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나를 기쁘게 하는 사람들

이바구아지매 2007. 3. 7. 19:34

아즉부터 고현 언니네 갔다가 인자사 어둑발을 밟고 집에 들왔다

 

다른 때는 그냥 내맴이 바빠서 한 썽질이 팍 돋는데 오늘은 왜 이리도 기분이

 

째지게 좋을까?

 

 

아침엔 며칠째 컴이 안되다가 고 핸섬한 기사가 딱 한 번 방문을 하니 잭깍 고쳐지더마는

 

고현에 사는 언니네에 가니 나 온다꼬 동태국이랑 갖가지 봄나물로 봄을 그릇그릇 담아 논 상이며

 

나 외에도 산에 함께 댕기는 아지매 두명과 우리가나랑 봄밥상 앞에 앉으니 기분이 오롯하게 봄을

 

선물받은 느낌으로 좋았는데 솜씨 존 언니는 밥상뿐만 아니라 출란, 양란, 돈나무 ... 봄꽃들을 실내로 가

 

득 들여 놓고 꽃내까지 선물하더마는

 

"마이 무라 "

 

하고 고운 밥상위에  봄잔치 음식을 자꾸만 내 앞으로 댕겨 주는기라

 

"마이 드이소? 언니집에 왔응께 실컨 묵고  또 집에 갈땐 항거석 싸 도라쿠이소"

 

"예 그라께예"

 

우리언니 손은 마법의 손이다

 

요리도 잘 하지만 죽어가는 꽃들도 언니한테 오면 다시 살아나서 30년 꽃집을 한 꽃가게 주인이

 

"참 신기하네예 죽어가던 행운목을 살려서 꽃이  피게  안하나 손이 마법의 손인기라예"

 

"맞아예 우리는 잘살려 온 꽃도 지기삐는데 언니는 신기해예"

 

대접을 잘 받으모 마 기분이 마이 좋아지는기라

 

"이거는 목걸이다 진주목걸이 홍콩에서 샀다 니 목에 걸어바라 왔다 예뿌네 번쩍번쩍하네"

 

함께 밥 묵었던 아지매 한 사람이 가나에게 돈을 준다

 

"언니가 평소에 우리한테 참 잘 해예"

 

 

 

 

돈을 받는것은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사양을 마이 해도 실례아인가?

 

"고마워예"

 

우리가나는 덥석 받아서 호주머니에 넣고 좋아했다

 

 

차와 다과를 뭄서 조선소이바구며 영철이네가 바람 난 이바구며 미주알고주알 씨버림서로 웃음을 꽃바

 

람에 날리다가 돌아올라쿵께  아랫층에 산다쿠는 아지매가 고번 아가 옷을 항거석 갖다 주는기라

 

"옴마야, 이뿌다 우리아한테 잘 맞겠어예"

 

"깨끗하게 빨았어예 아한테 입히보이소 아가 너무 이뿌게 생기가 이 옷은 남 안줄라켔는데

 

입으모 이뿌겠어예"

 

"고마워예 잘 입히께예 옴마야, 다 봄옷들이네예?"

 

이만하모 나 오늘 웬만큼 짜증 난 일 있어도 다 용서  될 기분이다

 

돌아오는 버스 안 그것도 달리기를 잘 해가 떠나는 차를 세웠는데 또 딱 안 서 주나

 

'응 오늘 왜 이리 일이 술술 풀리고 기분이 좋지 사람들이 날로 기분좋게 해 줄라꼬 약속했나?'

 

차는 또 우째거리 신나게 잘 달리노?

 

대우조선소를 다 지나가고 아주를 지나서 두모로터리쯤에 왔나?

 

"이 차는 옥림으로 갑니다"

 

'아저씨,  옥림간다고 했습니까?"


 

'저는 능포 가는데예? 우짜꼬예?"

 

"차 잘못 탔네예 잠깐만 있어보이소 조 앞 차  있지예 요게 내라주낀게 쎄기쎄기 달리가가

 

저 차 타이소!!!"

 

"아저씨 고맙습니다 진짜로예"

 

"어서가 빨리 타이소"

 

하며 아저시는 앞차에 신호를 보내주셨다

 

나를 태워가라는 신호로

 

다음차를 기다렸다 우리 동네 가는 차 타려면 십분은 기다려야 하는데

 

무지무지 고마운 아저씨다

 

"아저씨 복 많이 받으이소"

 

하고 차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고현에서 5시에 출발한 옥림가는 버스기사 아저씨  일년 내도록 복 마이 받고 하는 일마다 잘 되게 해 주

 

이소???

 

이렇게 덕담을 아저씨게 보낸다

 

집에 도착하니 앞집에서 떡과 과실, 수리미를 또 갖다주네

 

우리신랑은 막걸리 한사발 묵고 오끼라쿰서 저녁 안 해도 된다쿠고

 

"와 진짜로 나 복 터진 여자다 와 다들 나한테 이리 기쁨을 선사하는고 어떤 날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

 

지는데..."

 

진짜로 재수 좋은 날 날마다 오늘만 같아라 다들 고맙십니데이 올 한해 복 마이 받으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