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민들레꽃 할머니를 찾아서...

이바구아지매 2007. 6. 23. 10:27

배가 항구로 들어 오고 있었습니다

 

여름 햇살은 바다에 금빛을 선물하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뱃전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푸른동산위의 노란색 지붕의 집들을 호기심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며

 

'아빠, 저기에요? 저 산 위에 노란집들이 가득 있어요 저기가 아빠의 고향이에요?"

 

"응 그래 저기야 저기서 내가 자랐지

 

여전히 아름답구나 내가 어릴적에도 경치 하나는 빼어났지"

 

'와, 아빠가 이렇게 멋진 곳에서 자랐구나 넘 멋져요. 근데 왜 아빠는 여길 떠났어요?

 

이렇게 근사한곳에 계속 사시지?"

 

"응 아빠가 전쟁고아라고했지  고아들은 어느정도 크면 자립을 하거든 그래서 아빠가 자라던 '민들레집'

 

떠나게 되었어"

 

"응 그랫구나 아빠가 전쟁고아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멋진 곳에서 살았다니 빨리 가 보고 싶어요"

 

'참 많이 변했구나 내가 살던 곳 '

 

'헤광아, 아빠는 6.25전쟁 후 거리에서 원장어머니를 만났어 나 말고도 여섯명의 아이들이 함께

 

원장어머니를 따라가서  움막집에서부터 살았어 아~하 또 한명의 여자애가 있었어 총 8명이었네

 

그 땐 그 여자애가 원장어머니의 고명딸이란 것도 몰랐어 그 애도 자기친엄마란 걸 모르고 자랐어

 

먹을 게 없어서 산에 올라가서 산딸기도 따 먹고 보리수열매랑, 깨금, 다래랑 칡도 파먹고

 

검정고무신을 신고 핫바지에다가 헐렁한 적삼이랑 입고 산으로들로 누볏지 고랑에 나가서

 

미꾸라지도 잡고 탱바리도 잡고 가재도 잡았제 추억이 가득한 고향이지"

 

"그랬구나 참 이쁜동네야 근데 할머니는 예뻐?"

 

"응 많이 이쁜분이야 엄마들은 다 예뻐 헤광이엄마도 이쁘지?"

 

"응 우리엄마 참 예쁜엄마야"

 

"그래 우리헤광이가 엄마가 세상에서 젤로 예쁘듯 아빠도 원장어머니가 젤 예쁘단다 엄마니까"

 

"할머니 빨리 보고 싶다 얼마나 궁금한데..."

 

배는 항구에 정박하고 사람들은 배에서 내리자 다들 흩어져서 갈 길을 다 가고 수십년만에

 

고향 민들레집을 찾아가는  소녀의 아빠는 올 해 예순살이 되었습니다

 

쉰 살이 다 되어갈때 늦장가를 든 아빠는 손녀같은 딸 헤광이를 낳고 몇십년만에 떠난 민들레집을

 

오늘에사 찾아가는 길입니다

 

길가 풀섶에서 개구리한마리가 풀쩍 뛰어나와 혜광이의 예쁜 구두위에  뛰어올랐습니다

 

"아빠, 개구리야, 청개구리"

 

"요녀석들 아직도 그대로네 아빠가 어릴적에도 개구리가 참 많았는데 잡아서 다리를 찢기도하고

 

배를 걷어차기도해서 발랑 자빠지면 허연 배를 하늘로 내밀고 벌룸벌룸 하면 우리는 또 달려가서

 

검정고무신을 신은 발로 희딱 걷어차서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그랬어"

 

"참 심술쟁이였네 불상하지도 않았어?"

