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토종 우리나무 때죽나무의 하얀 유혹의 수다, 함께 들어요

이바구아지매 2013. 5. 1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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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숲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오월,

  이번에는 초록의 숲에서  때죽나무가  또 하얗게  꽃을 피웠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때죽꽃의 유혹을 따라  숲으로  갑니다.

    

 초록의 숲에서는  때죽나무 가지로 우루루 쏟아져내린 별무리처럼, 

혹은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걸터 앉아 깔깔대는 아이들처럼 사랑스럽습니다.

 

 

 

<악동뮤지션>

 

       또 어찌보면 "  라시도레미파솔    ♪♬♪♬올라가는 팸토리 ~  하하하하하~ ♩♪♬ "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묘하게 흥얼거리게 만드는 리듬과 미소를 띠게

하는 매력적인 음색의 어쿠스틱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때죽나무 숲으로  '짠'하고  나타나    

' 크레센도' 를 입모아  부르는 '수다송' 같아   보이기도 하구요.

 

 

 

<악동뮤지션>

 

 

        청초하게 피어난  때죽꽃이 숲을  밝히니  

 요정들이 사는 신비의  숲속나라로  초대받은 기분이 들어 듬뿍  좋아요.

 

때죽나무로 피어나는 꽃들은

마치 고속 촬영 영화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스르르 피어나는 모습이 빤히 보입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유혹의 숲이   펼쳐져 있는 이곳은요.

 

 너울파도가 어디만큼 오고 있나    망을 보며 

하얀등대가 서 있는  곳,  거제도의 동쪽끝 ' 양지암 가는 길,'이랍니다.

 

이 길은  야트막한 동산이 바다를 행해 뻗어 있는  길을 따라 쭉쭉  걸어가는 곳으로 .

몇년 전  서쪽으로 이사를 떠난 후  오랫만에 와 봅니다.

. 오늘은  내친김에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봅니다. 

 걸으면서 만나는  이곳의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승에서  만나는  천국이란 생각은 아닐런지...

 

하얀꽃을 조롱조롱 매단채 간혹 불어오는  해풍에  몸 맡긴채 흔들리는  

 때죽나무는 부끄럼쟁이  섬소녀처럼  

   바다를 내려 다 보며 수줍게  고개숙이는 순수가  흠뻑 '아름답습니다.

 

 

 

 

 

 

와우~~하얀 꽃나라,

  꽃봉오리가  쉴새없이 퐁퐁퐁 소리를 내며 피어나는   같지 않나요?

 초록숲은 온통 하얀 때죽꽃으로  하늘을 가렸네요.

그런 때죽나무 숲에서 가만  귀대고  들어보니 마치 팝콘이 터지듯 

 꽃잎 열리는  소리가 팡팡팡 들리는것 같습니다.

 꽃들은  다투어 피어나서  불을 켠듯  점점 더 환해지네요.

 종모양을 한  작은 꽃등이 나뭇가지로  매달려 초롱처럼  대롱거리니 

자연이 부린 숲의 마법에  행복하게   걸려 들지 않았습니까?

 

 

 

  때죽나무숲은 쉴새없이 퐁퐁퐁  꽃을 피웁니다.

 

때죽나무과(―科 Styrac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

키가 10m까지 자라지만 줄기 밑동에서 많은 가지가 나와 무리 지어 자람으로써 4~5m 정도 되는 관목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지에는 별 모양의 털이 많이 나 있으나 자라면서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고 잎뒤와 맥에도 별 모양의 털이 많다. 잎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거나 없다. 꽃은 초롱처럼 생겼으며 흰색이고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꽃부리는 5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수술은 10개이고 수술대의 아래쪽에는 흰색 털이 있다. 열매는 9월에 녹백색의 삭과(蒴果)로 익는다. 그늘이나 반그늘진 곳에서 자라며 추위에도 잘 견디나, 한국에서는 중부 이남에서만 흔히 볼 수 있다. 목재는 기구재·가공재 등으로 쓰인다.  자료출처 <브리태니커>

 

 

 

불루, 그린 ,화이트의 환상적인 하모니 ...

 

 

 

  숲 속의 새하얀  때죽나무 꽃밭

마음이 슬픈 사람은 서둘러  때죽나무 숲으로 달려오세요.

숲은 당신을 웃게 해 줄겁니다.

 

 

 

 총총총 피어난 때죽꽃이 이번에는 또  삶은 계란을 

 막 칼집내서 꽃모양을 만든  계란꽃처럼 보입니다.

 때죽꽃은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상상하게 도와주는

지혜의 꽃입니다.

 

 

 

 

 

이렇게 산뜻한 초록숲으로  병아리때가  오종종 몰려와서 

이번에는  "엄마엄마 이리와 요것 보세요 

 병아리떼 뽕뽕뽕 놀고 간 뒤에 "

라고  노래하는듯 보이기도 하구요.

 

 

 

빛으로 그린 그림,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지요!

