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제주서쪽여행>올레10코스를 걸으며 제주의 아침을 기록하다

이바구아지매 2013. 3. 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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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쿨  맛있게 자고  일어나 보니 상쾌한 제주의 아침입니다.

06시30분 , 알람이 깨우지 않아도 머리속에 시계가 살고 있는  

빨강머리앤 시계만큼 정확하게   벌떡 일어납니다.

그럼 제주에 왔으니 이왕이면 제주스런 아침산책 한번 해 보는것도  좋겠죠.

물론 여행을 목적으로  오지 않았지만

틈새시간을  100% 활용하여 제주 마주보기 한번  해볼게요.

이 곳은 

올레10코스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올레10코스는  화순해수욕장에서 출발하여 모슬포까지 걷기를  말하며

약4시간여 걸린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허락하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으니 현재가  천금같은 시간입니다.

아침 산책은   '환희의 정원' 안주인 오마니와  함께 출발합니다.

 

희끄무레한 제주의 아침이  깨어나면 또 어떤 모습일지

찬란한 아침햇살을  기대해도 좋을지,  욕심에 불과할지 ... 

"앤, 잘 잤어?"

하고 오마니가 아침인사를 건네며 잘 가꾸어진  올레10코스로 차를 즐겁게  몰아갑니다.

오마니, 오만에서   사막을 거침없이 내달리던  대단한  운전실력을 제주에서도  마음껏 보여줍니다.

 

 

 

 

영화처럼...

 

와우와우  제주서쪽여행  아주 멋져요.

깨어나는 아침의 빛깔이 마음 총총 설레이게 합니다. 

앤은  눈부신 햇살이든 , 비 내는 아침이든, 꾸무리하고 우중충한 아침이든   다다 좋아요

무조건  제주도면 되는게지요.

지금  이대로 좋아요 좋아 오마니,

 그렇지 않나요? 더 이상 무엇을 더 욕심부리겠어요. 만족합니다.

그냥 이대로 ...

그렇지만  여기가 어딘지는 알아봐야겠어요.

음음

제주서쪽에 위치한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해당하겠죠?

   눈 앞에 보이는  달랑 한봉우리만  내려앉은것 같아 기억하기 좋은 산방산은

 참 많은 전설을 베어 물고 있다고 해요.

이미 입소문을 통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낯설지도 않고요.

아곳 바닷가는 화순해수욕장? 해변가에는 구멍 송송난 검은 돌들이 도란도란 놀고 있으며.

파도소리는 귀대고 들어봐도  들리지 않네요.

빨강머리앤에게  손님대접한다고  잠깐  얌전해지기로 했나봅니다. 

"파도야, 생긴대로 놀아라  철썩철썩 척 쏴아아 ... 하고 노래 부르란 말이야."

게다가 바다의 분위기를  가만 살펴보니

어쩌면 바다로부터 불쑥 솟아오르는 찬란한 해를 볼  수도 있을것 같네요.

오마니께 겁없이 그랬어요.

분명 사과같은 햇살을 보게 될것이라고...

 

 

 

 

 

 

 

 

이곳에서 '대장금' 을 촬영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군요..

 

 

바다 저 멀리로 보이는 조그만 섬 두개는  형제섬이라고 부른다네요.

처음 보면 2개로  걷다가 다시 보면 3개 그리고 한참더  걷다 보면 7개

 혹은 8개로 보일 수도 있다는데 그렇게 보이는 이유라면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리 보이는 수도 있을것이며  또

  밀물과 썰물의 물때 영향을 받기때문으로  본다면 맞을겁니다.

바다로 뻗어 나간 선착장으로 나가서 유람선을 타면   마라도와 가파도를 갈 수 있다니 

가파도, 마라도  다 가 보고 싶어요.

섬에서 온 여자가 아침내내 섬섬거리네요.

오늘은  자신있게 말씀드리는데   제주의 빨갛게 익은 해를 보게 될것같아요.

앤은 바닷가에 살고 있어 해가 빨갛게  떠오르는 분위기쯤은 

오랜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다구요,

 

 

 

여긴, 알고 보니 송악산의 슬픈 역사가  새겨진 해안절벽?

