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시집만 가모 사는긴가???(말여이 생각???)

이바구아지매 2007. 4. 1. 15:06

총각집에는 아무 재산도 엄꼬 총각아바이는 총각이 열일곱에 죽고 젙에 사는

 

총각큰아부지가 논이 서른마지가 넘는 부잿집이었는데 총각이 그 집에

 

양재(양자)로 가기로 입약속을 하고  총각은 큰아부지네 일을 다 맡아 살림하고 있었는기라

 

바리 머슴맹쿠로...

 

"말수이가 우리처가에 시집을 가모 맴씨가 곱고 그집 머리도 좋고 솜씨도 좋아

 

딱 처가집에 혼사가 되야하는기라"

 

하고 젙에 살던 시누냄편 배상수가 나가 시집가모 맨맨해서 술 한 잔 얻어 묵것다꼬 좋아서

 

이리 중신을 실하게 해가 나는 시집 갈 맴도 안묵고  있는데

 

어른들끼리 날리로치데 총각큰아부지네도 살림만 많았제 큰아부지 욕심도 억수로 많은

 

사람아이더나 중매재이 중매 혼사말이 나온지 여더레만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이 되는기라

 

똑 나 일이 아니고 넘의 일 안 겉앴나

 

하리는 집에서 이리 말안했더나

 

"나는 시집 아직 안 갈라요 십자수 배아가이고 오리수로 놓고 좀 더 일도 배우고 그래가이고

 

삼년 뒤에 시집갈라요"

 

이라고 있는데 우리집이 아주 배골 행길가라서 멀리서 누가 오는 기 다 잘 뵈인기라

 

상수어마이가 고함을 침서 안 오나

 

'덕아, 저 밑에 올라오는 사람들이 똑 너그집에 오는 사람들것다

 

말수이한테 오는거것다"

 

이 말을 듣고 고마 밖에 나가서 삽작사릿문을 닫아 안 걸엇나 오지마라꼬

 

똑 보골이 나 죽것데 그리 걸어논 사리문을 움마가 손님 온다꼬 햇딱 열어삐는기라

 

나는 몬열어주라꼬 썽을 내고 그라는새에 손님이 우리집 대문악에  딱 안 서나

 

상각이 호물을 지고 온기라

 

상각은 누가 왔노하모 옥포하연삼촌이 지고 안 왔나

 

열어봉께 이불소케에다가 겉끄트머리에 순맹지껍디기만 가이고 안 왔나

 

우리 어만집에서 엉겁질에 그럴 받아가이고 맹지싸는 배로 가이고 소캐로 야무지게 안 쌌나

 

소캐는 총각저거엄마 덥던 이불속을 타서 쓰던거로 가 왔대

 

할매 쓰던 순 헌거로 가온께

 

총각집 행팬을 다 아는 할매가" 순 헌두디기로 가 왔네 이거로 이불 맨드라꼬?"

 

이란다아이가

 

그래가이고 사흘됭께 요번에는 노란 농이 두개 오는데 햐얀

 

 장석을 달고 연철이저거아부지가 지고 왔대

 

어리죽한 사림이 지고 온 농을 우리오래비들이랑 친척들이 보고 농 더럽다꼬 자로 재 보고

 

난리가 안 났띠나

 

나사봉께 농이 좋는것더마는 시집와서 봉께 순 치자물로 디리고 더러번 기라서

 

우리올케는 얼매나 좋은 농을 해주가 그 때사 농이 얼매나 싸구린 줄 알았는기라

 

아이구아이구 좋은 농 한 본  몬 받아보고  내 팔자야

 

그래가 우리 연봉이 세 살때 나가 고마 농집에다 멋지거로 안 마찼나

 

그 농방에 연재세이가 농방기술자였는데

 

우리어무이거하고 네개로 안 맹글었나

 

어무이꺼는 배락단지로 욱에서 바로 끼루는기고 궤짝메이로 생긴기고

 

그 때 백장꺼정 다 맨들았다

 

너그아부지 남양 배 타로 가고 난 뒤에 핸 일이다

 

참 말이 순서가 배뀟네

 

혼삿날 받아놓고낭께 양재 가끼라꼬한 젙에 사는 큰아부지가

 

각시웃옷이라꼬함서 보낸 뉴똥치매, 남색호박단저고리

 

그라고 안에 입는 아래욱에 하얀 반준가 전준가 하이튼 이상하대

 

첫물에 빨아봉께 칠칠하고 ... 그기 속옷아이더나

 

양자메느리되끼라꼬 총각큰아부지가  해 보낸기라

 

또 들어보거라 하리는 우리어만집에 허리가 꼬부라진 할매가 왔는기라

 

할매가 맹짓배 저고리에 동정받침도 안하고 두둑저고리로 입고

 

그냥 집에서 입는 그대로 입고 우리 어만집에 왔는기라

 

인상도 참 무섭대 눈이 빠꿈한기 삼시울이 크기 지고

 

쳐다 보는 눈이 겁나 뵈는기라 처이보로 온다꼬 왔다쿠데그 할매가 바리 총각어마이였던기라

 

나는 첫눈에 할매가 고집도 쌔고 무섭것다꼬 판단이 되더마는

 

우리장시포세이는

 

"시집도 벨로 안 살리것다 늙기도 해서 빨리 죽것고 말수이는 고마 걱정 안 해도 되는기라"

 

그리말했는데 을씨고 시집 와서 첫걸음 갔다옹께

 

고마 시어매고집이랑 행토리로 내는데 고마 놀래것대

 

마소마소 그리마소 나 시집 살았거는 한이 맺히가 그걸로 책을 엮자쿠모 열권도 작는기라

 

 

 

*** 말수이는 인자 제법 글도 잘 쓰고  진도도 나가서 훗날 작가가 될 것입니다 꿈을 키우기로 했어예

지켜바 주이소***

 

 

 우리어무이 성함은 김말연여사님인데 시집오기전에는 말수이또는 끝수이라고 불러서

이름이 그런가 싶었는데 시집 와서 혼인신고로 하는데 김말연이라고 안 하나

그래서 "나 그런 사람 모리요 이렜거던"

그랑께 혼인신고서류하는 사람이

"말수이가 아이고 말련이란 말이요"

 

그래서 놀래가 나 이름이 바낏다꼬 대 걱정을 안 했나

뒤에  우리집에 가가 다시 물어봉께 나 이름이 김말연이라꼬 안 하나

우찌 나 이름도 모리고 살앗시꼬 참 어엽제~~~으 하하

우리어무이 자기 이름도 모리고 "얼레리꼴레리~~"   이렇게 한바탕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