

. 이를테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거야.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더 행복해지겠지. 그래서  4시가 되면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보물인지를  알게 되겠지,,,라고 .

이곳에서 만나자고 약속장소를 정한  통영여고 챌린지  친구들이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자  

 파란우산 깜장우산을 쓰고   큰길에서 

소포마을을 향해  내려옵니다.

  비를 피해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빨강머리앤 , 

  얼른  차에서 내려 빗속으로 달려가 소녀들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소녀들은 고3 수험생인터라   올 한 해가 힘들고 많이 부담스러울것  같습니다만  

 빨강머리 앤을  만나기 위해 귀한 시간 쪼개서   이 곳에 와 주어  고맙고  또 한편으로  미안해집니다.

 우리의 인연이 닿기까지는   온라인상의 고마운 연결매체가 있었으며

 눈과 귀의 확장을 실감하는  맥루한의  미디어 이론에  다시 한번 공감하면서

작년 10월  ' 나 홀로 떠나도 좋은 여행  통영 소포마을' 이란 제목으로

한창 벽화를 그리고  있을 때  포스팅한 것으로   인연이 되어 오늘은 직접  만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어른들도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힘든

 벽화그리기를 성공적으로 해낸   주인공들을  벽화를 그린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멋진 약속을  만들어낸  사람은 고작  열여덟살 김예지양입니다. 

"안녕하세요 "

라고 수줍게 인사하는  소녀들

첫만남이라  조금  어색하고 서먹하리라 생각하고

소녀들의 밝은 표정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고 싶어  

요즘 뜨는 개그중 ' 거제도''라는 개그를 보여주려했는데

역시 빨강머리앤 , 개그쪽은 영 소질이 없는지  거제도가시나  보숙이처럼  

구구단개그가 즉석에서 팡팡 터지지 않아  꺼내보지도 못했습니다.

"얘들아 , 오광대앞에서  공중부양 한번 해 볼래?

라고  싱겁게 말했을 뿐

개그가 시원찮으니 소녀들의 공중부양은 커녕  영원한 고전스타일  브이조차   수줍게 ..

 

 

 

 

 

 

첫 술에 배 부르랴?

 

 

자신들이 그린 통영 오광대 벽화앞에서.

왼쪽부터 고아라, 조윤나  그리고 오른쪽은    김예지양.

아주 조신한  조선시대 정숙한 소저스타일  ... 나름 괜찮군요.

 

 

소포마을회관에  붙어버린  계단위에서  수줍게수줍게 ..

 

2012년 6월부터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지난 해 여름,  햇살은 쨍쨍거리며  달려들어

  정수리를 향해  '뙤약뙤약' 쏘아댔을것이고 , 땅에서도 지열이

 '푹푹'기차화통처럼  시커먼소리를 내며 마구   달려들었을것이며,

  그런   여름날  그림을 그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보지 못했지만  그건 차라리 고통에 가까웠을겁니다.

게다가 벽면의   높은곳은 손이 닿지 않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흔들거리는  사다리에서  몸의 중심까을  잘 잡으며 그려야 했다니

벽화그리기에 함께한 통영여고 23명의   챌린지  동아리 친구들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직접 만난 첫느낌이라면  한마디로  가냘픈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이라고 말하면 딱 맞는 표현일듯,, 하지만

대단한  통영의 딸들입니다.

 

 

고래를 그린 아라양은 고래가 너무도 사랑스러워  덥석 안아줄 태세로 달려듭니다.

 

오광대가 그려진 맞은편의 벽면에는    고래두마리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두마리의 고래가  사랑을 나누자   축복해 주려고  멸치떼가 폴딱 뜁니다. 새우떼도 폴짝 ... 

몽글몽글한 파도들이 또 달려오는   풍경옆으로    윤나,  아라,예지양이  함께 벽화가  되어 봅니다.

얘네들 참 예쁘죠.? 

  아무리 멋진 그림도 생명을 솔솔  불어 넣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최고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지 않을까요?

 

 

 

 

소포마을  벽화 호랑이, 민화속 호랑이를 그리느라 두 배로 힘들었다는  친구들이  오랫만에

호랑이 그림과 마주합니다.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나름 괜찮을겁니다.

