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내 님 이야기

이바구아지매 2007. 5. 16. 15:17

"허 참 이마는 맨들맨들하고 평수는 넓어지고, 머리카락 날이갈수록 가늘어지고

 

얼굴시커머지고, 배는 볼록나오고,다리 심 없어지고  이레가지고 영 거울 볼 체면 안 서네"

 

"참 세월이  무섭긴무섭다  그 말에 책임공감이요"

 

"허허 내 이런 모습이니 맨날 영어공부 해봐야 도로아미타불이고..."

 

"그것이 인생이란 수레바퀴 아니것소"

 

"고마 갈란다 나는 출근하지만 당신은 오늘 인생에 대해서 마이 생각 좀 해 보거라"

 

허허허 이런 숙제를 내고 가네

 

난데없는 인생??? 인생이란 묵직한  덩어리를 고민하고 철학을 해야 할?...

 

안 그래도 내 모습을 보고 내가 놀라는 거울속아닌가

 

그래 때로는 인생에 대해서 가끔 고민해 볼일이야  늘 즐겁게만 살 수야 없지

 

내 님이 오늘 갑자기 던진 말  그 말이 오전내도록 내 지나간 삶을 반추해보게 했다

 

우리는  8살어린 나이서부터 만나서 지금까지 변하는 모습을 둘이서 나란히 지켜보는

 

거울같은 존재다

 

꼭 도표로 나타낸 그림에 아가그림에서 노인의 모습으로 간 변천과정을 나타 낸 그림처럼

 

우리의 모습도 그리나타낼 수 있겠다

 

유년시절에서 지금까지 서로의 웃고, 화내고, 슬퍼하고, 혹은 잠자고 일어나서 하품 한 번 더 하고

 

눈꼽 떼내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때로는 밥상머리에서 방귀까지  힘 주어서 뿡 하고 뀌며

 

힘 있는 것만 과시하고  그냥 편하게  나를 드러내고 살았다

 

내 님이 나를 어찌 생각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은 별시리 못해봤다

 

결혼해서 산다고 참으로 바쁜 날들이었다

 

27살에 결혼  남들처럼 알콩달콩 살지는 못햇다

 

늦깎이 대학생활에다 고시공부에 매달린 세월이 우리의 청춘을 빼앗아가고

 

28살 늙은 대학생은 벌써 이마가 드러나서 세상을 향해 웃었고

 

대학 캠퍼스를 걸어가면 닮은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 교수님인줄 알고

 

학생들이 달려와서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늘 수업은?..."

 

이렇게 한창 젊음을 잔디밭에 드러누워 개똥철학을 할 시간부터 우리님은 그럴 수 없었다

 

안암동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을 뜯지 않았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잘나가는 부서에 당당하게 취업이 되었지만 안암동호랑이는 그기서

 

만족을 않고 다시 고시공부를 하겠다고 힘든 가시밭길을 걷기 시 작했다

 

천하에 욕심꾸러기... 내 가족들이 힘듬을 알지 못했을까?

 

아님 멋진 사모님 만들어주려고 ㅋㅋㅋ

 

진짜로 우리가 걷는 그 길은 가시밭이고, 미로속이고...

 

세월이 흐르는만큼 할일은 많아지고 머릿속의 총기는 엷어지고  흥부네집 의 제비는

 

황금의 박씨를 내게 물어주지도 않고 물어 줄  기미도 없고  대신에" 아~~앙"

 

하고 울음우는 아이들만 하나, 둘, 셋, 넷, 다섯으로 늘었다

 

우리가족은 별빛을 보고 가는 밤배를 탄 모습이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

 

늘 공부에만 매달려서 살 수 없는 현실

 

아버지의 암으로 긴 간병을 하고 시험을 포기하고 그러는동안 우리는 지옥에

 

가서라도 물고 뜯을만큼 싸움도 오지기 하였다

 

별 따져보지 않고   외국어학원을 갑자기 시작했고  학원주위에 사는 이웃이 하루는

 

"저기 섭섭하거나 오해하지 말고 들어?"

 

'네 무슨 말인데요?"

 

"아기가 어린데 혹 새댁이 재혼이야?"

 

"무슨말이에요? 우린 동갑이고 아이는 생기는대로 낳았어요"

 

"그래..."

 

"뭐가 이상해 보여요?"

 

"아저씨가 늙어보여서?"

 

그 순간 내가  못 느낀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내 님은 폭삭 나이를 먹어버린 모습이었다

 

내 기분은 무진장 슬펐다 아무런 이룬것도 없이 나이만 팍팍 먹어보이는 늙은이 모습이라니?

 

하루는 또 이런 일도 있었다

 

둘째가 전학을 갔는데 그 반 지훈이란 애가 집에 가서 엄마한테 한 말이 엉뚱하게 전해져서

 

지훈이엄마가 하루는 날 보고 하는 말

 

'언니? 왜 소담이전학을 시킬 때 할아버지를 보냈어? 아빠를 옆에 두고?"

 

"무슨소리야, 아빠가 전학시켰는데 지훈이가 그랬어"

 

"응  그라모 할아버지가 아니고 아빠가 갔는데 지훈이가 할아버지로 봤는갑다"


'그래그래 아이고 큰 일 났네 우짜노 내가 세컨드가 되다가

 

나중에는 이 일을 우짜모 좋노?"

 

'할 수 없지 뭐  생긴대로  살아야지 뭐"

 

헉헉 사는 건 우리맘대로 되는 게 없었다

 

내가 재수없는 여잔가?

 

"무거운 혼수 마이 해 오지말고 가벼운 복 가온나?"

 

어른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결혼은 제2의 인생이라고들 흔히 말한다

 

결혼 후 잘 풀리면 여자가 복이 많아서 그렇고 잘 안 풀리면 여자가 복이 없어서 그렇다고들

 

종종 말한다 그렇다면 나도 복이 없어서?

 

설마하니그럴까?

 

욕심이 너무 많아서였지 이젠 욕심을 비우는 것도 알게 되었고

 

세상이 호락호락 않다는 것도 알고 오는 늙음 막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작은일에도 웃고 남의 어려움 돌아보는 자세도 배웠다

 

인생을 어지간히 쓴맛을 본 우리부부  이제 그 지독히 외롭고 괴롭고 힘들었던 인생을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연륜이 쌓였다

 

행복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마음의 부자도 되었다

 

욕심을 버리면 참 간단한 것을 그걸 몰랐던 지난날

 

이제 지옥까지 쫓아가서 물고 뜯고 할 이유가 없다.

 

작은만족으로 큰 기쁨을 얻었다  내 님의 늙수구레한 모습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별라별 세상경험을 한 나와 내님의 이야기만  주절주절하다 이제 이야기하면 다 넉넉한 웃음이 된다

 

내가 그리 웃겼나?

 

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인셍 우여곡절끝에 얻은 결론이다

 

그래 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너무 신중하지 말자 너무 무겁게 살지 말자

 

오늘 내가 얻은 인생이란 물음의 명쾌한 답이다 

 

머리가 홀라당 벗겨져도 육십이나 칠십으로 보여도 괜찮아 우리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웃는 연습이나 하자구 머리 , 그거 하나도 없어도 돼 시커매도 배 볼록해도 다 좋은 걸

 

"ㅋㅋㅋ 오늘 우리 맥주한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