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누렁아, 누렁아...

이바구아지매 2007. 6. 28. 11:22

              <끌려 온 소>

 

"햐~~아  참말로 골 때리네

 

오늘 내 할일이 얼매나 많은 줄 아나?

 

장발단속에다가  사창거리 식당에도 단속나가야되고 꼭 이레 바뿐날에사말고  요놈의 소떼거리까지

 

일로 맨들아주네  바라바라 정식아,(방돌이~ 방위)"

 

"예 경사님,"

 

"니 이것들로 어데서 또 끌고 왔노???"

 

"예 출근하다가  삼거리지나다 보니  다릿거리서 어슬렁거리가?"

 

"참말로 이거 안되것네 요가 지서제 어데 우시장이가? 와 너그들은 집구석에서  주는 꼴이나

 

 단디묵고 퍼질러 자모 되는기제 맨날 잘 쳐 묵고 띵까띵까 놀고 그것도 모자래가 산에 놔

 

주모 칡덩쿨이랑 소쌀낭개나 뜯어묵고 실컷 놀모 되제 머한다꼬 또 너무 밭을

 

쓰데댕기고 또 강냉이 다 넘가삐고 깨 심어논거 다 정치고 고메줄도 몬씨거로 작살내고

 

참외, 수박도 다 깨났었끼다

 

아이구 골 아파라 이것들은  지서로 뭘로 보고 겁도 없노 고마 몽디로 찜질로 해 보까?

 

똑 바리 몬서나? 음메(끔뻑끔뻑) 망할놈의 소새끼들 내 이것들땜시 머리샌다카이

 

정식아, 요로 소똥밭 맨들기전에 이장집에 기별해라 연세동네에 파딱 연락해가

 

밭에 정친 것 주인 찾아가 물어주고 쎄기쎄기 소 찾아가라캐라

 

안 그라모 소 죄이다 팔아무삔다꼬해라 오늘 안에 안 찾아가모 소시장에 보내삔다캐라"

 

"예"

 

이 순경은 아침부터 열이 받았다

 

"내 이것들이 적어나 말끼로  알아들으모 엎드리뻗쳐를 팍 시킬긴데...

 

 

하고 침이 팍팍 튀어서 이 순경한테 욕을 바가지로 듣고 섰는 소들한테 튀었다  

 

실컷 욕을 바가지로 들어도  눈만 끔뻑거리며 침이 튀겨도  발길질만 해 대는 소들...

 

되새김질에다 파리가 올라붙으니 꽁지로  훽훽 젖기만했다

 

"음머 ~~"

 

"뿌리릭푸디딕 ~~퍽 ~~"

 

"아니 요기가 어데라꼬 똥까지 싸  어쭈 삼겹주름살 똥 을 어이쿠 기어코 일 저지르네

 

똥포리들 다 모이것네 이 일을 인자 우짜모 좋노 "

 

소떼들은 꼭 불만이 있어가 데모하로 온 것 맨치로 이 순경을 빤히 쳐다만 보고 말없는

 

시위를 했다.

 

 

                 < 부룩때기(황소)는 암소를 좋아한다>

 

 

그 날 우리는 냇가에서 옷을 입은채 물속에서 물구나무를 서기도하고  물속에서 개헤엄쳐서

 

가만 서 있는 친구 다리를 접칠기도하고 물속에서 지나가는 탱바리를 덥치기도하였다

 

햇살은 땡볕을 머리위로 쏘아대니  물밖에만 나오면 금새 머리가 따갑고 등이 아려오는 더위를 느꼈다

 

아이들이 멱을 감는 근처엔 방천이 있고 그 방천둑에는  포구나무(팽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고.

 

 그늘과 맑은 물은 우리들의 멱감는 멋진곳이기도 했지만  우리동네 소들의 휴식처이기도 했다

 

건넌마을 두원이네  부룩때기는 이 그늘나무가 있는 물가의 왕초였다

 

여름이면 날마다 이 물가에서 신선놀음을 했고 돈도 벌고 재미도 실컷 보는 세상에서 젤

 

배짱좋은 부룩때기   우리동네에선 멀쩡한 사내의   남자노릇이 실망스러우면

 

"어이구아이구 고마 그 고치따가 저건네 부룩때기 갔다주거라 우짜모 부룩때기보다 몬하노

 

그래가 어데쓰것노  00네집 부룩때기는 바라 그 짓 해가 돈도 잘 버리주더마는..."

 

이렇게 남자들 기를 팍 꺾어 놓는 아지매들도 종종 있었다.

