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어 울 신랑이네 우짠일이요?"
"각시가 보고싶어서?"
피 머꼬 와 그라노 무신 일이 생깃나?"
"아이다 나 지금 퇴근하는데 저녁반찬이 머꼬?"
"저녁반찬 육군 돼지불고기,갓김치, 오늘 담은 김치 해군 김, 미역 조기
공군으로 공기까지 다다 대령햇소."
"알것다. 옆눈도 한 본 안팅기고 바로 가께"
"맨날 반찬이 먼고 묻는 게 습관이네 참말로... 우찌거리 잔치를 맬 하라꼬?"
딸깍
지지고 볶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곡밥 차리고 밥상을 임금님표로 차렸다.
나는 늘 밥상을 차릴 때 최선을 다한다.
'묵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타꼬'
반찬을 신경 쓰는 것이 아푸지 않는 비갤이라고 생각한다. ㅎㅎㅎ
고로 비만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울 신랑 후다닥 와서 대문을 쾅 닫았다.
소리도 요란코
"밥 묵자 배 고푸다"
"임금님표 밥상 나강께 어서 무라 부른 배가 등가죽에 붙었소?"
수저를 들자마자 후다닥 밥두그릇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꼴깍
밥상우에 원폭기가 투하를 한자리로 변했다.
"와따 잘 뭇따 숭늉 도. 흑맥주는..."
"머꼬 오늘만 묵꼬 죽어끼가. 우째그리 7인분을 혼자무 놓고 또 몬 무가 난리고?"
"고마 무라 허리둘레 36인치모 죽음이다 나 과부 만들끼가? 언덕밑에서 여섯이서 나란히
앉아서 해바라기 하는꼴이 보고잡나?"
"고만무까?"
밥상을 강제로 뺏아들고 휑하니 주방으로...
저녁을 즐거이 묵고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우리집울 신랑이 집에 올 때부턴 방송도 한글방송은 몬 본다.
고마 영어의 바다에 첨벙빠져 모두들 허우적댄다.
고놈의 아리랑TV는 아무리 들어도 한 개도 알아듣기가 심들다.
울신랑은 지금 '책 읽어 주는 사람' 이란 영어책을 읽는다.
엊그젠' 빅 피시''노르웨이 숲 ' 을 읽더니...
"여보야 나 '김용옥' 방송강의 들을란다."
"얼만데 무신강의?"
"영어성경강의야"
"도대체 도올 선생은 어데까지 할 참이고 영어성경강의까지 하고..."
"대단타아이가 그람 나 한다이"
"오케이 싸인 안 났는데 머하는기고?"
벌써 방송강의 들어갔다. 35000원이란다. 휴대폰으로 돈이 나갈끼라네
울신랑 영어공부에 돈이 제법 든다.
우리집엔 책이 2500권이나 있는데 집몇채값이 책으로 나갔다.
앞으로도 우린 돈 모으긴 텄다.
영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데 들비용이 얼마나 될까?
우리친구들한테 우스개소리로 나는 집이 수백채다.
"저바라. 저 책들이 다 집아이가"
"니 참 욕본다"
울 친구들이 쎄를 껄껄 찼다.
지금도 영어소설 헤밍웨이니 별것이 다 있다
" 요새는 영어로 꿈도 꾸나?"
"으 저번에 한 번 꿋다."
"인자 아들한테 투자좀 하자 "
나는 우리집에 다섯아이랑 또 한명의 덩치만 큰 아를 키운다.
울 신랑은 덩치 큰 아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우째도 해야 하는 성미다.
그것이 끝 없는 영어도전기다.
"그래 영어의 바다에 빠져서 실컷 허우적그리라. 안 건져 주끼다. 헤엄도 몬침서 ..."
'알랑방구 낄 때 알아 봤다'
"도올 선상님요, 우리 신랑 좀 잘 봐 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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