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돌아온 가을 전어떼의 절망

이바구아지매 2013. 9. 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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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열리자

가을 바다로 깨소금덩이 전어때가 돌아왔다.

 갑자기 우루루  밀고 내려왔던  6.25 한국전쟁의 충격,  중공군의 인해전술처럼,

걷다가   우연히 맞닥뜨린  신기한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고현항이 시작되는 기수지역에 해당하는  고현천으로  가을을 몰아 헤엄쳐 온 전어떼들이

 바닷물이 빠진 (썰물) 바닥에서 파닥이며 몸부림을 쳐댔다. 

썰물로 바닥을 드러내다시피한  곳으로

  겨우 졸졸거리는 물길을  따라 뒤죽박죽으로 몰려온  전어떼

어쩌면  떼죽음 당할것만 같아  안절부절 못했다.

 

오늘은  몇물일까?

무릎사리, 배꼽사리, 그도 아니면 가슴사리, 턱사리 ?

 

바닷물은 썰물되어 이미 태평양 저 멀리로  달아났다.

하얗게  바닥을 드러낸  곳으로 따글거리는 늦여름 햇살이  쏘아 대는 사해 같은  갯가로

부리나케  달려가 보았다.

  오폐수가 퇴적물로 바닥에  겹겹이 쌓여  

젤라틴처럼  허물거렸다.

2013년 09월 거제시 고현 바다의  썰물 때는 망측하게도   마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커먼   뻘층에 엎드려  냄새를 맡아보니 

악취가  심해  당장 멀미가 날것 같았다.

 

바닷가를 따라 조금만 더 걸어가면  S조선소가 나오는데

 S조선소는  배를 만드는 일을  수십년째 하고 있었다

 바다로  뿌리를 내린  조선소는 어느 날 괴물처럼 나타나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놀고 있던  물고기들의  놀이터를  덥석 차지해  버렸다.

그로부터 아름다운 노을을 자랑하던  서정적인 이곳의  바다는  

   조선소의  나와바리 <nawabari>가

되어버렸다는 전설도  생겨났다.

 

< 어디로 가니  니모,..  >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들어 와서  살게 된 후로

 생활 오폐수도  바다로  흘러 들어 죽은 바다로 전락하는데 

 일정 부분은   동조했다고 보아진다.

 하루가 다르게 죽어가는   사해 <死海 >같은 바다,

  그래도 잊지 않고  가을을 알리며 찾아 오는  반가운 녀석들.

 

 다시 9월이 되자  살이 통통 오른  전어떼가 고향을 찾아오듯

 남해의  따뜻한 바다로  돌아왔다.

고등어와 마찬가지로 추운 겨울이 오면 제주도를 비롯,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월동기를 보내다 여름철 산란을 마친 후

남해와 서해를 돌아오는 난류를 타고 다시 북상한다는 전어떼,

 

그런데 가만히 들여 다 보니 전어 말고도  큼직한 고기가

성글게  섞혀 함께  헤엄치고 다녔다.

  30cm크기의  고기는 숭어인가 ?  

하지만  길가던 사람들은 멍하니 바라 볼 뿐

잡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맑은 바다이기를 포기한 곳으로

 기어오른 전어떼를 보고도 , 아쉬워하다 그냥 지나갔다.

 

 

 

웃기시네

 

 

2013년09월02일  오후 4시경   거제시 고현천변 기수지역의 모습

 

 

 

 

 

바다, 화장을 고치다...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연출된 바다

 

 

 

 

★가을의 선물, 고소한 깨소금덩이의 전어

 

 

고현천으로 돌아온 가을 전어가  깨소금맛을 솔솔 풍겨야하는데...

DHA EPA 등의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동맥경화,

 고혈압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비타민, 미네랄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피로회복 피부에도 좋다고

뼈째, 통째로 먹는 음식으로

칼숨의 섭취량이 많아 갱년기 여성들의 골다공증에도 좋다.

이뇨,작용을 도와주기 때문에 아침에 붓고 팔다리가 무거운 증상을  해소에도 좋고,.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긴 전어가 글루타민산과 핵산이

 풍부해 두뇌기능과 간 기능강화에 좋으며,

특히 수험생에게 좋다.

자료출처 (전어의 영양, 촌아이님 카페 )

 

 

바다, 언제부터 화장을 시작했을까?

 

 

 

가만히 들여 다 보면 팔뚝만한 물고기도 제법 있었다.

 

 

 

 

양동이로 쏟아 부은듯 많은 전어떼

이정도면 산소부족과 퇴적물의 악취로  인해  몰살하고 말지도...

 

 

 

 

전어떼는 냄새를 맡을 수 없나?

이 바다는 완전 시궁창 수준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찍으려다 발이 미끄러져 

 퇴적물이 쌓인 지옥의 뻘구덕으로 빠져버렸다.

순간 죽음 같은  공포가  달려 들었지만  다행히  발을 빼냈다.

 

 

 

 

 

 썰물이라 바닷물은 멀리로 달아나고, 바다는 고작  찰박걸릴 정도로 얕아졌다.

 

 

 

요 전어떼가 남해안의 넓은 바다를  뱅글뱅글 헤엄쳐 다니다가 어느날  잡혀

누군가의 입속으로 들어가겠지?  오염된 고기일텐데...큰일났다.

 

 

 

전어떼가 어찌나 몰려오는지

공짜로 즐기는 구경거리다.

 

 

 

 

 

물반 전어반

 

 

 

 

 

흠흠 냄새가 났다.

비린내 아닌  바다에서 나는 냄새가 아닌데 ..

 

 

 

 

그렇더라도 바닥에는  전어가 떼로 깔렸다.

 

 

 

새들처럼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다  깔리기도 하고 더러 뒤집히는 모습은   

웃음 터지게 한다.

그물 던지면  단번에 깡그리 다 잡을 것 같았다.

 

 

오후 6시가 되자  다시 바닷물은  다시 밀물 密勿로 돌아와  찰랑거혔다.

썪은 바닥은  어느새  바다가 부린  마법으로  쓱싹 감춰버렸다.

  정말이지  감쪽 같았다.

밀물과 썰물이 보여주는  천연덕스러운  바다의 두 얼굴

바다도 시시각각  화장을 고친다.

 

 

 금빛, 은빛 가을 햇살이 바다로 내려 와 

 전어떼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듯  보였다.

 

물때를 잘 아는 지인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니

 오늘 물때는 '배꼽사리' (네물 )라고 했다..

그럼 내일은  다섯물  가슴사리, 다시  바다로 나가봐야겠다.

인해전술의 중공군처럼 밀려오는 전어떼를 또 볼 수 있을까 ?

 

 

 

 

2013년 09월03일 오후 1시 

 현재 잿빛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