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슬픈 말, 어매어매어매... 이 구슬픈 말은 경상북도 북부지방의 사투리로
엄마 엄마 엄마 라는 말이다 동화작가 권정생님이 고통스런 아픔으로 눈 감기 2~3분동안
구슬프게 부르짓은 '어매 어매 어매 란 말 ... 이젠 그 한맺힌 삶을 끝내시고 어매를 찾아 하늘길로
떠나셨다
우리에게 서럽고, 아프고, 그립고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면서 읽었던 그리움의
동화로 잘 알려진 '몽실 언니' 의 작가 '권정생'님이 17일 타계하셨다
어제 슬픈 비보를 인터넷 뉴스로 접했고 어느 블로그에 좋은 글이 있길래
내 블로그에 옮겨오기도 했다
오늘은 온 종일 인터넷에서 권정생님의 흔적을 깡그리 찾아나섰다
권정생님의 삶은 인생자체가 한이고, 그리움이고 슬픔이었다
강아지똥이 태어남이 그러했고
몽실언니가 세상에 태어난 모습역시 작가의 삶을 빼다박았다
신문의 기사를 보고 블로그를 찾아다니고 다시 이런 동화가 세상에 나올것 같지를 않아서
안타까움이 눈물되어 흘렀다
다시 도서관에 가서 '몽실언니' 를 빌려왔다 작가의 글에 깊이 빠져 보고 싶어서이다
내가 살던 시골마을에서도 서너집의 언니들이 가난댐에 식모살이도 가고 공장에도
가서 반쯤 따라가는 몽실어니들이 있었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가 태어나기 위해서 한 사람의 거울같은 삶이 녹아들어 주옥같은 글 되어
자라나는 새싹들의 거름이 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한 큰 작가
산골 작은 교회 종지기로 평생을 보내며 소낙비 쏟아지는 날 문틈으로 뛰어들던 개구리를 보고
창호지문사이로 칼바람 부는 겨울엔 발뒤꿈치를 깨물던 눈이 동그란 생쥐도 함께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아주작은 미물들마저도 보듬어 안고 자연의 한 모습 되어 살다 가셨다
5평의 살던 공간마저 원상복구하여 자연으로 돌려 놓으라던 그 말 앞에 내 욕심스러웠던
지난날을 돌아보고 부끄럽게 만들었다
질곡의 삶이었지만 밝에 밟히고 발에 채이던 강아지똥마저도 작가는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인식하게 해 주는 최고의 동화로 탄생시켰다
일본 동경의 후미진 골목에서 노무자의 아들로 태어나 해방 후 조국에 돌아왔으나
가난과 함께 찾아든 결핵이란 무서운병에 걸려 죽을고비를 넘기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점차회복되는듯 하였으나 장사일에다 아들의 간병에 지쳐 쓰러진 어머니가
그만 저세상으로 가시고 병세는 오히려 악화되어 집을나와 유랑걸식도 하며
찾아든 곳이 경북 안동의 조탑리(빌벵이 언덕 밑)였고 여기서 평생업이 된 교회종지기로 살면서 저녁과 새벽에
뎅그렁뎅그렁 종을 치며 동화쓰기를 시작하였다
하룻동안 권정생님의 그 질곡의 삶을 다 이해하겠는가
고구마장수, 나무장수, 담배장수를 하며 떠돌던 시절, 조국의 해방이, 6.25의 피비린내
이런 철저하게 혼란과 힘듬의 세월속에서도 부지런히 독서하고 글을 쓰고
하느님의 종지기로, 성경속의 나사로였던 그 분
그의 시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도에서 몇 소절 적어본다
어머니 사시는 그나라에도
청산처럼 아름다운 산이 있고
중들 강물처럼 맑은 강물이 흐를까
거기 그렇게 예쁜 무지개가뜨면
어머니도 거기서 즐거우실까
어머니는 거기서 많이 쉬셨으면
주름살도 펴지시고
어지러워 쓰러지지 말으셨으면
그리고 이담에 함께 만나
오래오래 살았으면...
그렇게 살다가 일흔나이로 봄바람을 타고 어머니를 만나러 떠나셨다
인세를 어린이들을 위해 쓰라하셨고 북한어린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돈이 남는다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굶주란 어린이들에게 쓰라고 유언하신
훌륭하신 그 분 그 훌륭한 뜻을 내 가슴에 오래오래 새겨볼일이다
고집쟁이며 인생의 멋진 철학자가 살다 간 그 길 내 발자국도 함 따라 나서볼까???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장할 놈의 봄 날 (0) | 2007.05.24 |
---|---|
꿈 꾸는 아침.... (0) | 2007.05.22 |
건 망 증 (0) | 2007.05.19 |
용혜네 (0) | 2007.05.18 |
임금님 귀는 당나귀 ... (0) | 2007.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