 

 

 

 

 

우린 고래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도   있다구요

보세요 고래의 꼬리를 잡아당겨도   고래는 마냥 신나하죠?

왜냐구요  얘네들을 태어나서  헤엄치게  마법을 부려준   우리들이잖아요

라고 말하네요  맞아요 . 정말 ...

 

막 바다로부터  돌아온  동네아저씨의  대야속에는...

 

소포 마을이 무조건  좋아서 어느 날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셨다는

아저씨, 마을 앞바다에서 잡아 온 도다리와

두어마리와 해삼,, 배도라치, 까망색의  북대 잔챙이를 제법  잡아 오셨지만

  서울에서 오신 동네아저씨는  자신이 잡아 온 생선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어

결국 함께갔던 백세청풍님께서 생선이름을 가르쳐 주고,  자잘한  고기들은  다시 바다로  돌려 보내주었답니다.

 

 

 

 

 

분홍고래는 오늘 정말 신이 난것 같네요.

고래를  그려 준  그림쟁이들이 다시 찾아와 주었으니  

 기쁨이 하늘에 닿아  피겨선수  김연아처럼 우아하게  명연기로 고마음을 전합니다.

 

 

 

오광대 그림도   오늘만큼은  어리광을 부리는듯 보입니다.

잘 있었어  ?

 하고  그림쟁이들이  빙그레 웃어 주었답니다.

 

 

 

모가지가 길어서  기쁜  기린도 만나서 잘 있었냐고  ,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며    두번째  골목으로   걸어갑니다.

 

 

 

여기서도 야트막한 지붕을 타고 내려 오다 난 작은 창가에 걸친 나뭇가지에 앉은 두마리의 앵무새가

예쁘게 노래하며 반깁니다.

우리를 태어나게 해 준  쟁이쟁이 그림쟁이들이  오셨구낭  방가방가  안녕...

하고 앵무새 두마리가   인사를 하는것 같습니다.

 

 

 

 

예지양은   두마리의 소포호랑이를 보며 잠시 지난 여름 그 무더웠던 날을  떠올리는지

쪼그만 얼굴이 빨갛게 확 달아올랐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방긋 웃으며  그림이야기를 진지하게  이어갑니다.

 벽면의 호랑이는 연암  박지원의 호질처럼  허세와 탐욕의 천태만상 인간군상을 풍자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kbs1의 다큐 2부작 '희망을 그린 학교 '편의  소녀들이 학교 안이 아닌 학교 밖 작은마을을 그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햇던 

시간들을 하나하나 다시 들려줄때면 

진한 감동이 전해지더군요.

 방송관계자들이  일년동안 전국을 돌며  작고 평화로운 마을을 찾아 헤메이던  중 어느 날  이마을을 보고는

 ' 바로 우리가 찾던 마을이구나 " 라고 했다죠.

당시 PD와 방송관계자들은  이 곳이 통영에 속한 한 작은 어촌마을이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다고 합니다.

 마을은  학교, 교회, 가게등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하나  없는  순수하게 촌락으로 이루어진 마일이었던 겁니다.

아주 가끔씩 필요한  구미에 맞는 방송용  마을을  찾아내기가란 쉽지 않았겠죠.

 

 빨강머리앤은 골목길로   흔들리는 카메라로 동영상을 담아보겠다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였습니다.

작품을  잘 찍어 유튜브에 올려 볼 생각인데 실력이 순엉터리라 믿을 수는 없지만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요리조리 바쁘게  나아갑니다.

 

 

 

비가 내리는 골목길을 걸어가는  운치가   영화처럼 기막히게 좋았습니다.

 

 

 

쉘부르의 우산인척  해 보기도 ... 후후

 

 

 

 

답게답게 ...통영답게 ,

  호랑이, 용,고래,봉황,날개 글쓰는  전문가들이  골목길에  나란히 섰습니다.

 

 

 

 

 

에고 부끄부끄...

 

꿈의 날개를 달아주겠다며 예지양이 사진을 찍어 주네요.

