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이렇게 좋은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바구아지매 2013. 5.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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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봄이 가는 날,

덩달아 마음 바쁘다.

봄이 가는데   왜  나는  심술이 날까? 가는 봄 막아서서   심술보자기 풀어  훼방 놓아 볼까?

끝간데 없이 들풀 가득 넘치는  바닷가 언덕길을 걷다 마주친 토끼풀도 꽃이라 우기며 

하하호호 야단이 났다.그런데 벌과 나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혹  덥다고 칠천량  괭이바다로 멱감으러 훨훨 날아갔나?

'토끼풀, 네까짓 게 무슨꽃이야  ,

무시하며  향기짙은 찔레꽃을  찾아 훨훨 날아  갔나?

어째 한마리도  보이지를 않는다.바람은 또 어디쯤에서  퍼질러 게으른  낮잠에 빠져있는지 , . 

한낮의 오월은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

풀아,풀아, 토끼풀아 ...

 

어디로 바쁘게 가세요? 라며 지나가는 나그네를 불러 세우는  초록들꽃...

얘네들  토끼풀이라 불러 줄까?  세잎클로버라 불러줄까? 

풀냄새 피어나는 이곳에 어디선가  깡총깡총  토끼 몇마리 뛰어오겠다.,

그래서   고 작은 입으로 냠냠냠냠  맛있다고 초록풀  뜯어 먹겠다.

푸른풀밭 소문듣고 귀여운 눈알  또르또르 굴리며 토끼친구들  산고개고개를 넘어서

깡총깡총  뛰어 오겠다.

 

 

 

 

 

 토끼야, 어디로 갔니?  이렇게 좋아하는 꽃풀도  많은데 ... 

토순이,토돌이,토식이 토붕이가  이꼴 봤으면  단숨에 높은산 넘어 달려왔겠다. 

그런데 오늘  토순이들 봄바람에 실려  서울구경 갔나? 이렇게 좋은 날에 , 이렇게 좋은 날에 ... 

그럼 혼자  심심하니 푸른정원에서  풀꽃반지나 만들어 볼까?,

꽃목걸이,  꽃시계도 만들어 놓고...

나 어렸을 적,

 옆집아이 화야 ,뒷집아이 혜야, 건넌마을 재야랑 꼭  요만한 계절,   파란 들판에 모여앉아

꽃반지. 꽃목걸이, 만들어 목에 걸고  하얀꽃 머리띠 만들어  두르고   공주놀이 하고 놀았지.

언제나 요만큼의 파란계절  오월에는  들꽃같은 계집아이로 푸른들판 쏘다녔지. 

토끼처럼 동그란 눈알 굴리며 바람처럼  초록으로   내달렸지 .

 

 

 

꽃밭에서 ~♬♬♪♩

 

 

坐中花園(좌중화원) / 최한경

       泮中日記(반중일기) 中


 

坐中花園        꽃밭에 앉아서

膽波夭葉        꽃잎을 보네


明兮美兮        고운 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灼灼其花        아름다운 꽃이여

何 彼 矣        그리도 농염한지


斯于吉日         이렇게 좋은 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 날에


君子之來         그 님이 오신다면

云何之樂        얼마나 좋을까



臥彼動産        동산에 누워

望 其 天        하늘을 보네


明兮靑兮        청명한 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維靑盈昊        푸른 하늘이여

何彼藍矣        풀어놓은 쪽빛이네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 날에

斯于吉日        이렇게 좋은 날에


美人之歸        그 님이 오신다면

云何之喜        얼마나 기쁠까


- 세종 때 성균관 유생 최한경의 詩 -

 

 

 

 

 

 

 

 

 

 

네 이름은 조팦꽃?

순결한 신부가 부케꽃으로 들어도 얼마나 이쁠까?

 

 

조팝꽃...

넌 짚섶에 둥지를 틀고 앉은 계란꾸러미처럼  옹기종기 붙어있구나

어라 어쩜 또 팝콘처럼 톡톡 터져 하늘가로 날아갈것처럼....

 

 

 

도레미파솔라시도...♩♪♬   올라가는 멜로디 ...

 

 

 

 

꽃잎뒤에서  유심히 들여 다 보니  마치  노릿하게 잘 누른 누룽지같았어,

이 엄청난 비밀을 나 말고 누가  또 알고 있었을라고?

오늘 처음 알아 낸 신기한 아하 유레카~~~  

그렇게 생각하니   누룽지 냄새가  솔솔 날라 다니는것 같아.

곧 이어 입맛 쩝쩝쩝 ...

 

 

 

 

 

 

사랑해성문앞 우물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아래 단 꿈을 보았네

보리수 꽃자리가 이다지도 예쁠줄은 난 정말 몰랐엇어.

 아늑하게,  잔잔하게. 수줍게  피어난 보리수꽃...

 

 

칠천도로 가는 길은

오월의 꽃에 흠뻑  취해 

곧 쓰러지게 생겼다.

 

 

 

 

별인양  총총총 붙어서 피어난

아이보리색 꽃무리, 

보리수 꽃은 하늘에서 쏟아진 별무리,  

바다를 내려 다 보며 피어나서 세상을 밝혀주는 때죽꽃처럼 ... 

 

 

 

올해도 어김없이

구실잣밤나무가 꽃을 피웠다.

그러더니 남실남실  흐느끼는 냄새를 풍긴다.

달콤 쌉쌀,  비릿비릿  몽롱한  꽃내음

냥이야, 너도 이 냄새 알지..

오월은 말이야 , 양귀비 꽃 피는 마늘밭으로 가지 말고

 구실잣밤나무 아래로 달려 오니라

갓 잡은 생선한토막보다

훨씬  군침도는  맛있는  비린내야

네가  제일좋아하는 이 냄새의 정체를 냥이는  알랑가 몰라 ~

 

참참참 똥파리가 제일 좋아라하더라.  

똥파리선수 일등으로

구실잣밤나무로 날아왔어.  

벌보다

더 놀라운  코를 가진 게코똥파리 ,녀석은

생선인줄 알고  날아드는걸까? 

붕붕붕 소리마저 내며

벌,나비보다 먼저 

꿀벅지를 다차지하는 ....

.

 

오월이 되면 , 고양이도   발정난다.

구실잣밤나무 때문에 말이야~~

사방으로   비린내를 펄펄 날린리면서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지난 겨울 , 구실잣밤나무는  정신이 뺑  돌아서

겨울꽃으로  또 피어나더란  말이야 ~~ 

 

11월에도 꽃을 피운 구실잣밤나무는 어쩜 그 계절에 바람이 났던 걸까? 

 알 수 없단 말이야 ~~ 

다시 오월이  열리니 구실잣밤나무. 무진장  

바쁘다.. 

 

 

 

이제  처녀들은  조신하게 바깥나들이를  삼가해야 할 시간, 

하지만  총각들은 마음에 드는 처녀가 있어 

사링을 고백하고 싶다면

용기를 내서 밤꽃피는   밤골로 데이트를 

가는거야

 

그럼 처녀는 

총각을 스르르 좋아하게 될거야. 

그래서   가을에는  아마도 결혼하게  되겠지...

 

 

예쁜  처녀가 있는 집에서는   

문단속 단디해야 할 계절~  

남자의 정액냄새같은 향기를  날리는

구실잣밤나무가

 거리 곳곳에에서 

아리까리한 냄새로 처녀들을  흘리므로...

 

 

 

칠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