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에 호래이 담배 풋던 시절, 그 때 보다는 훨씬 문화가 발달했던 때였지만
그래도 휴대폰에 문자날리고 내가 있는 곳 위치 추적까지 당하고,cctv까지 있어서
내가 하고 다니는 행동이 나도 모르게 다 녹화되어 기록되는 세상아이가
이런세상이 올끼라고 내는 별로 생각을 몬해봤어
세상 참 마이 배낏어 요정도로 서론 끝내고...
우리동네에 마이크로버스가 상륙한거는 1965년경이었나???
내는 어리서 잘 모리긴 해도 울아부지한테 시시콜콜하게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 역사적인 사건의 에피소드는 바로 우리집에서 일났어
오빠가 댕기던 국민핵교 대포로 반공웅변대회로 참가하기 위해 전날
아부지가 밤새도록 새아놓고 웅변연습 쎄빠지게 시키고 애살많고 자슥들 잘하는기 좋아사서
악착같이 가르키던 아부지한테 아들은 그 정성에 감동은 핸는지???
밤새미대신하이 반공연사 웅변연습한다꼬 눈알이 벌거이해서 잠이 홍알홍알거리지만
각 학교대포중에서도 젤 잘 해가 참가하는 본인은 물론이요 학교까지 빛내야하는 역사적인
책임감을 안고 , 오빠는 졸리는 눈으로 웅변원고 없이 외울라쿠모 잘 안 외아지는 것을
용쓰고 버틴다꼬 욕만 보고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반공웅변은 힘이 있어야 해요 힘이 생명이다 알겠나? 제스츄어도 힘, 목소리톤에도 강렬한
힘이 실려야 해"
"꾸벅꾸벅"
"됐다 내일 실수없도록 그만 자라"
우리아부지는 내 기억으로 사투리를 안 쓰신 분이다
자식들에게도 사투리를 못 쓰게 하셨고 경상도사람들이 발음이 잘 안되는 부분까지
정확한 발음을 강요하다시피 한 분이다
하지만 자라는 환경이 보리문디속이라서 아부지의 바램은 고마 서울에서
갱상도말 하라쿠는거하고 똑 같았다
역설적인 표현인가???
다음 날 아침부터 오빠는 간밤 잠을 설치고도 당당하고 자랑시럽게 까망교복에다
칼커리 씻은 신발신고 교장선생님이랑 어깨에 심 주고 연초삼거리에서 마이크로버스를 기다렸다
아이구야 무신섬에 마이크로버스가 있냐고요???
우리동네에 마이크로버스가 상륙한기 1965년경이었는기라
아메 거제도에 차가 댕기기 시작한기 요무렵이 아인가 생각된다
그 전에도 6.25때 요럴 때 군용차 이런거는 있었고 민간인의 교통수단으로 버스같은 차는 없었다고
기억한다.
거제와 통영 사이에 거제대교가 생김과 동시에 차가 댕기기 시작했응께
요때로 봄은 벨시리 안 틀리끼라
오빠는 생전첨 타는 마이크로버스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이미 머릿속에는
웅변원고는 날아간지 오래고 마이크로버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만 꼼지락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차를 지달리는 시간
"원포야, 니 우리학교 대포다 잘 해야 한대이 니 공부도 1등이제 ? 웅변도 1등 무야 된대이
그래야 우리학교 이름이 날리고 또 요서 잘 하모 도대포가 되고 또 그서 잘 하모 서울까지
가는기라 알긋제 교장선생님 니 믿어도 되나?"
오빠는 재촉하는 교장선생님께 빙그레 웃기만하고 궁금키만 한 마이크로버스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곧 꿈에 그리던 마이크로버스가 뽀얀 먼지를 날리며 털털거림서 두사람 앞에 멈추고 차속엔
읍네로 가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교장선생님은 차가 옹께 얼른 타삐고 그 뒤로 오빠가 차에
오르자 차는 이내 출발을 했고 털털거림서도 차는 자갈길을 신나게 달리고
'원포야, 요리 와서 교장선생님 옆에 앉아라 그라고 웅변 연습좀 하자"
"예"
하고 오빠가 교장선생님 옆으로 강께
교장선생님께서
"아이 원포야, 니 신은 우쨋노?"
"차에 탈때 벗어놓고 안 탓십니까?"
"엥 그라모 질바닥에 벗어났다말이가?"
"예 신은 벗고 타는거 아입니까?"
"참말로 낭패네 참 이기아이제 기사양반보소 "
"와 그라십니까?"
'와 차에 탈때는 신을 신고 탄다꼬 갈카주야지 이기머시요 아가 신을 벗어놓고 탓다꼬안하요
탈 때 신은 신고 타는기다 이래야제"
"그라모 차를 탈때 교장선생님이 물어보시지예 나거치 바뿐사람이 언제 그런말을 한다말이요?"
"됐소됐소 그래바야 지나간 버스 손흔들기고 차로 돌리가 다시 그 자리로 가보모 안 되것소?"
"그거는 절대로 안되는기라예 이 마이크로버스는 출발 했다쿠모 그냥 목적지까지 가는기라요
돌아가는기 어데 있어요? 참 그라고 교장선생님께서 학교에 가시모 아침조회시간에
차를 탈 때는 신을 길바닥에 벗어놓고 타는기 아이라꼬 단디 이야기해주이소
저아만 어데 벗꼬 타것소 첨 타는 사람들은 또 안 그라라는 법이 있습니까?"
그날 오빠는 읍네에 도착해가 젤 먼저 간 곳이 신발가게 였는기라
새 신발 얻어신고 마이크로 버스타고 이 이상 우찌 웅변대회까지 잘 할 수 있노
그날 반공웅변대회는 원고도 까무삐고 학교가서 온통 자랑할끼라꼬 가슴이 부풀었는데
원고는 무신원고 단상에 올라강께 많은 사람들의 눈들이 총알처럼 보이고 생각나는거는
웅변원고가 이이라 마이크로버스랑 신발을 벗어놓고 탄기랑
새로 산 신만 생각나고 머릿속은 하엣다꼬하데
하하하 울 오빠도 참 입나둣다가 머해싯꼬
"기사아저씨, 신을 신고 타요? 벗고 타요?"
이 한마디는 해보고 타야제...
문명의 변화, 그 속도는 빛의속도를 따라 잡을라쿤다
오빠는 현재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시다
시골에서, 혹은 섬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에 고마 호래이 담배피던 시절이바구에 가깝다
다섯오빠들과 언니, 남동생 8남매가 살며 부대낀 자잘한 이야기는 또 우째그리 많은지
항개씩 기록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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