 

 

 

누군가가 그랬듯이 초롱꽃은 마치  떼떼중들이 꽃등을 들고

초파일 연등행사를 하러 가는듯  보이기도 하네요.

나무냄새, 꽃냄새가 코끝으로  느껴지자 

 숲의 사랑스런  유혹에 홀리듯 빨려 들어갑니다.

 

 

 

   때죽꽃은  다시보니

아기  팽귄들이 앙다문 입을  쭉 내밀며  쫓아오듯 보여요 .

 때죽꽃이 그러네요

"당신만의  눈으로 마음껏  상상하세요",

그거 참 재미있군요. 그래야겠어요.

 

 

 

팡팡팡  때죽꽃 터지는 모습,  정말이지   요염하기 짝이 없습니다.

 

 

 

 

 때죽꽃은 정말 숲속의 요정들인건가?

초록숲을 꽃으로 예쁘게 꾸미는 오월의 요정들?

 별을 닮은 꽃들은 정말  숲속의 작은 요정이 틀림없습니다..

꽃들은 바람이 찾아와서 부비대자 상쾌해져서

  명랑한 웃음 베어물고  바람과 함깨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에게

부지런히 꽃을 피우라 재촉합니다.

 

 

 

 

 

 

때죽꽃이 피어선 지고마는 7 월이 오면  

 꽃진자리로  방울방울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답니다..

이 모습을 보는 시간은  또 얼마나 흐뭇하고  예쁜지요

   동글동글한 열매떼는 정말 동자승의 까까머리처럼 보이고,

이런 모습을 본 사람들은 스님들이 떼로 몰려오는 것

 처럼  보여  떼중나무' 로 불렀답니다.

 

 

 

 

 

 

 

 

보세요  꽃진자리로  방울같은 앙증맞은 열매가 또 얼마나 이쁜가요?

때죽꽃이 떨어지고 말면  뒤를 이어 동그란  열매가   와글와글 매달려서 

 단단해지는 햇살의 여름이 오면 숲도 더위를 느껴 바람을 그리워한답니다.

간혹 지나가던 바람이 보드랍게  어루만져 주기라도 하면 때죽나무는 기분이 몹시 좋아져서 

 천천히 한들한들 춤추고 열매는  여물어갑니다.

 

 

잘 익은  때죽나무의 열매에는 기름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예로부터 등잔불을 켜거나 

 머릿기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옛날 우리 할머니, 엄마 세대는 때죽나무에서 축출한 기름과 동백기름으로 윤기나게 발라

 머릿결을 맵시나고 , 단아하게 가꾸기도 했었죠.

 

 

 

 

 

2009년 7월의 때죽나무 열매

 

이렇게 고운 열매를 보면 금방 마법에 걸린듯  스르르 좋아하게 됩니다.

 요  때죽나무 열매를 보니 어린시절  우리동네의 여름이 울컥 생각납니다.

 

 

 

 

 

 

 

나의 살던 고향의 여름이야기  

 

 

어린시절,

제가  살았던 마을 앞으로는 큰강이 흘러 바다로 가는 길목이었습니다.

강은 거울처럼  맑아서  송사리, 피래미,은어,천어, 붕어 , 문저리, 잉어와 다슬기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이름조차  까먹고 말았지만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헤엄치던

 물반, 고기반의 명경지수를  품은  강이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 

그러니까 꽃진 때죽나무에 열매가 매달리기 시작하는 7월과 

작열하는 햇살을 마음껏 받아 먹으며 열매가 점점 단단해지는 8월에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어른,아이 할것없이 강으로 나와 멱도 감고, 고기도 잡았습니다. 

고기를 잡는 일은  해마다  7~8월에 벌이는 동네의  연례행사로 

 때죽나무  열매와 잎을 따서  돌에다 콩콩 찧거나 혹은  빡빡 문질러

때죽향이 사방에 진동하면 이번에는  강물에 쏟아 풀어버렸습니다.

그럼  5분도 지나지 않아  고기들이 요동을 치다 이내 잠잠해지고

마을사람들은  한꺼번에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동네 장정들은 강근처의 산에 올라 때죽나무를  베어왔고  여자들과 아이들은 

  때죽나무 열매와 때죽나무잎을 돌에 놓고 콩콩 찧어

물에 푸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물에서는  고기들이 놀라 서너번 팔딱이다

  눈을 동그랗게 뜬채  배를 하늘로 내밀고  동동동

떠 올랐습니다.

그러면  동네사람들은 집에서 가져 온  다라, 대야, 소쿠리, 바구니, 양재기 심지어 

 주전자까지 챙겨 와서

첨벙대며

물위로  둥둥 떠 오른 고기들을 무조건 주워 담았습니다.

강에는 동네사람들이 모두 나와

 죽은 고기를 주워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우리동네의 아주 특별한 축제같았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웃마을 사람들도

우리동네로 몰려와서 고기를  제법 건져갔습니다.

