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던 , 하얀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이바구아지매 2013. 5. 24. 11:08

 

 

 

 

이연실이 부른 찔레꽃의 원곡은 이태선 선생님이 1920년대 쓴 동시 (童詩)에

박태준 선생님이 곡을 붙인 '가을밤'이다,(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그런데 방정환 선생님의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해서 수 많은 동요를 작사하다가 해방 후 월북한 윤복진(1907-1991) 선생 님이

지은 '기러기'란 동시가 이 곡에 붙여서 '기러기'라는 이름으로 도 알려지게 되었다.

(울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뿐만 아니라,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선생님이 1930년에 '신소년' 잡지에 발표했던

 '찔레꽃'이란 동시를 가수겸 작사가인 이연실이 1972년에 위와 같이 고친 가사로 불렀던 것이다.

 이연실이 부른 '찔레꽃'은 가을을 소재로 한 '가을밤'과 '기러기'와는 달리 봄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공통점은 3가지 가사에 모두 "엄마"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듣기만 해도 울컥 눈물이 나려고 하는 까닭은

그 속에 너무나도 가난했던 그 시절과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찔레꽃 / 이연실 노래

 

(이태선 작사, 박태준 작곡)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엄마 엄마 나 죽거든 앞산에  묻지 말고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쪽에 묻어주 

비 오면 덮어주고 눈 오면 쓸어주

내 친구가 날 찾아도 엄마 엄마 울지마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 기럭 기러기 날아 갑니다
가도 가도 끝도 없는 넓은 하늘을
엄마 엄마 찾으며 날아 갑니다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시골집 뒷산 길이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자료출처, 블로그, 벗님들의 쉼터

 

 

 

 

 

찔레꽃 /  작사,노래 , 이연실  작곡,박태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우린 목 놓아 울었죠 ...


 

이 노래는 누가 불러도 

 애잔함이 묻어나는  노래이다.

 

 

고려시대 

 원나라로 끌려갔던  찔레'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가족을 그리워하다

돌아오지 못한 채 그만 죽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우리들의 가까운  옛날 ,

 보릿 고개가 시작되는 늦은 봄  

 막 움이 솟아  뻗어나는 찔레순 어린마디를 톡톡 끊어 씹어 먹곤 했었다.

  연한 찔레순은 달짝지근 했고  은은하게 날리는 꽃내음도   좋아서

무조건  입 크게 벌려 한입  꿀꺽 삼키곤 했다.

 

끼니를 거를만큼 힘겹게  보릿고개 를 넘어가던  들길에는  언제나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다.

찔레꽃이 피는 계절에는  시집 간 딸이 보고 싶어도  사돈댁에  다니러 가는 일을 삼갔다고 할 만큼 

가난했던 시절에 태어났던 아이들에게는 하얗게 예쁜  꽃이 아닌 슬픈 먹거리였다.

 

낙도 오지였던  거제도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언덕길에  지천으로 피어나던  오월의 찔레꽃은 시골장터 약장수도

아니면서 섬아이들을

순식간에 불러 모았다.

마을이  시작되는 아카시 꽃이 활짝 핀 산모퉁이를  돌아

언덕을  타고 나즈막히 흘러 내린 찔레꽃 덤불은

두어평쯤의 땅을 

 차지하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시를 달고 쑥쑥  줄기를 뻗어 나가 순식간에  꽃덤불을 만들었고 

꽃이 피는 이맘때면 아이들은  어김없이 찾아와 꽃덤불에서 놀았다.

찔레순은  성장속도가 하도 빨라  성큼성큼 자라는 모습이 눈으로 보일정도였는데

그런  찔레순을  따 먹은 우리도  찔레순처럼  키가 쑥쑥 자랐더라면

지금쯤 키다리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너그들 , 비암 나온다이 조심해야 하는기라  덤불속 깊숙히는  들어가지마라 

그 쪽은 비암이 저거거라꼬  지키고 안있나,

 비암하고도  사이좋게 갈라무야 하는기라

 안 그라모 비암이 성질나서 너거  다리를 콕 물어삔다이

그라모 얼매나 아푸것노  배고푸고 다리 아푸고...

  골로 가삐는기라 

 우짜든지  발밑을 단디 보거라 

  비암 성질 건드리지 말고  찔레가시도  억수로 조심하고  알것제  "   "  .

무리중 한아이는 가시덤불에서도 침착하게  어른처럼 지혜로운 당부를 하기도 했었다 .

.