엉엉" 빨강머리앤,

 저기 해안절벽에 빵빵 뚫린 구멍들은 풍화작용때문인가요? 

아니면 누가 ,언제, 왜  고의적으로 뚫었나요?"

"오마니 ,

  저 굴은 풍화작용에 의해  그리된것이 아니라

  슬프게도  제 2차 세계대전 말기 수세에 몰린 일제가

제주를 최후의 방어진지로 여겨 제주 전역을  요새화했던 역사의 현장 중 한곳에 불과한데 

 저 곳에 뚫린 굴만 10여개가 있으며 이 동굴의 정체는 '결 7호작전' 이란 작전명 아래

  일본군이 연합군의 공격을 대비해 인위적으로  뚫은 비행장 시설의 일부였으며

당시 7만여 명의 일본군 정예병력이  제주에 머무르면서 제주 도민들을 강제노역에

가담시켜 여러 개의 해안기지와 비행장 도로룰 건설하기도 했다고  하는군,

뿐만 아니라 제주 전역으로는  수백개의 군사용 땅굴이

있는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제주도의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참고자료, 제주소리 아래사진 3장 포함))

또한 몇년전 대장금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여 장금이굴로도 알려져 있으며..."

"빨강머리 앤,

장금이굴?  일제강점기의 잊지 말아야할 수모를 '대장금'  드라마로 인기가

대단하긴했지만 그렇다고  민족의 한이 상채기의 흔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곳을 드라마에 묻어 희석시켜

버리겠다고요? 그건 말도 안돼 안된다고요?

그건 장금이도 바라는 바가 아닐거라구요."

 

 

송악산의 비극

 

 

 

 

송악산의 비극

 

 

 

 

 

장금아, 장금아, 드라마의 인기도 좋지만 역사는 바로 알아야 ...

 

 

이렇게 오마니께 송악산의 슬픈 역사를 들으며  걷는동안

어느새 형제섬해안길을 지나   송악산 오름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오마니, 제주살이 고작 1년만에 벌써 제주를 훤히 꿰어차고 계십니다.

대단하세요.

 

 

 

 

 

 

 

 

우린 송악산으로 갑니다.

 

오마니, 오마니, 같이 가시라요.

 

 

 

 

 

 

 

 

 

 

 

헉헉 오마니, 같이 가시라요.

그런데 오마니, 혹시 돈 잃어버리셨어요?

 

 

 

 

 

와우 보세요 

 제주의 아침 햇살이에요.

쉬엄쉬엄  오마니와  걸으며 제주의 아침을 느끼며 가는

이 곳은  '송악산' 초입이 시작되는 지점이에요.

 

송악산은 야트막한 산이라 본격적인 산행이라기 보다는  편하게 오르는  

 해발 100m 정도의 낮은산이지만 

풍광과 전망은 빼어나게 아름답습니다.

 

 

 

 

햇살,햇살 제주의 찬란한 아침햇살...

 

 

 

 

 

지난 가을의 흔적도 있네요.

 

 

 

 

와우, 이번에는 생각지도 못한 말이?

제주에는 말이 많다더니..송악산 언덕배기에서 이렇게 말도 만납니다.

 

 

 

산방산이  마주 보이는 송악산 오름길에서  ' 올레10코스 만세' 라고 외쳐봅니다.

 

 

형제섬이 바라보이는 송악산의  아침

 

'해에게서 빨강머리앤에게

해에게서 오마니께 '

 

 

 

안녕 ...

 

 

가장 제주스러움  발견, 너 말이구나.

문득  입안에서 중얼중얼거려집니다. 말을 보니...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야은길재  '회고시가'  

 

 

 

숲속에서 보는 아침해

 

 

 

제주의 말은 거제도에서 온 빨강머리앤에게 아는척도 않네요

품격있는 말이라서?  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출연한 말인가?

말에대해서라면 아는 게  정말 하나도 없어요.

 

 

 

 

 

 

 

 

 

' 송악산의 말아,  반가워'

   하고 소리쳐도

들은척도 않고 칙칙한  말똥냄새만 퍽퍽 날리네요.