 

"ㅋㅋㅋ 그런 걸 잘 몰랐지 생명이 소중한거라고  알지를 못했지"

 

바닷바람이 불어서 짭쪼롬한 바람맛을 맡으며 곧 언덕길로 올라섰습니다

 

노란민들레꽃 학교가 점점 다가왔습니다

 

하늘엔 양떼구름이 흘러가고  언덕위의 노란집은 눈앞에 섰습니다

 

"숲속에 동화속같은 '민들레� 학교'라고 팻말이 둘을 반겨주었습니다

 

'아~~얼마만인가 '

 

이렇게 가슴이 방망이질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혜광이아빠는 어떻게 이런 설레임을

 

여태 참아냈을까요

 

학교건물은 정말로 동화속에 나오는 마법학교 같았습니다

 

"아빠, 학교야  운동장도 있네 숲속의 학교구나 세상에서 가장 이쁜 학교가 여기 있었네!!!"

 

운동장을 가로질러 긴 복도를 지나서 원장실로 향하는 헤광이아빠는 지금 설레이는 마음을 누르느라고

 

숨소리마저도 크게 내 쉬지 못햇습니다

 

'원장실' 이란 작은 푯말을 따라서 문을 열었습니다

 

책상앞에 앉은 할머니는 책을 읽고 계셨습니다

 

문소리가나자 고개를 들어 문쪽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누구세요"

 

하고 할머니가 안경 낀 모습으로  일어서서 바라보았습니다

 

"원장어머니 접니다 '성공'입니다

 

'아니 성공이라고 ? 내 아들 성공이?"

 

"네  어머니 저에요 어머니아들 성공이라구요"

 

할머니와 성공이아빠는 얼싸안고 울었습니다 얼마만에 만남인지... 성공이는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드리고도 한 참을 안고 떨어지질 못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를 만나려고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 이름을 어머니가 지어주셨잖아요

 

이름값 하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다행히 요즘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데   잘 되어서

 

이렇게 찾아 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랬구나 내가 지어 준 이름이 그렇게 부담을 주었구나 엄마는 누구든지 기억하고 또 성공하면 좋잖니

 

 엄마가 너한테 부담을  준  꼴이었네???"

 

'이젠 어머니의 학교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거에요 제가 힘껏 어머니의 일에 도움 드리겠어요"

 

'고맙다 그래그래 "

 

하고 할머니는 혜광이아빠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습니다

 

"참 제 딸아입니다 할머니께 인사드려"

 

'그래그래 이리 온 할미다 아이구내새끼 이쁘게도 자랐네 혜광이라고?"

 

"네 할머니 안녕하세요?"

 

"내가 안 죽고 살아있으,니 이렇게 만나는구나 나도 이젠 많이 늙었어"

 

"어디 아픈 곳은 없어요?"

 

"늙은 것 말고는 아직..."

 

'어머니, 참  축하합니다 그렇게 대단한 상을 두개씩이나 받으셨다구요?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어머니는 대단하십니다"

 

'내가 26년간 전쟁고아들을 돌봤지 너희들도 떠나고  다시 정신지체장애자들을 위해 학교를 설립하고

 

몸이 뒤틀리고 정신이 맑지 못한 아이들을 받아서 오늘까지 가르친 건 나 스스로도 보람느끼는 일이야"

 

 

민들레� 학교 운동장에 햇살이 가득 퍼지고  있었습니다

 

햇살은  밝은 대화에 힘을 실어주는 듯  길게길게 뻗어갔습니다.

 

 

 

아름다운 여름 햇살이 가득한 날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의 실제 모델은 '거제애광학교' 원장님이신 '김임순 원장님' 이 십니다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막사이사이상'과 '유관순상' 을 받으신 분으로 거제의 자랑입니다

사회의 음지를 밝혀 준 사회사업으로 6.25의 전쟁고아들을 맡아 돌보기부터하여 26년간 불행한 아이들을 친자식과 구분없이 키우셨고 훗날엔 정신지체장애를 앓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멋진 일을 하신 분으로 세상의 빛이 되신 분입니다

엉터리글이라서 그 분께 누가 될지 송구스럽습니다

 

정말 훌룽하신 분입니다.

그 분을 보고 느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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