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버 섯 할 망

이바구아지매 2007. 3. 29. 13:13

 

"아이가 무겁다  이바라  이기머신고 바라"

 

"엄마야, 이기 다 버섯입니까?"

 

이고 지고 와서 내  북티리는 버섯이 거실에 가득하고...버섯향이 또 허공을 떠다니고...

 

"하모 니가 버섯 묵고 싶다캐가 어지 하루종일  산에 가가  버섯 안 땃나"

 

"이기모 우리식구 한 달 물까예?"

 

'그기사 너그 묵기대로아이가 하리에 다 물라고하모 다 무 내끼고 애끼무모? 모리것다

 

하도 지은애비가 입이 걸어가 마이 문께 감을 몬잡것다

 

어지하리종일 산에서 버섯 할망 안 햇나 숙이네가 안 그라나"

 

"행님요.,지은애비는 도대체 얼매나 묵소 참 어엽거로 마이 묵는갑다

 

우리로치모 한 일주일치로 한참에 다 묵는거 아이요?"

 

'맞다 우리아들이지만 참말로 마이 검어 안 묵느나 묵다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쿤께

 

나 놓으라모  그 동안 아푸다꼬 마이 몬 무가 또 본전챙긴다꼬 무재끼는갑다"

 

"참말로 행님 너무 잘 무도 뱅이 안 난다쿱디까? 단디 해야제 요새는 쪼깨이 부실하거로

 

무야 된다요 당뇨도 겁나고?"

 

"숙이네가 버섯을 실컷 따가라안쿠나 이게 장에 가서 사모 50000원어치는 될거로 10000원빼끼 안 줏다

 

더 안 받을라쿠더라"

 

"어무이에 우리집에는 이 표고버섯을 한 되 삶아서 하루종일 묵는다아입니까

 

그라고 지은애비는 대접이에 한 대접을 순식간에 다 무 치운다아입니까

 

빨리 묵기 대회 있으모 일등 할 끼라예

 

가나도 잘 묵고 범일이도, 귀염이도 고기보다 더 맛있다 안 합니까

 

소금 좀 넣고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무모 고마  순식간에 홀라당 다 무삐는기라예"

 

"참 웃긴다 우찌거리 버섯을 좋아하노 변비에도 참 좋고 암도 예방한다꼬 하더라

 

부산에 있는 소담이한테도 좀 해 미기라 변비가 심하다꼬 안 했나"

 

"그런데 우찌해 주모 좋을지 모리겠어예"

 

"고마 탁 데치가 얼라가 택배로 부치라"

 

"생각 좀 해바야지예"

 

어무이가 가져 오신 버섯은 한 일곱  ~ 여덟되 정도가 될 듯 한 양이었다

 

바람이 잘 통하는 옥상아래 비끝에 늘어 놓았다

 

친척이 산에다 참나무에 구멍 뚫어 버섯을 재배하는데

 

표고버섯은 이맘때 마르지 않은 것으로 데쳐서 먹는 게 제일 맛있어  계절의  보약 같은 음식이 된다

 

"나 오늘은 바빠서 고마 갈란다 "

 

"놀다 가이소 내일 가이소 어무이한테 들을 이야기가 많은기라예"

 

"밥도 잘 묵고 버섯 요리도 잘 묵고 오늘은 급한 일이 있어 을푼 갈란다 이야기는  토욜이에 

 

실컷 하자  오만이야기 다 해 주꺼마   가나야, 잘 있거라

 

버섯 할망 간다"

 

어무이는 그리 가셨다 버섯내만 풍겨 놓고...

 

 

 

뒷집 별이네에 한대야 갖다 주고 ... 또 내 맘대로 인심을 쓴다

 

날씨가 까망까망 거린다 비가 오려나 오늘은 버섯이나

 

한 솥 삶아 놓고 책이나 실컷 읽어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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