 

 

 

 

 

다시한번

'난 빨강머리앤이야 , 방가방가 '

하고 소리치니

그제서야 고개를 살짝 돌려보네요  녀석  숫말인가?

 

 

 

 

 

'에이 여자라면  관심없어요  전요  파란 요 풀만 있으면 된다구요  .

 얼마나 맛있는 봄풀인지 아세요?

음음 정말 맛있네요.,,,'

글쎄 이러지 뭡니까? 말주제에...

 

 

 

 

'앤, 이제 집에 가 ,  아침밥  먹으러  ...'

라고 오마니가 소리치며 앤을 불러요..

그러면서 언덕을  내려가는 오마니의 뒷태가

아침햇살에 발그레하게 물드니  좀 멋진가요? 아아 숨이 멎을것만 같습니다.

올레10코스를 반도 못  돌아봤는데 , 

고작 두어시간만에  집으로 가잡니다... 흑흑 ...

 

 

 

이렇게 아름다운 송악산을 끝까지 올라 가 봐야하는데 ...

 

 

 

이렇게 눈부신 아침햇살을 저 바다에 두고 가야합니다.

 

아침밥 한끼정도는 안먹어도 되는데  그냥  올레길 계속 걷고 싶은데

오마니는  앤의  마음을 이다지도   몰라주시오니까?

 

엉엉

 

 

 

좋아라좋아라

 

올레10코스 송악산 언덕길로  올라보니 ..

제주가 뽐내는 기기묘묘한  풍경이  꿈결처럼  펼쳐집니다.

 

 

 

 

 

제주의 아침을  꼭꼭 눌러 기록합니다.

 

 

 

 

 

 

마음이 너무  바쁜 나머지   표지판의 내용조차 읽어보지도 못합니다.

송악산을 알기쉽게 설명 해 놓은것 같은데...

 

 

 

벌써 잊었어?

 

맞아 빨강머리앤 제주로 여행을 온게 아니잖아 가야지  

오마니를 따라 아침밥을 먹으러 가야한다고 ..

말을 보고도 등에 올라 앉아 신나게 달려보지도 못했는데 ...아쉽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오히려  속상합니다.

표지판을    읽어보지도 못한채 

카메라에만 주섬주섬  담아갑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의 아침햇살을 보게 될줄이야  ...

제주 할방, 할망 , 감수광 ,감사합니다.

 

 

 

 

제주의 아침

 

 

 

오마니를 억지로 불러 세워 송악산 표지석 앞에서 ...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계리 '사계어촌체험마을'  앞에서 또  특별한 것이 눈에 뜁니다.

 

 

 

모슬포 LPG충전소와 산방산이 참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제주해녀,소련의 고르비, 거제의 빨강머리앤이  사계리 바닷가에 모여앉았습니다.

 

무엇때문에?

 

1991년  4월 20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렸던  한,소 정상회담을  혹시 기억하세요?

축배를 들고 있던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

이 회담은 탈냉전의 시동을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동서냉전 최대 피해자이며 냉전종식  약속 '평화의 섬' 용어를 처음 보도하며 활자화하였던 제주 ,,,

그리고 14년 뒤 결실.

고르비의 제주방문을 기념하여 흔적으로 남겨 놓았답니다.

 

(참고자료, NEWS is 제주)

 

 

 

화순리 문화마을로 돌아 가는 길에.  

노란 유채꽃이 하도 예뻐서 산방산과 함께 사진 찍겠다고 투정을  또 부립니다.

오마니의 마음은 바빠서  벌써 집으로 가 있을텐데 말이죠.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찍고 싶다면 천원을 내야한다고 제주 할방님께서 

 유채꽃밭을 지키고 섰다가 그러시더군요.

제주오마니, 당연하다시며  돈을 지불해 주셨고요.

제주할방님도  천원벌자 신이나서  달려와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어 주시더라구요.(천원의  힘 대단해요 )

 

제주 올레10코스로 반토막짜리 아침산책 상쾌하고 설레이며 ,행복했어요.

가지 않은 길의 아쉬움은  또 다음 여행을 제주도를 선택하겠죠?

 

 

 

 

제주의 봄은 유채꽃으로부터 ...

 

 

 

제주올레10코스 사계리에서   삘깅머리 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