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꿈 꾸는 바다

이바구아지매 2007. 8. 12. 10:20

 

 

 

 

 

 

 

 

 

 

 

 

 

 

 

 

 

 

 

 

 

 

 

 

 

 

 

 

 

 

 

 

 

 

 

 

 

 

 

 

 

 

 

 

태풍이 온다고 했다

날씨는 흐리고, 바람도 세고...

자고있던 아이들을  억지로 깨우고 바다로 갔다

오늘같은 날이 바다 구경가는데는 딱이다

 

태풍이 쫓아오는 것 같아 겁을 내면서도

달리기를 하며 바다로 갔다

넷째와 막내는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바닷물이 가득하다

오늘이 몇물일까?

 

혹 조금일까?(조금엔 바닷물이 나지 않는다,

그냥 바닷물이 온 종일 가득 차 있는 날이다)

물 때를 모르니 좀 갑갑하다

물이 나면 등대쪽으로 가보려고 했는데...

그 쪽에서 고동을 줍고 굴도 따고...

 

어부가 다 쉬는갑다

그물들만 갱변에 가득 널려 있다

태풍이 온다고 하니 어부들은 작은 배들을 다 끌어 매달아놓고

집으로 갔다

해녀도 물질하던 어구들을 북티리놓고 집으로 갔다

주인없는 그물들과 어구들에 달려들어

우리만 신이 났다

그물에 딩굴기도하고 뒤집어 쓰기도하고

배에도 올라가보고...

 

어부가 되었다

그물속에 말라붙은 고기도 만져보고

그물속 줄에 가득 달린 홍합도 따 보고

갱변에 가득한 어구들에서 바다냄새가

바닷물이랑 함께 어울려서

새로운 냄새를 바람에 풍기고

 

등대쪽엔 낚시꾼들이 가득모여 낚시끝을 내려다보며

즐거워하고 ,  포구의 횟집엔 텅텅빈채

전망좋은 횟집들의 유리창이 외롭고...

 

살짝 바다로 내려가서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고

어선줄에 가득 붙은 파래도 뜯어보고

 

바람소리가   소라고동을 뚫고 나가는 소리는

바다로 나간 님을 기다리는 처녀의 기다림이

울리는 소리도 같아

슬픈 소리같이 들리기도하고...

 

밭 고랑 수숫대는  해풍맞아 잘 익은 씨알들이 그물망을 쓰고

전깃줄에는 새들이 그물속 수수알  노리는 날

 

바닷가는 포말 만드는 밀물과 썰물로 바다이야기를 까르르

만들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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