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봄이 부른다(1)

이바구아지매 2007. 2. 25. 11:54

 

"지은에미야, 난시 캐로 온나? 난시가 천지빼까리로 지금 캐야것다"

 

"예 알겠어예"

 

우리어무이 성격은 무지 급하다

 

쎄기쎄기 안 가모

 

"알라 놓는가? 왜 이레 꾸무지기노 그라다가 밤에 오것네

 

2월해 길이가 눈섭만한데 그것도 모리고 ..."

 

우리어무이 상상력에 보태기하모 벨로 안 좋다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세수도 않고 추리닝바지 포켓에 차비정도 넣고

 

거의 날았다 언제부턴가 버스에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먼저 말했다

 

"저 세수도 안했어요 아이고 쑥스러버라"

 

"하하하 세수도 않고 다니는게 그 정도니 우리피부는 왜 이렇대요?"

 

그러면 나는 속뜻을 애서 찾아보려고도 않는다

 

비치고 쪼개모 머하노 좋은 인사 그대로 받아야제

 

꼭 후줄근한  이런 날은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차에서 신문을 한 참 읽고 있는데

 

"사모님, 어디가세요?"

 

"어~~~양선생님!!! 설 잘 보냈어요?"

 

"네 원장님, 지은이, 소담이,귀염이,범일이 다 잘 있죠?"

 

후후 이젠 원장님이 아니에요 조선소에 취직했어요"

 

 

'어머 잘 되셨네요 원장님 영어실력 대단하신데 무슨 일 하세요?"

 

"품질관리에요 영어 좀 쓰죠 말이 난김에 우끼는 이야기 한마디 할까요?"

 

"우리원장님 또 무슨 코메디를 하셨을까 궁금해요"

 

"현장에서 만나는 필리핀사람들이 시커먼 원장님을 보고 필리핀 어느 지역에서 왔냐고

 

물었대요  나  마닐라에서 왔지요"

 

"반가워요  악수하고  나서 나 한국사람이에요... 열심히 일해 주세요"

 

"영어로 농담도 하고 필리핀사람들 학력도 만만치 않대요 최고학력 소지자로 급여는100~120만원정도

 

받는데 필리핀 대학교수 급여는 70만원이래요 여기서 좀 고생하고 한 3년 벌어가면 재벌소리 듣는대요"

 

 

"아~~그래요 "

 

이러는사이 차가 송정에 끼익 섰다

 

"양선생님 올해 시집 가세요"

 

하고 소리치며 차에서 내렸다

 

차속의 사람들이 ㅋㅋㅋ 웃었다

 

봄바람이 좀 거칠지만 뒤에서 밀어주니 지루한 시골길도 걸을만했다

 

길섶에는 민들레꽃이 쏘옥 올라 봉오리 맺었고 논두렁에도 봄꽃들이 나물끝에 피어선 바람에

 

하늘거렸다

 

나도 곧바로 남새밭에 도착하면  봄내나는 나물을 켤텐데 걸음이 바쁘고 길이 쉬이 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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