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비 내리는 새벽

이바구아지매 2007. 1. 16. 07:33

 

깊은 밤부터 비닐에 '탁탁'하며 작은 그 무엇이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빌까? 비라면 내리던지 말던지

 

그렇게 오줌 참듯 새벽까지 갔다.

 

창문열고 출근하는 울 신랑

 

"어, 비가 내리네. 우산..."

 

우산도 혼자서 챙겨 들고 종종 걸음으로 대문소리

 

'쾅' "나 간다". 란 신호를 깜짝 놀래게 해 놓고

 

비랑함께 떠났다.

 

사방은 그래도 잠든 그대로다.

 

밤에도 간간히 일어나서 가렵다고 똥개훈련 시키던 녀석 우리

 

가나는 이제 보쌈을 해 가도 모릴 녀석으로

 

단단히 깊은 잠에  빠져있다.

 

8시:30분경 귀염이 깨우면 되고

 

그 시간까진 나만의 천금같은 시간이다.

 

온갖 상상의 세계로 훨훨 날아다니는 생각세계

 

그 세계에서 행복을 느낀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키로 아이랑 눈높이를 맞추면 딱 맞다.

 

나는 키도 보통보다 작고 마음의 키도 우리아이들마냥

 

동화속에서 날개를 달고 넓은 하늘로 날아 오르기를 무진장  좋아한다.

 

"엄마, 엄마 나이 맞아요."

 

철없는 내 상상에 우리 셋째는

 

"동화를 쓴다. 써요."

 

"왜 동화 우습게 보모 큰 코 다쳐"

 

"ㅎㅎㅎ 그게 아니라 엄마가 너무 천진난만하다고요."

 

"그래그래 좋아 나는 나대로 살거다. 그런데 내 마법 빗자루는 오데 갔지."

 

우리집에는빗자루가 다섯개 있다.

 

그 중 길쭉하게 생긴 빗자루가 마법빗자루다.

 

한번씩 타고 날아가는 시늉을 하면 우리 아이들도 헛 하고

 

짧고 멋적은 웃음 날린다.

 

난 어릴 때부터 동화가 좋았다.

 

동화를 읽으면 행복해졌다.

 

그렇다고 자라지않은 어른으로 취급하면 곤란하지

 

내 고운 심성을 흩트러지마라.

 

 

어제는 하루종일 대문 밖에도 안 나가고 블로그만 찾아다니고

 

괜찮은 글 발견하면 데려 왔는데 오늘은 분주한 일상이

 

될 것이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간에

 

오늘 할 일 다 정리해 놓아야지.

 

참 찾은 고구마는 어떻게 가져온다

 

그냥 마법빗자루를 타고 가면 될텐데

 

전깃줄에도 걸리고 또 마법의 힘이 사라지면 쿵하고

 

엉덩방아 찧을텐데...

 

검은망또에 검은모자를 쓰고 한 번 날아볼까?

 

생각은 날개를 달아준다.

 

훨훨 날아라. 훨훨. 우리집까지 전깃줄에 걸리지 말고

 

바다에 빠지지말고  얍

 

 

 

기분좋다. 어휴7시30분 어서 밥준비해야지...

 

오늘 마법은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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