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도라에몽과 세렝게티

이바구아지매 2007. 2. 8. 03:05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참 흐뭇하다

 

이런저런 일로 가나를 데리고 고현엘 갔다.

 

한전에서, KTF대리점에서 볼 일을 보고 그냥 집으로 오려니 허전 해 가나에게 물었다.

 

"가나야, 엄마랑 뭐할까?"

 

한참을 생각하던 가나가

 

"으 으 응 도라에몽 양말 사로 가자구"

 

"응 그런데 도라에몽 그림이 있는 양말이 있을까?"

 

"가게에 가면 있다구  가게엔 뭐든지 있잖아.?"

 

"그래 그럼 홈플러스에 가 보자."

 

이리해서 건널목을 세개나 더 건너서 홈플러스에 갔다.

 

'도라에몽 양말은 과연 있을까?'

 

도라에몽은 일본만화 ... 애니메이션으로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그 고양이이름이 도라에몽인데  노래가 아주 경쾌하고 따라부르기 좋아서 나도

 

따라 부르고 좋아한다.

 

도라에몽은 신기한 요술주머니로   무엇이던 이루게 해 주는 힘을 가졌다.

 

뭐 이런 내용으로 아이들이 꿈을 가지게 해 줌과 동시에 사고뭉치의 개구장이들

 

동심을 리얼하게 표현한 아이들 눈높이로  잼나게 잘 만든 이야긴데

 

글쎄 도라에몽 양말이 소담이건 있는데 하필이면 오늘 내가 신은 양말 그림이

 

도라에몽이라고 가나가 얼른 생각 해 낸 것이다.

 

"그래 좋아, 대나무 헬리콥터 앙앙앙 난 네가 정말 좋아 도라에몽"

 

노래를 부르며 신이 나서 홈플러스에 들어갔다.

 

홈플러스엔 설대목상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갔더니 아동복과 아이들이 좋아 할 만한 동물모양, 꽃모양의

 

양말 코너가 몇 곳 있었지만  코끼리, 사슴 , 기린, 나비,꼬마뱀, 여우,돼지 모양을 한 양말들은 다 있었지

 

만 고양이(도라에몽 모양이랑 꼭 같아야 함) 고양이 모양  양말이 있긴 했지만 쥐나 여우에 가깝고

 

가나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줌마, 도라에몽 양말은 없어요?"

 

"도라에몽요?"

 

"TV에서 하는 만화의 주인공  고양이에요"

 

"아, 그래요?"

 

아이들 코너를 하려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잘 맞추어야 하는데

 

아줌마는 영 아니다

 

장사 하나를 해도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몇 코너를 돌아도 없다

 

"가나야, 도라에몽 양말은 지금 만들고 있나 봐  우리 몇 밤 자고 다시 와 보자"

 

"응 그럼 나 토끼모양 양말 살래, 코끼리모양도 사고"

 

"참 이쁘네 가나 인제 이 양말 신고 자랑하자"

 

"응 슬리퍼 신고 나갈래. 슬리퍼 신으면 코끼리모양이 보이잖아"

 

"그래그래 "

 

고집을 부릴까봐 걱정했는데 너무 착하다.

 

돌아오면서 생각해 본 것인데 양말가게 이름이

 

'세렝게티' 라고 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렝게티는 동물의 왕국으로 없는 동물이 없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국립공원 이름이다.

 

동물들이 맘껏 뛰어 놀고 달리는 대평원 그 곳 이름이 갑자기 떠올랐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고 상상하는 ... 그런 뜻으로

 

장난감 자동차도 타고 자석놀이도 해 보고 미끄럼타고 떡볶이도 먹고...

 

가나가 보채고 우기지 않아 오랫만의 외출이 힘들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때론 아주 사소한 일에도 흐뭇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늘처럼 편안한 외출이 된 날은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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