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시장보기

이바구아지매 2007. 1. 11. 07:05

 

 

요즘은 시장에 가면 하루 걸러 사는 게 있다.

 

바로 등푸르고, 알가득 그것도 알자루가  두포대나 들어 있는 생선은 이 청어란놈 뿐일게다.

 

요즘 능포바다에선 이 청어가 가득 잡힌다나.

 

우리신랑도 좋아하지만 나도 이 생선이 좋아졌다.

 

비린내가 가득하지만 손질 해서 오븐 그릴에 25분 정도 구우면  밥한그릇 뚝딱이다.

 

우리 범일이, 가나도 맛을 보고  이젠 청어고기 달라고 야단이다.

 

적당하게 잘 구워서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맛이 기가 막히다.

 

단 아쉬운 게 있다면 고놈의 가시방석 아닌가.

 

가시와 알주머니 빼고나면 살이 어디에 붙었는지???

 

오늘도 늘 '청어'파는 아지매의 다라이 속을 넘어다 보며

 

"아지매요, 청어5000원어치만 주이소 .우리 신랑이 참 좋아하네요."

 

"그래 청애는 무 본 사람이 그 맛을 아는기라. 제철에 나는 개기 실컨 사 무라."

 

하시며 2마리를 더 주니 무게가 느껴진다.

 

내가 이 동네로 이사 온 뒤론, 밥상위가 더 짙은 바다색으로 물든다.

 

오늘만 해도  파래1000원어치랑 띠포리5000원 그리고 고동까지 사려고 욕심을 내어 봤지만

 

고동은 토요일로 해야겠다.

 

이 밖에도 굴, 새우, 명태, 아구, 갈치등이 눈에 밟힌다.

 

사고 싶어서...

 

만두랑, 수퍼 백8개도 사고 떡볶기 재료도 샀다.

 

방학이라서 아이들이 하루 종일 먹으려고 하니 여간 준비해 봐야 뒤치닥거리 하기가 바쁘다.

 

작년과 그 전해엔 호떡과 피자를 늘 해 주었다.

 

이젠 그것도 귀찮아졌다.

 

내 나이가 올 다르고 내년이 다를건갑다.

 

시장 봐서 카트기에 가득 실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등 불바뀌기를 기다리니

 

"시장 봤어요."

 

돌아 보니 우리 셋째 딸 동창의 어머니들  희민이, 성욱이어머니다.

 

"이사간다고 하더니 아직 안 갔어요."

 

"돈이 안 되니 이사가  되나요."

 

성욱이 어머니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아니 늘 그 모습이네요. 늙지도 않고?"

 

"무슨 세수도 하기 싫어  그냥 모자만 눌러 쓰고 나왔는데."

 

"화장 한 우리보다 피부도 좋아요?"

 

희민이 엄마는 한껏 피부타령을 해댄다.

 

다 인사다.

 

오랫만에 보는 아지매들 아이들 근황을 묻고 이내 헤어졌다.

 

날씨가 좀 풀린 것 같다.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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