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바구아지매 2007. 9. 1. 15:45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

 

"범일이네 집인가요?"

 

"그런데요?"

 

"범일이 담임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범일엄마입니다 별일 없으신지요?"

 

'범일이가  아직 학교에 안 와서요?"

 

"아니 오늘이 놀토아닌가요? 우리 범일이 지금 자고 있는데요? 어쩌지요?"

 

"그럼 깨워서 학교에 보내 주세요  혹시 학교에 오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범일이가  안 오니 친구들도 많이 기다리고..."

 

"아 그랬군요 미안해요 오늘이 놀토인줄 알고 깨우지도 않았는데 곧 깨워서  학교에 보낼게요"

 

이것은 그냥 선생님께 한 변명이다 내가 거짓말을 조금 보탠 것이다 거짓말이 좋지 못하다는 걸  알지만 이렇게 궁색한 변명을 들이댔다

 

놀토라고  잘못알았다는 억지같은 변명에  선생님이 어찌 생각하셨을까?

 

일부러 깨우지 않은 것은 스스로 일어나라는 이유에서였다

날마다 아침에 깨워서 학교에 보내야 하나?

방학동안 늘어지게 아침잠을 즐기던 그 습관을 고치기 위해

아침에 깨우지 않겠다고 어젯밤에 당부를 하고 아침에 지켜 보고 있는데, 선생님의 전화가 오리라 생각도 못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아이들이 학원에 안 오면 학원에서는 전화를 꼭 하지만

학교에서 수업 시작전에 전화 하는 이 좋은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학교도, 선생님도 예전 같지 않게

이만저만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지... 아침에 사실  무척 감동했다

 

 

"범일아, 선생님께서 전화하셨다 엄마가 안 깨운다고 말했지 엄마가 오늘 아침에 두가지로 약속을 어겼네

어서 씻고 학교에 가 그리고  월요일부터 지각하든지

말든지 안 깨울거야  스스로 일어나 알겠지

머릿속에 시계를 그려 언제까지나 아침에  깨울거야

만약 월욜 아침에도 선생님께서 전화하도록 잠자면

그 때는 사실대로 말씀드릴거야 알았지?"

 

"네"

부랴부랴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에다 아침밥도 굶은채

학교로 달려 간 아들녀석 참 어이없다

 

방학 땐 알아서 잘도 일어나더니

진작 개학을 하니 뭐가 힘들다고 아침에도 못 일어날꼬

아침마다  이방저방 돌아댕기며 5분씩 거짓말을 하며 깨우는데도 진력이 난다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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