이렇게 때죽나무를 물에 풀어 물고기를 잡는 천렵을  우리동네에서는

'구정물 친다'

라고 하였습니다.

당시

어른들이 말씀하시기를 때죽나무에는 독이 들어있어

 고기가 먹으면 금방  죽는다고 하였으며 

 그렇게 죽은 고기를 사람이 먹어도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물고기를 한꺼번에 왕창 죽게하는 이 나무를  가리켜 우리지역에서는

'때독나무'라  불렀습니다. '독'이 든 나무라는 말일테죠.

우리는 그렇게 잡은 고기로 매운탕도 해 먹고  여러날 질리도록 고기반찬을 먹었습니다.

  어쩜  강이 준 내어준 고기반찬으로 며칠간은  밥 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구정물 친다' 고 하였는데 그 말이 왜 생겼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구정물을 친 강물은  열흘정도는  완전 고기 썪는  역한 냄새가 진동하였습니다.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더운 여름에는  밥을 먹는것도 잊고 하루종일

강에서 멱을 감는것이 일과였지만

때죽나무로 구정물을 치고 난  뒤 여러날은  강변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썪은 고기가  널부러져 

멱을 감는것은 물론이고 빨래조차 할 수 없었던 기억이선연합니다.

몇년 전 ,

 때독나무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에고사포닌' 이 들어 있어 동물 혹은 생선에

마치효과를 내는 것으로 정리 되어 있더군요.

'에고사포닌'이  마취효과를 내는데 사용된다면 

  분명 다시 마취되었던 고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께어나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어린시절 동네 강에서 본 물고기는 기절하였다가  깨어나는 고기는 한마리도

보지 못했으며 내가 본 때죽나무 열매속 '에고사포닌' 은 잠시 기절시키는 마치효과를

내는것이 아닌  완전 치사용이었습니다.

 

 

 

 

 

 

 

 

 

이렇게 맑은  물이 흘러 신선, 선녀탕과  요강덤벙 ,꽃밭덤벙,

 벼락덤벙 ,열녀천, 박수덤벙을 지나 바다로 가는   

우리동네의 산에는 때죽나무 숲은 또 얼마나 하얗게 고왔는지.

구정물을 쳐서 고기 잡던 

  옛날이 어제처럼 다시 그립습니다.

 

 

 

 

 

꽃을 주제로 벌이는 축제도 많더니만 ...

 

꽃등을 켜든 풍경을 보니 영혼이  깨어나는 느낌이 드는 

  때죽꽃의 축제는 왜  하지 않는지  궁금해집니다.

  때죽꽃이 피어나는 오월, 산으로 한번 가보세요

자연이 준비해 놓은  하얀숲  아름다운 별꽃밭이 펼쳐져있습니다.

 

 

 

 

때죽나무꽃은 언제나 땅을 내려 다 보며  피어나는 땅을 정말 사랑하는 꽃같습니다.

게다가  공해 물질을 대규모로 배출하는 공장 가까이에서도 잘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라고 합니다.

이렇게 꽃이 아름다운 때죽나무를 거리의 가로수로 심어도 참 좋을것 같습니다.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꽃들이 방긋방긋  웃는것 같습니다.

그럼 꽃들과 함께  우리도  방글방글 웃어 볼까요?

 

 

 

아직 별꽃으로 팡팡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는 작은 병아리의

앙증맞게 작은  부리같기도 합니다.

'삐약삐약 ',혹시  병아리소리 들리지 않으세요?

 

 

 

 

 

 

이곳에 서니 어떤 날의 상쾌함이 또  생각납니다.

푸르게푸르게 , 이강산을 푸르게,  언젠가 TV에서

  본 유한양행의 광고 카피처럼...

 

 

 

때죽나무의 열매에는  기름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예로부터

등잔불을 켜거나  머릿기름으로 사용하였으며

세제가 없던 옛날에는  때죽나무 열매를 찧어 물에 풀어 빨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얀 꽃잎을 톡톡  따서  비벼대면 보르르 거품이 생겼는데

물에 풀어  빨래를 행구면   때가 쏙 빠져

깨끗해졌던 기억도 있어요.

 

 

바다로 가지 못하는  배

 

때죽나무숲 근처로는  예술적인 분위기의  '양지암 조각공원'도 있어요.

 

 

양지암 조각공원에서

 

 

조각상의 갈매기가 소리치네요.

대구다 외포항에서 대구떼가 몰려온다 

갈매기가 높게 날아 오르며 

능포항으로 대구떼를 휘휘  몰아옵니다.

 

 

양지암 조각공원에서

 

하늘을  향해, 바다를 행해  꿈 뀨며  행복한 낮잠을  줄기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나른한 오후 곁으로  

   숲속의 때죽나무 일꾼들은  하얀 별꽃을 폭죽처럼 쏘아 올려

팡팡 터뜨리며 숲을 금빛으로 환하게환하게  밝혀 주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