 

 

햇살이 팍팍 내리쬐는 그날도 포구나무 아래엔 두원이네 부룩때기가 큰 눈을 끔뻑이며

 

물에서서 신선놀음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깜장고무신, 하양고무신을 뒤죽박죽으로 벗어 갱변에 제 맛대로 날리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때 신발을 너무 쎄게 벗어버린  신발 한짝은 물로 날아들어

 

동동 떠내려 가면 쫓아가서 그 신을 건져 올리기도하고,

 

아이들은 왁자지껄 첨벙대며 물수제비 뜨기도하고  입술이 파랗게 되도록 멱을 감고 눈알이 빨개지도록 온종일 물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장난이 심한 녀석들은 물속으로  눈을 뜨고 헤엄을 쳐가두원이네  부룩때기의 두 다리가 하는 꼴을  물속에서 뜬눈으로  구경하고

 

그러다가 그것도 재미업서어지면 물밖으로 나왔다.녀석들의  눈에서는  실안개가 피어오르고  몸은 체온이 내려가 오돌오돌 떨기조차 ...

 

여름햇살에 소들은 더위를 쉽게 먹어서 그늘아래나 물가에서 있어야했다

 

소주인들은 한 낮이면  너도나도 이  냇가로 소를 끌어다 박말에다 매어놓고 갔다

 

두원이네 부룩때기는 운수 좋은 날에는 하루에도 서너차례 상을 붙었는데 우리면내에선

 

최고의 부룩때기로 상(발정) 을 내는 암소는 무조건 두원이네 부룩때기한테 상을 부치로 갔다

 

우리는 두원이네 소가 상을 붙는 것쯤은 많이 보아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 날 우리가 목욕하는 근처엔 상을 낸 암소가 한마리 냇가 잔디밭에 매여 잇었다

 

소는 상을 내면 잘 먹지도 않고 '음머 음머' 하고 부룩때기만 찾는다

 

그렇게 암소가 부룩때기를 찾는데 소 주인은 없었고 날렵한 부룩때기가 암소의 그 울부짖음을

 

보고 고삐를  힘껏 끈어버리고 단번에 달려가서 암소위에 올라탔다

 

암소는 부룩때기의 힘으로 살짝 밀려서 몸이 움찔했다

 

부룩때기는 있는 힘을 다해서 자기의 그것을 암소의 그기에 사정없이 팍 꽂았다

 

부룩때기의 그것은 길이가 30cm  정도로 분홍색이었고 허연 액이 질 근처에서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흥분한 부룩때기의 입에서도 허연 거품이 양쪽으로 질질 흘러내리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물가에 서서

 

"와 상 붙었다  두원이저거소 고치 크다그자  저바라 길다그자 "

 

'참 아푸것다  피나모 우짜노?"

 

"아푼거로아나 짐승들은 그런 거 모린다 "

 

'그라모 저 상붙은거 돈도 몬받고  공짜네공짜"

 

"참 신기하다그자 저리 상을 붙고나모 고마 암소배가 탱탱 불어가 새끼로 놓는다아이가

 

참 웃긴다그자 아무리봐도 아무것도 엄꼬 부룩때기 고치만 들어갔는데 와 송아지가 나오꼬?"

 

"그거는 사람들하고 똑 같은거 아인가?"

 

"사람도 아메 소처럼 그런거 아인가?"

 

"바라 사람도 남자는 고치가 안 있나 그런거아인가?"

 

"몰라몰라 우리 목욕이나 하자 "

 

하고 물에서  물배통통 찰배통통 놀이를 하는데 이번엔 두원이저거 부룩때기가

 

첨벙대며 들어오더니만   아이들의 머리위에서  설사똥을 철철 흘리는게 아닌가 물에 너무 오래 서 있었던 관계로 그만

 

배탈이 옹골지게 난 것이다 꾸렁한 냄새까지 휘날리며...

 

"엄마야, 부룩때기가 설사를 했다 물이 다 똥물이다 피해라 물도 쓰데가

 

다 꾸정물이다 우리 저 욱에 독새덤범으로 헹구로 가자"

 

아이들은 입은옷에 고무신을 거머쥐고 부룩때기를 피해서 맑은 물로 냅다 뛰었다

 

부룩때기는 날아드는 파리를 긴 꽁지붓으로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파리를 쫓고

 

엉덩이에 붙은 까분디(까만 혹 혹은 사마귀같은 진딧물일종) 랑 눈가에 자잘하게 붙은 작은 까분디에

 

몸살을 하고 있었다

 

ㅋㅋㅋ  우리의 유년에 본 부룩때기의 사랑놀이(발정에 교미하기)  참마로 많이 보았다.

 

짭짤하게 돈을  벌어 준 부룩때기의 근황이 궁금해서 얼마전 중학교 동창회에  참석한 두원이한테 물어보니

 

아파서 팔아버렸다고 .. 늙어서 정력 또한 예전 같지를 않고...

 

(참 싱거운   두원이의  재미 없는 대답으로   부룩때기가 준  추억도  이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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