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집에는 아무 재산도 엄꼬 총각아바이는 총각이 열일곱에 죽고 젙에 사는
총각큰아부지가 논이 서른마지가 넘는 부잿집이었는데 총각이 그 집에
양재(양자)로 가기로 입약속을 하고 총각은 큰아부지네 일을 다 맡아 살림하고 있었는기라
바리 머슴맹쿠로...
"말수이가 우리처가에 시집을 가모 맴씨가 곱고 그집 머리도 좋고 솜씨도 좋아
딱 처가집에 혼사가 되야하는기라"
하고 젙에 살던 시누냄편 배상수가 나가 시집가모 맨맨해서 술 한 잔 얻어 묵것다꼬 좋아서
이리 중신을 실하게 해가 나는 시집 갈 맴도 안묵고 있는데
어른들끼리 날리로치데 총각큰아부지네도 살림만 많았제 큰아부지 욕심도 억수로 많은
사람아이더나 중매재이 중매 혼사말이 나온지 여더레만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이 되는기라
똑 나 일이 아니고 넘의 일 안 겉앴나
하리는 집에서 이리 말안했더나
"나는 시집 아직 안 갈라요 십자수 배아가이고 오리수로 놓고 좀 더 일도 배우고 그래가이고
삼년 뒤에 시집갈라요"
이라고 있는데 우리집이 아주 배골 행길가라서 멀리서 누가 오는 기 다 잘 뵈인기라
상수어마이가 고함을 침서 안 오나
'덕아, 저 밑에 올라오는 사람들이 똑 너그집에 오는 사람들것다
말수이한테 오는거것다"
이 말을 듣고 고마 밖에 나가서 삽작사릿문을 닫아 안 걸엇나 오지마라꼬
똑 보골이 나 죽것데 그리 걸어논 사리문을 움마가 손님 온다꼬 햇딱 열어삐는기라
나는 몬열어주라꼬 썽을 내고 그라는새에 손님이 우리집 대문악에 딱 안 서나
상각이 호물을 지고 온기라
상각은 누가 왔노하모 옥포하연삼촌이 지고 안 왔나
열어봉께 이불소케에다가 겉끄트머리에 순맹지껍디기만 가이고 안 왔나
우리 어만집에서 엉겁질에 그럴 받아가이고 맹지싸는 배로 가이고 소캐로 야무지게 안 쌌나
소캐는 총각저거엄마 덥던 이불속을 타서 쓰던거로 가 왔대
할매 쓰던 순 헌거로 가온께
총각집 행팬을 다 아는 할매가" 순 헌두디기로 가 왔네 이거로 이불 맨드라꼬?"
이란다아이가
그래가이고 사흘됭께 요번에는 노란 농이 두개 오는데 햐얀
장석을 달고 연철이저거아부지가 지고 왔대
어리죽한 사림이 지고 온 농을 우리오래비들이랑 친척들이 보고 농 더럽다꼬 자로 재 보고
난리가 안 났띠나
나사봉께 농이 좋는것더마는 시집와서 봉께 순 치자물로 디리고 더러번 기라서
우리올케는 얼매나 좋은 농을 해주가 그 때사 농이 얼매나 싸구린 줄 알았는기라
아이구아이구 좋은 농 한 본 몬 받아보고 내 팔자야
그래가 우리 연봉이 세 살때 나가 고마 농집에다 멋지거로 안 마찼나
그 농방에 연재세이가 농방기술자였는데
우리어무이거하고 네개로 안 맹글었나
어무이꺼는 배락단지로 욱에서 바로 끼루는기고 궤짝메이로 생긴기고
그 때 백장꺼정 다 맨들았다
너그아부지 남양 배 타로 가고 난 뒤에 핸 일이다
참 말이 순서가 배뀟네
혼삿날 받아놓고낭께 양재 가끼라꼬한 젙에 사는 큰아부지가
각시웃옷이라꼬함서 보낸 뉴똥치매, 남색호박단저고리
그라고 안에 입는 아래욱에 하얀 반준가 전준가 하이튼 이상하대
첫물에 빨아봉께 칠칠하고 ... 그기 속옷아이더나
양자메느리되끼라꼬 총각큰아부지가 해 보낸기라
또 들어보거라 하리는 우리어만집에 허리가 꼬부라진 할매가 왔는기라
할매가 맹짓배 저고리에 동정받침도 안하고 두둑저고리로 입고
그냥 집에서 입는 그대로 입고 우리 어만집에 왔는기라
인상도 참 무섭대 눈이 빠꿈한기 삼시울이 크기 지고
쳐다 보는 눈이 겁나 뵈는기라 처이보로 온다꼬 왔다쿠데그 할매가 바리 총각어마이였던기라
나는 첫눈에 할매가 고집도 쌔고 무섭것다꼬 판단이 되더마는
우리장시포세이는
"시집도 벨로 안 살리것다 늙기도 해서 빨리 죽것고 말수이는 고마 걱정 안 해도 되는기라"
그리말했는데 을씨고 시집 와서 첫걸음 갔다옹께
고마 시어매고집이랑 행토리로 내는데 고마 놀래것대
마소마소 그리마소 나 시집 살았거는 한이 맺히가 그걸로 책을 엮자쿠모 열권도 작는기라
*** 말수이는 인자 제법 글도 잘 쓰고 진도도 나가서 훗날 작가가 될 것입니다 꿈을 키우기로 했어예
지켜바 주이소***
우리어무이 성함은 김말연여사님인데 시집오기전에는 말수이또는 끝수이라고 불러서
이름이 그런가 싶었는데 시집 와서 혼인신고로 하는데 김말연이라고 안 하나
그래서 "나 그런 사람 모리요 이렜거던"
그랑께 혼인신고서류하는 사람이
"말수이가 아이고 말련이란 말이요"
그래서 놀래가 나 이름이 바낏다꼬 대 걱정을 안 했나
뒤에 우리집에 가가 다시 물어봉께 나 이름이 김말연이라꼬 안 하나
우찌 나 이름도 모리고 살앗시꼬 참 어엽제~~~으 하하
우리어무이 자기 이름도 모리고 "얼레리꼴레리~~" 이렇게 한바탕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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