희망의 날개를 그린 윤나양이 맑게 웃으며 조용히 기다려줍니다. 

 

 

 

 

 

 

 

다섯번째 골목테마 사군자가 매난국죽으로 그려진   골목길을  간당간당 걸어갔습니다.

매화, 난초,국화, 대나무를 소재로 하여 그렸다죠.?

 

이쯤에서  빨강머리앤의 카메라는 파도를 심하게 타며  막무가내로 골목길을 누비는데

소포마을의 벽화 동영상이  어떻게  태어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대나무 부비대며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골목길.

 

햇살이 짱짱하던  어느 날에 찍어 둔 사진입니다.

벽에 그려진 소나무는  자세히 들여 다 보면 벽에 금이 간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멋진 그림으로 갈라진 벽이 감쪽같이 말끔하게 그림속에 파믇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니

실력 참 대단하지요.

정철의 시 ' 대' 와  대나무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어 조화를 이룬   풍경도 올곧게 좋습니다.

 

 

 

 

이런 글자를 써내려가기가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고 했어요.

도드라진 글씨체

이 작품은 윤나양의 작품이겠죠?

 

 

 

 

이 대그림은 그림자 생긴  대나무를 그린것으로  아주 독특한 작품이라고 했어요.

이 길 지나갈 때면 대나무 그림 유심히 살펴보라고 했는데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꼭 그래야겠어요.

 

 

 

 

 

 

 

삼족오를  그림으로 나타내었는데   드라마 주몽에도  나왔다고 합니다.

상징인 삼족오를 불길한 새로 폄하시켰다. 우리 민족도 그 영향을 받아 까마귀가 흉조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었다.

삼족오(三足烏) 삼족오는 ‘동방의 광명사상과 천자국이 한민족’임을 상징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붉은 태양과 그 속의...

 

 

 

사군자, 매난국죽

 

 

 

 

 

이 그림을 그릴 때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그려야했는데 사다리공포증이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결국 가위 바위 보로  정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그림이라고 설명해 주었답니다.

 

 

 

 

곧  봄이 세상 가득 퍼지면  화려한 꽃들로 세상이  환해져서

'환희의 정원' 이 될겁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라고  벽화가  질문하네요.

 

 

 

 

 

 

 

 

 환하게 웃는  소녀들의 모습이  너무 예쁩니다.

 

 

바닷가 아이는 ...

 

얘는 갯벌에  나와 조개를 파는 아이였는지? 그만 톡  까 먹고 말았답니다.

 

 

 

 

 

 

네번째 방문에도 리어카는 그자리에 그대로 대여 있네요.

벽화처럼  구석베기가  제자리인양 떡하니 차지하고  있어요.

 

 

 

 

 

 

 

 

언제나 수줍은 브이 ...다음진도는  도전  공중부양  ^^

 

 

 

 

연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시다,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전망 좋은 집,

 연의 벽화를 까다롭게 주문하여 눈물이 막 났다는할아버지네 벽화인 연이

비스듬히 살짝 보이고 ,빨강머리 앤이 살고 있는 해바라기 총총 피어난 집을 멀찌감치서  바라봅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여섯개의  굘목길을 돌아나오다  모처럼 벽화를 구경하는  통영시민을 만났는데

 이분들은 일부러 벽화를 보기 위해 오늘  이곳으로 왔다고 했습니다.

귀가 번쩍 뜨이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방송에서 그림 그리는 학생들을 지켜 보며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는군요.

학생들이 그린 벽화가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마침 방송에서 본  학생들을  현장에서 만나보게 되었으니 나름 기분 좋았을겁니다. 

 

 

 

오늘은 예지,아라, 윤나만 이곳에 왔지만  챌린지 그림동아리 친구들  모두가

 소포마을을 무지무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열정을 쏟아 그린 그림들이 분신처럼  소중하게 이 곳에  남아 있으니깐요.

더불어  이 마을이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 사람들이 찾아주는

 벽화마을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작은 벽화마을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게을리 않는   소녀들의 열정이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나요?

 

여기는 통영 소포마을입니다.

 

 

 

 

찾아 가는 길,   경남 통영시 평림동 소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