 

   이때  꽃덤불아래로  기어든  뱀은 찔레꽃의  주인인냥 행세를  했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나른한

 봄기운을  핑계대고  동글동글  또아리를 틀어 

 꽃덤불 속을  제법 차지했다.

 뱀의 심술은 끝이 없어,  먹기 좋은 어린  찔레순이

  풍성한  쪽은  절대로 아이들에게  양보하지 않았다. 

 

이슬만 먹고 사는 줄로 알았던  뱀도  알고 보니 

 아이들처럼  찔레꽃을 엄청  좋아하는,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양보없는  놀보 같은  해찰꾼이었다.

 

 

 

마침   '거제왕찔레꽃'으로 불리는  특별한 찔레꽃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 우체국터로 왔다.

    일주일 전 ,

거제시의 서쪽 사등면 성포리를 걷다가  장미꽃을 닮은듯한  

하얀 꽃울타리를 만났는데 꽃송이가 장미꽃처럼 

 예뻤지만 조금 다르게 보였는데

 지인께서 사진을 보더니  

 " 하얀꽃은  '거제왕찔레꽃'이라 불러요."

라며  알려 주셨다. 

이꽃은  거제도 장목면 송진포에서 발견된 (2005년) 우리나라  

미기록종으로  장미과에 속하는  덩굴성 떨기나무로 분류되고 있다.

    

2005년, 

이곳에서 발견된 찔레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한 종류로 

한동안 학계는 물론 환경단체와  언론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불러 모았던 꽃이다.

 

 

국립수목원 이유미박사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종일수도 있고  일제강점기에 이 지역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종일 수도 있다고 짐작했지만  

  꽃잎의 길이  8cm ,  

 꽃잎 5장으로  통영,거제 환경연합의 윤미숙씨가  

 직접  일본에 가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일본의 찔레꽃과는 많이 

달랐으며  장미꽃송이만한 이 찔레꽃은 유일하게 거제도에만  자생하는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이 꽃을 '거제왕찔레' 라 불러주오  "

라는  제목으로 신문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찔레꽃과 

 모양이 비슷하고 크기가 10배 정도 큰 만큼  식물의 한국명을

'거제왕찔레' 라 불러도 좋을듯하다.

 

 

 

 

 

 

 

 

비 내리는 날 ,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에서 본  '거제왕찔레꽃' 울타리

 

 

장묙면 송진포에서  만난  '거제왕찔레꽃'

 큰길에서  100m쯤 떨어진 거리에서도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꽃잎이 크고 환하다.

    꽃잎은 5장이며 자로 재어 보니  꽃의 크기는 8cm 정도였다.

 

 

 

 

 

 

 

 

 

벌들이 날아와서 꿀을 모은다.

,  찔레꽃의 꿀은  또 얼마나 맛있을지  벌과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물어 보지는 못했다.

꿀먹은 벙어리...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어린 질레순을 따서 먹어보지만 옛날처럼 단맛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얀  꽃잎속에 노란색 꽃술이 소복히  모여 있다.

 

 

 

 

 

 

 

 

 

 

 

 

 찔레꽃덤불로 갈 때는  항상 뱀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거제왕찔레꽃덤불을 실컷 보고 내려 오다  

밭일을 하고 계신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이 곳에는 오래전부터 왕찔레꽃이 많았어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는데 그들이  일본에서  가져와서 심었는지.

아니면  야생으로 자란 품종인지는   잘모르겠지만  

꽃송이가  장미꽃송만하여  예쁘다고  소문이 나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꽃을 보러 와요"

라신다.

 

 

오래전,

이 길을 따라 올라가는  언덕이며 산 곳곳에는 

  하얀 찔레꽃이 지천으로  피어나서  이맘때면  무지 아름다웠다고  한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이미 일본인들이  몰려와서  살았던 곳으로 

파란 지붕의 집은 당시 일본인들의 우체국터로,

 

1904년 8월 11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리 430번지∼553번지 일대(송진포 국민학교)는

일본해군용지로 편입되었고, 송진포 주민들은 신촌, 궁농(森村) 마을로 강제이주 당했다.

 일본해군비밀문서에는 "송진포 지역은 해군기지 설치에 따라 대한제국의 협조를 얻어 설치할 수 있었다.

 이는 외부대신 조병직에게 이미 허락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이에 송진포 지역의 인민들은 당연히 철수해야 하며 보상에 대하여 대한제국에 있다" 고 적고 있다.
대한제국은 일본이 러일전쟁을 빌미로 강제로 토지를 점령하고 군사기지를 설치할 수 있게 허락한 것이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하얗게 핀  찔레꽃덤불아래서  엉엉  울며   빨강머리 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