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소리가 와글와글거리던 아침, 학교운동장에 놋종소리가 울렸다
땡땡땡땡땡 땡땡땡땡땡
"드갈종 쳤다 교실드가자"
'고무줄 쎄기걷고 움마야, 쎄기쎄기 고무줄세리고 단디 해라
담 노는 시간에 고무줄뛰기하거로"
나미는 고무줄로 다듬바끼 새릿고 아들은 손을 땅에 짚고 물구낭개를 섰던 뒤라
치매도 뒤집히고 손에도 흙문지 콧잔등에도 흙문지로 분칠항거로 연못옆 수돗가로 달려서
대강 물칠하고 손으로 얼굴에 흐리는 물울 쪽 훑어내렸다
운동장은 삽시간에 흙바람과함께 조용해지고
4학년1반 교실 아침조례시간
아들은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기전엔 한시도 조용히 몬한다
"의 오늘 새총안빼끼거로 단디해라 선생님한테 새총 빼끼모 죽어 알긋제"
"까딱없다 나가 누고 매매 숭카났다 선생님이 몬 찾거로 운동장 플라타나스 나무욱에 걸차났다
아무리 책가방 꺼꾸리부바야 안 나온다 나가 누고? 점돌이아이가 ㅎㅎㅎ"
4학년1반 어깨는 석조이 그 아 말에 방자겉은 아 점돌이가 아부를 하고...
"4학년1반 교실은 오늘도 분맹히 조용히 몬넘어갈거로 우리교실이 언제 조용하이 너머 간 일 있나?
우리반 머스마들이 하도 벨나가 아침부터 어지럽다아이가 우리샘도 우리교실 들옴서
대갈빼이좀 아풀거로 주둥이가 가벼운 민자가 땡고함으로 머스마들을 향해 입을 벌렸다
"샘 온다 조용조용히 "
교실창문으로 길다란 목을 빼고 망을 보던 길포가
'쉿 조용" 하고 손으로 입을 막는 시늉을 한다
"쩌벅쩌벅 칵칵 드르륵~~"
시커먼 출석부에다 국어책과 분필, 그리고 단단한 횟초리를 들고 들어오신 울선생님
김나문선생님은 얼굴빛이 아침조례를 시작기도전에 열이 올라서 어쩔줄 몰라하고
"에 에 에 어제 오후랑 오늘아침에 학교옴서 또 새총을 막 쏴대서 우리반 친구가
마이 다칫다 너그 존 말 할때 쎄기쎄기 앞으로 나와"
"안 나와? 그라모 나가 선재가 우찌되어있는고 함 배 주께 선재 이리나와 봐"
선재는 아침부터 선생님의 교탁앞으로나갔다
이미 선재의 눈은 안대로 가라있고 첫눈에 봐도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서 얼굴은 시퍼리둥둥했다
'인자 우리는 죽었다 누가 그랫노? 누가 쎄제이라고 놀릿노 퍼득 나가라'
하고 조용조용 이박하는 머스마는 길수
"퍼뜩안나오모 단체기압이다 이 새끼들은 만날 학교에 오는기 하라쿠는 공부는 안하고
만날 새총에다 콩낑가가 선재 맞치기놀이하로 댕기나? 이 자슥들 아무도 자수안할끼가?"
하기사 자수할놈 없제 니도쏴고 나도 쏴고 다 도망가삔는데 누가 범인이라꼬 자수할끼고?"
" 그래 이 새끼들 오늘도 단체기압이다
남학생들 몽땅 앞으로나와 이것들은 말로 해서 안돼요 고마 몽디로 휘둘러야제 정신을 차리제
머스마들은 다 앞으로나가는데 40명이나 되는 머스마들이 한줄로 다 서 지나
그랑께 선생님은 두줄로 서고 쏘물게 서라고 몽디를 들고 겁을 주었다
"엄마야, 문디자슥들 또 선재 얼굴로 밤티로 맨들어났네 언제 사람될라꼬 새끼들이 저락고"
구둥구둥하는 가시나는 홍자
"나사마 선재가 똑 불쌍해 죽것다 머스마새끼들은 우찌그리 선재를 몬잡아무서 난리꼬?"
"너그는 만날 주의를 주도 안됭께 오늘은 이 선생님이 단체벌로 쎄울끼다
자발적으로 나가 새총 한방이라도 솻다꼬 생각되모 선생님 앞으로 나오이라
숫자열을 세도 안 나오모 운동장 토기뜀 온 종일 시킬끼다
하나, 돌, 셋 ,넷"
눈치를 봄서 머스마들이 니도나도 나갔다 선생님은 캐비넷문을 열어서 안에 있던
새총을 몽창 꺼내셨다 새총들은 참나무로 깎아서 까망고무줄이나 노란고무줄로 매달아서
Y자모양으로 만든 새총에다 노랑콩이나 작은 돌맹이를 넣고 쏴는것으로 머스마들은
참새를 쏴아 맞추기 놀이를 했는데 선재가 우리학교로 전학을 오고 난 후엔 이 새총이 선재를
맞히는 아주 재미 있는 놀이로 둔갑을 했다
선생님이 꺼내신 새총들은 머스마들이 함부로 쏴대다가 들키가 압수당한 새총들이었다
선재는 2학년때 우리학교로 전학 온 아주 예쁘고 공부도 잘 하는 아이였다
아버지가 광산업을 해서 우리동네 옆 다공부처골에 금을 캐러 오셨는데 가족들이 다 함께
이사를 온 것이다 하필이면 선재는 우째그리 예뿐지 까망 세라복을 입고 학교에 오면
머스마들은 그 아가 좋아서 어쩔줄을 모리고 좋다쿠는 포시로 새총으로 쏴댄 것이다
우째그리 좋다쿠는기 꼭 괴롭히가 아가 학교를 오나가나 하리도 온전하게 집을 갈 수가 없었다
우리반 머스마들은 선재의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보고 고마 쎄재이라고 늘 놀렸다
부처골엔 일제시대부터 금을 캐던 광산이 있었다
쌔재이는 늘 괴로웠지만 자기를 좋아해서 괴롭히는기라꼬 알기는 했으까?
하여튼 그 날 학교 운동장을 토끼뜀으로 다리가 탱탱 몽지고 그날 오후엔 선재의 엄마가
도시의 멋진 신식 옷을 입고 핸드백을 매고 나타나셨다
선재땜에 오셨다 맨날 새총에 쏘이기, 뒤에서 훌쫓기 고무줄놀이에 고무줄끊어가기 등으로...
이것들은 선재를 좋다쿠는 포시를 이리한 것이다
그날도 머스마들은 운동장 토기뜀을 오지기도 해 놓고도 선재땜에 벌 받은거는 고마 즐거운
행사로 받아들인기라 하기사 혹시 아나 선재랑 잘 되모 멋쟁이장모님에다
생각만 해도 빤스에 오줌이 찔끔거릴거아이가
우리의 국민학교 때 추억은 늘 멋졌다
우리반 한 머스마는 좋다고 편지를 써 가 우표도 부쳐가 선재한테 주기도 하고
우리반 영저이는 저검마가 샘이라가 와이로로 써가 선재하고 짝꿍도 되었다꼬
하더라
근데 얼마전에 안 사실인데 선재는 학교에 오모 손이 찹다고 책상밑으로 영저이가 손을
꼬옥 잡아서 따시게 해 주었다꼬 함서 서리 좋아했다꼬 실토를 해서 얼매나 멋진지
아이고 부러버라 함서 넘 고운 추억을 요레 들차본다
행복한 우리들의 교실
선재야, 넘 보고 시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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